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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회초중년생 Apr 08. 2021

Chapter 3. FIRE족을 향한 지출 관리하기

예산 관리와 미니멀리즘

시드머니 10억을 모으기 위해 가장 필요한 일이 무엇인가 먼저 생각해 보았습니다. 2017년 처음 파이어족이 되기로 결정한 당시의 저는 연봉도 낮고, 별다른 사이드잡도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투자를 위해 시드머니를 모아야 하는데 수입이 적다면 지출을 줄이는 게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었습니다.


<예산 기획 및 비용관리>

항상 필요한 물건만 구매한다고 생각하는데도 매달 카드값은 어마어마했습니다. 처음에는 수입과 지출을 한눈에 보면 소비를 줄이지 않을까 하여 용돈기입장 앱을 사용하였는데, 해당 항목의 흐름이 보이는 장점만 있을 뿐 별다른 소비패턴의 변화는 없었습니다. 그다음 실행했던 방법이 저한테는 효과적이었던 예산 기획이었습니다. 회사에서 연초 비용 관리를 위해 예산을 기획하고 관리하는 것처럼, 저도 아예 소비 가능한 금액을 미리 정하고, 해당 금액 안에서만 지출하여 충동구매를 줄였습니다.


캐나다의 경우 메이저 은행들의 일반 입출금 계좌 사용 시 일정 목돈이 들어 있지 않으면 매달 계좌 유지비를 내야 합니다.(출금, 송금, 이메일 트랜스퍼, 공과금 납부, 카드 사용 등도 정해진 횟수가 넘으면 해당 수수료 지불) 따라서 목돈을 이자도 없이 계좌에 두는 게 아깝긴 하지만 수수료를 내는 게 더 아까워서 자유로운 trasaction 사용을 위해 꽤 많은 목돈을 비상금 개념으로 입출금 계좌에 넣어두고 유지하고 있습니다. 해당 입출금 계좌에서 공과금은 봉급이 들어온 날 바로 빠져나갈 수 있게 세팅하고, 세금은 Saving 계좌 (작지만 소중한 이자라도 받기 위하여 사용)에 모아 두었다가 통지서가 오면 납입하였고, 용돈과 생활비는 신용카드(신용등급을 올리기 위하여 리밋에 20-30%만 사용)를 사용하였고, 투자금은 온라인 브로커지를 (Questrade라는 brokerage를 이용, 상세 내용은 Chapter 5 참고) 이용하였습니다.


<생활비 줄이기>

막상 줄이려고 지출 내역을 살펴보자니 보험비, 세금, 유틸리티, 인터넷비, 핸드폰비 등 모두 모두 꼭 필요한 금액들이라 줄일 부분이 없어 보였습니다. 보험이나 세금을 줄일 수 없으니 가능한 제가 컨트롤 가능한 항목에서 지출을 줄이려고 하다 보니 남은 항목은 식비였습니다. 살인적인 물가를 자랑하는 토론토에서 식비 줄이기 가장 좋은 방법은 외식비 줄이기였습니다. 외식이라도 할라치면 기본 음식값, tax(13% 이상), 팁(20% 이상)이 한 번에 나가니 정말 출혈이 어마어마합니다. 한번 외식을 줄이면 일주일치 식비가 해결되니 웬만하면 신선한 재료를 장 봐서 직접 요리를 해서 먹고 있습니다. 


예산을 봐서 식비를 관리하다 보니, 매번 외출마다 조금씩 식료품을 사 오기보다는 일주일치 장을 한 번에 봐서 밀 프랩 개념으로 먹을 음식을 한 번에 해두고, 두고두고 꺼내 먹고 있습니다. 한 달에 4번만 장을 보고 있어 일거리도 줄고, 돈도 절약되고, 일주일 만드는 양도 한눈에 보여서 먹는 양을 조절할 수 있어 저한테는 여러모로 장점이 많은 방법입니다.


<미니멀리즘 실천하기>

처음 토론토에 왔을 때 급하게 아키아에서 구입한 가구들과 한국에서 가져온 잡동사니로 집안에 짐들이 한가득이었습니다. 가뜩이나 여러 가지로 머릿속이 복잡한데 여러 짐들 속에 갇혀 사는 것 같은 답답한 마음이 들 때 해결책 중에 하나는 바로 미니멀리즘 실천하기였습니다. 당시 마음만큼이야 여러 매체에서 소개하는 것처럼 기존의 짐들은 다 버리고, 침대랑 소파, 컵 하나, 접시 하나, 포크 하나, 숟가락 하나만 놓고 싶지만, 그렇게 버리면 결국 다시 사버릴 것 같아서 큰 짐부터 하나씩 처분하기 시작했습니다.


학부시절부터 안 읽지만 당시 팔지 못했던 연도가 꽤 된 전공 책부터, 안 차는 시계, 안 드는 가방, 안키는 바이올린, 안 쓰는 캠핑용 장비까지 팔 수 있는 모든 물건을 Kijiji (캐나다의 당근 마켓)에 올리고, 현금으로 비상금을 마련하였습니다. 예전에 저는 세일이라고 하면 당장 사용하지 않는 물건이라도 구입하고, 필요한 물건도 무조건 값싼 제품만 고르면서 알뜰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팔게 되면서 값이 싼 제품을 소비하기보다는, 좋은 물건을 오래 사용하는 기쁨이 더 크다는 것을 깨닫고, 높은 퀄리티와 실용성 그리고, 나중에 리세일 할 때를 생각해서 가격이 높더라도 좋은 물건들을 구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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