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별난 대학생의 세계여행 - #5 TAIWAN
2022.11.11. ~ 2022.11.13. (총 2박) | 총 여행 경비: 122만원 | 친절함 하나만으로도 갈 가치가 있는 나라
서울 인천국제공항 → 타이페이 타이완 타오위안 국제공항 (아시아나항공 직항, 편도 2시간 소요)
타이페이 → 신베이 → 타이페이 → 화롄 → 타이페이
기본 정보: 동아시아에 위치한 나라로 동중국해의 타이완 섬과 펑후 제도 등 인근의 섬들로 구성되어 있다. 수도는 타이페이로 한국과의 시차는 -1시간이다. 화폐는 뉴 타이완 달러 (1000원이 20 타이완 달러 정도, 달러화를 현지에서 환전할 것) 를 사용하고 언어는 중국어를 쓴다.
대만을 상징하는 문화/자연 경관: 전통 사원, 산과 협곡
유명 관광지: 타이루거 국가공원, 타이페이 바오안 사원, 루캉, 국립고궁박물원, 지우펀
먹어볼 것: 우육면, 샤오룽바오, 망고 빙수 등 디저트, 취두부
해볼 것: 타이루거 협곡 트레킹
사올 것: 파인애플 케이크 (펑리수), 우롱차
여행 팁: 영어와 카드 사용이 어려우니 번역 앱과 현금 준비하기, 다양한 음식을 먹어보려면 나눠 먹을 수 있는 동행이 있는 것도 좋을 듯. 환율 계산이 까다로우니 과소비 조심하기
가장 친절한 사람들의 나라. 한국에서 가깝고 나라도 그리 크지 않아 주말여행으로 훌쩍 다녀오기 좋은 섬, 대만.
동중국해에 있는 나라인 대만은 우리나라 경상도 정도의 면적을 가진 타이완 섬과 인근의 펑후 제도 등의 섬들로 구성되어 있다. 정치적으로는 중국과 복잡하게 얽혀 있어 우리나라는 대만을 공식적인 국가로 인정하지 않지만, 대만은 중국 본토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지역이다. 2022년 가을, 대만으로 혼자 배낭여행을 처음 떠나보았다.
금요일 아침 비행기를 타고 타이페이에 도착한 뒤, 환전을 하고 시내로 이동했다. 공항에서 MRT를 타고 타이페이 중앙역으로 이동한 뒤 타이페이의 명동 격이 되는 시먼띵으로 향했다. 골목들은 번잡한 느낌이 들었고, 식당을 찾는 것도 복잡해서 어려웠다. ‘뉴덴’이라는 식당에서 대만의 명물인 우육면으로 이 나라에서의 첫 식사를 해결했다. 우육면은 안 느끼한 일본 라멘 느낌이었고 정말 맛있었다. 대만 여행 중에 우육면을 한 번은 매콤하게, 한 번은 안 맵게 해서 총 두번 먹었는데 이 날 매콤하게 먹은 우육면이 더 맛있었던 것 같다. 유명한 식당임에도 카드와 영어 사용이 모두 어려웠다. 대만 여행에서 충분한 현금과 번역 앱의 준비는 필수적인 듯 하다.
타이페이 (김태호, 2022)
식사 이후에는 타이페이에서 가장 유명한 절인 용산사 (룽산쓰) 로 향했다. 용산사는 우리나라와는 또 다른 느낌을 가진 절이었고, 기도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대만의 역사적 건축물을 보고 싶은 사람들에겐 용산사와 이후 소개할 바오안 사원 & 공묘를 방문해보라고 권해본다.
타이페이의 거리는 일본과 홍콩의 느낌이 합쳐진 듯 했다. (다만 아직 홍콩을 안 가봐서 정확한 비교는 어려울 것 같다.) 용산사를 둘러본 이후에는 타이페이 근교 신베이 시의 단수이라는 지역을 다녀왔다. 단수이에서는 산 도밍고 요새, 또는 홍마오청이라 불리는 스페인과 네덜란드에 의해 지어진 요새를 방문했다. 개방 시간이 끝날 무렵 아슬아슬하게 도착했는데 입장료도 안 받고 들여보내주더라. 야자수와 건물이 함께 있는 풍경이 이국적이었다. 홍마오청은 한국에서 인기있는 대만 영화인 <말할 수 없는 비밀>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단수이는 강가에 위치한 마을이다. 나는 앞서 이야기했듯 타이페이를 둘러보고 오후 늦게, 해 질 무렵 이곳을 찾았다. 저녁의 단수이 강가는 저물어가는 노을과 함께 분위기가 꽤 좋았다. 강가를 따라서 카페들도 있고, 버스킹도 볼 수 있는데다가 걸을 수 있게 길이 잘 되어있었다. 역까지 1km 정도 거리를 걸어갔는데, 생각보다 금방 갔다.
