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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곤잉 Oct 15. 2020

허공에 부치는 첫 번째 편지


저는 시인도 아닌데 어떠한 이유로 잠 못 들며 써야만 할까요. 표현하지 않으면 닿지 않는 감정이 있다는 걸 알지만 표현하지 못하는 세월들이었기에 쓸 수밖에요.


오늘 밤은 놓치면 후회하는, 맨눈으로 화성이 보이는 몇 안 되는 날이었다고 합니다. 내 안을 헤아리기도 바빠 어떤 반짝이는 것이 화성일까 하고 찬찬히 하늘을 들여다볼 여유도 없었네요.


세상은 어지럽고 집안은 더욱 어지러운데 이 혼란한 가을 속에서 단어를 찾고 있는 저입니다 .

저는 명백히 화성을 놓쳤으나 여러분은 화성을 보셨는지 궁금한 밤입니다.


앞으로 종종 편지하겠습니다.




2020/10/15  

​PS.


어제는 모슬포에서 멋진 노을을 마주했어요. 오늘과 같은 화성과의 대근접은 2035년에야 예정되어있다는데 노을은 매일 찾아옵니다. 어쩌면 매일 찾아오는 노을이 더 소중할지도 모르겠네요. 아무쪼록 답신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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