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사심슨 Dec 30. 2019

할말하앓

시집살이 개집살이 7

할말하앓

친구들과 브라이덜 샤워 비슷한 모임을 가졌다. 맛있는 음식과 향긋한 술로 기분좋은 저녁이었다.

자리가 무르익어갈쯤 한 친구들이 말했다.


친구1: “결국 결혼을 하긴 하는구나. 나는 결혼 생각이 없어서 그런지 너 결혼한다니까 너무 신기해.”


친구1은 평소에 비혼과 딩크를 부르짖던 친구였다.


친구2: “나도 너처럼 연애하다 결혼하고 싶은데...나이먹을수록 그러기 힘들어질꺼 같아서 더 부러워. 난 왜  결혼까지 이어질정도로 상대방이라 오래 사귀질 못할까.”


친구1: “아무래도 우리는 할말 다하고 살아야 되고, 아닌건 못 참는 성격이라 결혼까지는 못가는 걸꺼야. 우리는 성격이 좀 세잖아.”


다소 거슬리는 말이었다. 언제부터 결혼하는 사람은 잘 참는 사람이 되고, 결혼 안하고 사는 사람은 자기주도식 인생을 사는게 되어버린걸까.

물론 결혼생활에는 여러가지 침묵해야 될 상황들이 생긴다. 특히 고부 갈등에서는 어이가 없어서 대꾸조차 못할때도 있고, 당장에 어른께 뭐라 할수가 없어서 입과 성질을 오무리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결혼한 모든 사람들이 잘 참고, 우물쭈물한 것은 아니다.

할 말을 한마디 내뱉게 되기까지 기혼자들은 많은 생각을 한다. 남편의 입장, 당시의 분위기, 주변의 시선 등. 이런 것들은 우리가 결혼해서가 아니더라도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많이 감안하는 것들이다. 정말 부당할때 나를 지키기위한 발언은 옳지만 무조건 할말을 다하는 삶...? 사회생활 하다보면 할말 다하고 살게 되진 않잖아? 그러니까 결혼에 대한 그런 오류적 발상은 하지 말아줘...!라고 말하려 했는데 친구2가 마무리를 해줬다.


친구2: 아니야, 나 촬영하다 보면 우리보다 성격 훨씬 센 여자들도 결혼 잘만 하던데?


친구2는 웨딩사진 포토그래퍼로 매주 많은 예비부부들을 보는 친구다. 친구2의 말에 친구1은 별다른 대꾸를 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할말이 더 있는데 참고 있는걸지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