단수이 홍마오청 (김태호, 2022)
타이페이로 돌아와서는 대만의 랜드마크인 타이페이 101을 올랐다. 타이페이의 야경을 구경했는데, 괜찮긴 했으나 특별한 것은 없는 느낌이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건물 중간에 건물의 무게중심을 잡아주는 거대한 추가 있다는 것이다. 지진이 워낙 잦은 나라라 이러한 구조물이 있는 듯 하다. 자료 영상으로 태풍이 왔을 때 추가 (실제로는 건물이) 흔들리는 것이 옆에 전시되어 있었는데, 그런 상황에서는 추가 실제로 많이 흔들리나 보더라.
스린 야시장으로 이동해서 그곳의 지하 식당가에서 식사를 했다. 전복구이랑 샤오룽바오, 취두부 정도를 먹었다. 식당의 주문서에는 중국어만 적혀있던 것 같은데, 그래서 사진이나 영어 설명 같은 것을 보고서 힘겹게 주문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전복구이는 달짝지근한 소스에 구워졌던 것 같은데 맛은 괜찮았던 것 같다. 샤오룽바오도 입맛에 꽤 잘 맞았던 것 같다. 취두부도 그 자체는 나쁘진 않고 그냥 건조한 스펀지 같은 두부 느낌이었다. 다만 그 악명 높은 취두부 냄새는 시장에 다 퍼져 있어서, 취두부를 주문했건 안 했건간에 큰 차이 없이 그 냄새를 맡아야 한다.
다음 날은 대만 동부 화롄 지역을 여행했다. 새벽 일찍 타이페이에서 기차를 2시간 탄 뒤, 아침 8시가 조금 지난 시간 화롄역에 도착했다. 화롄 지역은 우리나라의 강원도와 비슷한 지역인 듯 하다. 먼저 타이루거 국립공원이라는, 우리나라의 설악산처럼 대만에서 가장 유명한 자연 관광지 중 하나가 이 지역에 있으며 (나 역시 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타이루거 협곡을 찾고자 화롄으로 향했다), 멋진 바다 역시 이 지역에서 볼 수 있기 때문에 여러모로 강원도와 비슷해보인다. 화롄에서는 택시 한 대를 하루동안 3000 대만 달러에 빌려 인근 투어를 했다. 먼저 청수단애 (칭수이 절벽) 에 들러 태평양 위로 깎아지른 절벽을 구경하였다.
청수단애 & 타이루거 국가공원 (김태호, 2022)
타이루거 국가공원으로 향해, 샤카당 / 옌지커우 / 주취동 지역을 둘러보았다. 세 지역은 타이루거 협곡에서 관광객의 접근성이 좋은 지역들로 각기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샤카당 (Shakadang Trail) 에서는 옥색의 맑은 물을 보며 편도 2km 가량 트레킹을 했는데, 열대 밀림의 분위기 속에서 협곡을 따라 걸을 수 있었다. 연자구 (Yanzikou Trail) 에서는 폭포도 볼 수 있었고, 주취동 (Jiuqidong Trail) 에서는 굽이치는 급류를 구경할 수 있었다.
타이루거 협곡 (김태호, 2022)
화롄으로 돌아와서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치싱탄 해변이다. 대만 동해안에 위치한 화롄은 태평양과 접해있는 도시이다. 이곳의 해변은 파도가 높게 치는 민트색의 바다였다.
치싱탄 해변 (김태호, 2022)
타이페이로 돌아와서는 융캉제에 있는 딘타이펑에서 샤오룽바오를 사서 저녁을 해결했다. 망고빙수도 먹었는데, 혼자 여행을 하다 보니 많은 음식을 먹기는 힘들더라.
