DAY 5| 행복의 정의

by 상상혁

'행복은 주관적이다'라는 말은 너무 흔해서 그 의미가 쉽게 닳아버린다. 우리는 이 말을 위로처럼 되뇌면서도, 마음 한편으로는 세상이 제시하는 행복의 표준 견본에 자신을 비춰본다. 더 많은 성취, 더 안정된 삶, 더 넓은 관계. 그 객관적인 지표들 앞에서 나의 행복은 자주 길을 잃고 희미해진다.


나는 행복을 '개인의 사전'에 등록된 단어라고 정의하고 싶다. 모두가 '행복'이라는 같은 단어를 사용하지만, 그 의미와 예문은 각자의 경험으로 채워진다. 나의 사전에 등록된 행복은 '계획 없이 맞이한 평일 오전의 고요함'이거나, '다 쓴 연필을 모아둔 유리병을 바라보는 뿌듯함'일지도 모른다. 타인의 사전에는 없는, 오직 나만이 이해할 수 있는 의미다.


나의 하루가 쉽게 무너지고, 어제의 결심이 오늘까지 닿지 못하는 날에도 나의 사전은 조용히 채워지고 있었다. 실패의 경험은 '성장'이라는 단어의 새로운 예문이 되었고, 흩어지는 생각들은 '상상'이라는 단어를 풍부하게 만들었다. 세상의 기준으로는 실패나 결핍으로 분류될 나의 조각들이, 나의 사전 안에서는 가장 소중한 단어들이 된 것이다.


결국 행복은 주관적이라는 이 낡은 문장을, 나는 오늘 다시 꺼내어 닦는다. 이것은 도망이나 합리화가 아니다. 나만의 언어로 나의 세계를 단단하게 구축하겠다는 선언이다. 타인의 사전을 기웃거리지 않을 용기이며, 나의 언어를 부끄러워하지 않을 다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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