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자격

누구나 될 수 있지만 아무나 되면 안 된다

by 남자까

추석이 되기 며칠 전 툭하고 톡이 왔다.

달갑지도 반갑지도 않은 소식이다.

나와 24년 띠동갑 엄마가 톡을 보냈다.

받침이 틀리고 띄어쓰기도 없이 후드득 엄마 마음이 달려왔다. 이제야 미안하다고. 엄마라고 불리기 미안하다고. 감정이 메말라 가뭄에 논바닥 갈라지듯 쩍쩍 갈라진 마음이 따갑다.


엄마는 위대하다. 엄마는 자식을 위해 목숨까지 아끼지 않는다. 참 훌륭한 엄마들이다.

엄마 수업을 따로 받았을까? 나는 그런 엄마가 없었다. 그래서 나도 엄마였지만 나쁜 엄마였다.

모성은 본능이라는데 본능이 없는 사람일까?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감동적인 영화를 보고

심지어 인간극장을 보면서 펑펑 울기도 하는데 말이다. 그러고 보니 울면서 소리 내 운 경우가 별로 없다. 그저 줄줄 흐르는 눈물을 닦거나 그냥 둔다. 울음도 참고 참느라 속으로 운다.


엄마가 내게 그랬듯이 나 역시 엄마 노릇을 못하고 살았다. 늘 씩씩하고 잘 지내는 사람으로 보이며 살고 있지만 아픈 손가락이 셋이나 된다.

모두 어른이 되었지만 그동안 어떤 마음이었을지

누구보다 잘 안다. 내가 그렇게 지냈으니까.

어릴 때 나는 절대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지만 그건 다짐일 뿐이었다. 다른 방법을 찾지 못했다. 어른들의 무책임에 아이들이 희생되었으니 이 또한 엄마로서 부적격자다.

엄마는 아무나 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엄마는 엄마라고 불러주는 아이들이 곁에 있어야

비로소 엄마가 된다. 스스로 엄마이기를 포기한 세상의 모든 엄마들에게 엄마의 자격을 갖추고 다시 엄마로 돌아가기를 권해본다. 과연 그것이 올바른 것인지 누구에게 득이 되는지는 각자가 알아볼 일이다. 부모가 되는 일이 얼마나 위대한지 그리고 누구나 될 수 있지만 아무나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특히 엄마는 더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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