대만에서의 마지막 날은 타이페이를 더 둘러보았다. 민남식 건축 양식을 가진 유적인 공자묘와 그 옆의 바오안 사원을 우선 둘러보았다. 바오안 사원은 Lonely Planet에서 추천한 장소였는데, 공자묘와 함께 남쪽 나라의 느낌이 물씬 나던, 그리고 대만만의 모습을 즐길 수 있던 장소였다.
공자묘 & 바오안 사원 (김태호, 2022)
바오안 사원 (김태호, 2022)
이후 버스를 타고 국립고궁박물원으로 이동했다. 국립고궁박물원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엄청난 규모의 소장품을 가진 박물관이다. 박물관에는 옥으로 된 유물들부터 알록달록한 도자기까지 다양한 전시품들이 놓여져 있었다. 청동기, 옥, 도자기 등 유물의 유형별로 전시되어 있는데, 빠르게 봤음에도 불구하고 박물관을 둘러보는데 2시간 반 정도가 걸렸다. 인상적이었던 전시품은 바나나 나무가 그려진 서화였는데, 먹으로 열대 식물 그림이 그려진 것이 신기했던 것 같다. 여담으로 말하자면 서울의 국립중앙박물관도 전시나 규모 측면에서 여기에 밀리지 않더라.
국립고궁박물원 (김태호, 2022)
융캉제로 이동해서 우육면을 먹고, 한국에 가져갈 펑리수를 샀다. 펑리수는 대만에서 유명한 파인애플 비스킷/케이크인데, 우롱차와 함께 먹으면 정말 맛있다. 다만 어디에서 구입하느냐에 따라 맛의 차이가 있는 듯 한데, 나는 Sunmerry라는 곳에서 구입했는데 정말 맛이 있었다. 이후 중정기념당을 둘러본 뒤 공항으로 이동해 2박 3일간의 알찬 대만 여행을 마무리 지었다.
중정기념당 (김태호, 2022)
대만이 볼거리가 썩 많은 나라는 아니다. 문화적으로는 중국 본토의 베이징이나 시안 같은 동네들이 볼 것이 훨씬 많다. 많은 사람들은 음식을 먹으러 대만에 간다지만,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음식 역시 큰 매력을 못 느꼈다. 우육면이나 펑리수 같이 정말 맛있는 음식들도 있지만 몇몇 음식들은 맛있긴 해도 굳이 대만까지 가서 먹을 필요가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물론 취향의 영향도 크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중화요리나 느끼한 음식을 썩 좋아하는 것은 아니라, 이러한 평가를 내린 것일 수도 있다. 우유를 안 좋아해서 그 유명한 밀크티조차 안 마시고 온 사람이 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만은 한 번 쯤 꼭 가볼 만 한 나라 같다. 그 이유는 사람들이 정말 친절하기 때문이다. 대만 곳곳에서 만난 사람들은 세계 곳곳의 많은 나라를 여행하며 만나본 가장 친절한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볼거리가 주변국에 비해 많지 않다고는 해도 멋진 자연과 문화유산들이 있으며, 나라 크기도 상대적으로 작아 짧은 기간 훌쩍 다녀오기엔 오히려 좋은 듯 하다.
* 대만과 일본을 흔히들 여행 난이도가 낮은, 가까운 해외 여행지로 추천한다. 두 나라 모두 친절하고 치안이 좋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영어가 잘 안 된다는 점도 비슷하다) 차이점 역시 있기 때문에 개인의 선호에 따라 여행지를 고르라고 말하고 싶다. 먼저 일본은 대만에 비해 더 깔끔하나, 더 이국적인 나라는 대만이다. 날씨 역시 차이가 있는데, 한국과 날씨가 비슷한 일본과는 다르게 대만은 11월에 찾았음에도 날씨가 정말 덥고 습할 정도로 우리나라의 날씨와는 차이가 난다.
대략적인 예산 정리 [총액 1,217,000 KRW]
항공: 474,000 KRW
숙박: 300,000 KRW
타이페이 - 화롄 기차: 39,000 KRW
환전 금액 (식비, 타이루거 투어 등): 263,000 KRW (타이루거 협곡 택시 투어: 129,000 KRW)
기타 여행 경비 (식비, 입장료 등): 141,000 KRW (국립고궁박물원 입장료: 16,000 KR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