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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치즈케이크 Sep 24. 2020

억대 연봉을 거절한 이유

언제 받아볼 연봉이냐...

몇 개월 전 브런치에 글을 쓴 후 몇 개월 만에 다시 쓰는 글이다.


그동안 업무적으로도 개인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일단, 유럽은 아직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통제되고 있지 않다. 내가 살고 있는 영국은 어제 신규 확진자가 6000을 넘어 Second Wave가 왔다고 정부에서 더 "엄격한" 정부지침을 발표했다. 인사팀장을 책임지고 있는 나는 몇 개월 동안 코로나 바이러스로 발생한 부수적인 업무로 인해 스트레스가 엄청났다. 영국 정부에서 많은 Job Scheme들을 발표했지만 정확한 가이드라인은 없고, 발표했다가 중간에 또 바꾸고 그에 따라 직원들은 수백 가지의 질문들이 생겨나고... 그 일들을 처리하다 보니 어느 순간 여름이 가고 영국은 벌써 집에 난방을 켤 계절이 왔다.


그래도 지금은 어느 정도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회사 지침이 자리가 잡혀 가끔 멍 때릴 시간도 생겼다.


지난주에도 난 오랜만에 맛보는 평화로운 업무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헤드헌터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기 전까지는... 회사는 중국계 부동산 투자 회사로 영국에 새로운 사무실을 설립할 거라 신규충원을 하고 있다는 거다. 그리고 한국지사 설립도 같이 추진하고 있는데 내가 한국으로 자주 출장을 가서 한국지사를 봐주길 바라고 향후 1-2년 내에는 한국지사로 영구적으로 전환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업무도 한가로운 참에 나의 시장가치를 알아보자는 마음으로 면접을 봤다. 


최종적으로 난 합격했고 회사 측에서는 나에게 1억이라는 연봉을 제시했다. 고작 6년밖에 안 되는 경력에 벌써 연봉 1억을 받다니... 많이 고민이 됐다.  남편 꿈이 한국에서 사는 거라 남편은 내가 이직을 했으면 하는 눈치다.


결론은 난 이직 제안을 거절했다. 연봉 때문에 많이 흔들렸다. 하지만 난 현재의 Work&Life Balance를 아주 즐기고 있고,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이 시기에 매일 런던으로 출근하고 비행기를 타고 출장을 갈 자신이 없다. 무엇보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회사 전망성, 회사 규모, 회사 네이밍, 비즈니스 매너 등등 현재 내가 몸담고 있는 회사가 훨씬 더 메리트가 있다고 판단되어 거절을 했다.


집 대출금 갚을 생각을 하니 괜히 거절했나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난 아직 젊으니 미래를 보고 한 단계 한 단계 걸어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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