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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사심슨 Dec 31. 2019

폐백

시집살이 개집살이 8

결혼준비를 하면서 폐백 이야기가 나왔다. 요즘은 많이 생략하기도 한다지만 우리는 한복도 새로 맞출 예정이라 폐백을 하기로 했다.

폐백을 하면서 나는 은근슬쩍 식구수가 많은 우리 친척 어르신들께도 폐백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내비쳤다. 아무래도 친척들중 어르신들이 많으시니 그 어른들께 폐백을 하면 수금(?)을 두둑히 할수 있겠다 싶었다. 얄미운 계획이었지만 어른들은 무척 기뻐하셨다.


양가 폐백을 결정하고 나서 우리는 부모님께 결정을 알렸다. 시어머니는 알겠다고 하셨다.

그러던 어느 날 시어머니가 내게 영양 크림 하나를 주셨다. 여자라면 알겠지만 화장품도 나이에 따른 라인이 있다.

시어머니가 주신 것은 딱봐도 내 또래 여자가 쓰기에는 올드한...포장부터가 한방 냄새를 풍기는 느낌의 화장품이었다.

그래도 주신 선물이니 감사합니다 하고 받았다. 그 화장품은 시이모님의 딸이 다니는 회사에서 나온 상품이었다.


시어머니는 화장품에 대해 칭찬을 늘어놓았다.


“이게 한 60만원짜리야, 아주 고급이고, 이거 세트로 사면 어마어마하게 비싸.”


대체적으로 금액에 대한 얘기였다. 나는 아,네...하며 시어머니가 말하려는 요지를 기다렸다.

그리고 드디어 요지가 나왔다.


“이모가 폐백 돈 대신 이걸로 주는거야.”


훗날 나는 이 화장품을 바르고 두드러기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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