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사심슨 Jul 18. 2023

파이리 시리즈(남편 편)

시집살이 개집살이 43

파이리 시리즈(남편 편)

이 세상 남편들이 조심해야하는 생각 중 하나가

“에이, 우리 엄마 안그래 우리 엄마는 내가 잘 알아” 인것 같다.


이런 말은 엄마를 가장 모르는 아들일수록 씨부릴.. 아니 말할 확률이 높다.


한번은 시어머니가 친구분과 강원도로 여행을 가신다고 신랑에게 숙소를 알아봐달라고 한적이 있었다.

관광위주로 돌아다니고 숙소는 잠만 잘 것이니 대충 아담하고, 시설이 좋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다.

신랑에게 부탁한 것이니 나는 신경을 전혀 안쓰고 있었는데 신랑이 알아본 숙소들이 가관이었다.


시설도 그렇고…모두 70-80년대 여관 같은 숙소들만 찾아서 고르고 있었다.

보다 못한 나는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후진 곳에 가서 어떻게 주무시라고 하냐고 채근했다.

어머니가 숙소에서 잠만 잔다고 했다고 정말 그러겠냐고.

그러자 신랑은


“에이~ 아냐 엄마 진짜 가서 잠만 잘 곳 보시는거야.”


하고 호언 장담했다. 자기 엄마를 잘 안다는 자신감이 충만했다.

나는 신랑에게 예산을 조금 더 높여서 그래도 숙소에 돌아와서

여독을 푸실수 있게 하자고 설득했다.

그래서 괜찮은 곳에 소소한 펜션을 예약해드렸다.

예약하는 순간까지 신랑은 굳이 안그래도 될것 같다고 중얼거렸지만 나는 무시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여행을 떠난 시어머니가 남편에게 연락을 하셨는데

남편은 시어머니와의 통화를 끊자마자 내게 말했다.


“와…당신 말대로 숙소 별로인데 잡았으면 큰일날뻔했다..”


시어머니가 숙소에 도착하셔서 친구분이랑 고기도 구워먹고 불멍도 하시며

좋은 시간을 보내셨다며 숙소에 대한 칭찬을 엄청 하셨다는 것이다.

신랑은 처음으로 자신이 엄마 말의 직역을 틀렸다는데 적잖이 놀랐다.

그리고 시어머니에게 파이리 표정으로


“그거 다 리사가 알아본거야. 리사가 엄마 더 좋은곳으로 예약해드리자고해서.”


하며 코평수를 넓히는데 나는 왠지 모르게 그게 얄미웠다.

대리효도를 뿌듯해하는 신랑이 얄미웠던것 같다.

근데 그래봤자 시어머니는


“아유~ 우리 아들이 이번에 나 놀러 갔다오라고 숙소 잡아준거잖아~”라고 말하신다.











아오아오



-파이리 시리즈 끝-










작가의 이전글 파이리 시리즈(시누이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