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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o park Jun 20. 2017

축구에 숨어있는 팀워크의 비밀

팀워크를 알고 싶으면 축구를 하라!

팀워크가 가장 빛나는 분야 중 하나는 단연 스포츠 일 것이다.

그중에서도 전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축구는 그야말로 "팀"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팀워크의 보고이다.

나는 축구를 하며 얻게 된 인사이트를 사회생활에서 줄기차게 써먹었다.

이제부터 축구에 숨어있는 팀워크의 비밀에 대해 알아보자.


1. 훌륭한 리더(감독)가 없이 훌륭한 팀이 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레스터시티를 우승으로 이끈 라니에리 감독

 

 호날두, 메시, 네이마르 등등 내로라하는 선수들을 다 모아놓고 동네 조기축구감독이 감독을 한다면 어떤 결과가 벌어질까? 훌륭한 감독은 때때로 역량이 부족한 선수들을 데리고 우승을 이루기도 한다.

 작년 프리미어리그 우승팀인 레스터시티는 선수단의 몸값을 다 합친 게 호날두 한 명의 몸값도 안 되는 리그 약체팀이었다. 이 팀의 감독은 명장 라니에리 감독이었는데 2부 리그를 전전하던 레스터 시티를 이끌고 기적 같은 우승 신화를 이뤄내서 라니에리의 리더십이 각광을 받기도 했다.(웃기게도 이번 시즌에는 성적 부진으로 레스터시티의 감독이 교체되었다. 영원한 건 없다.)

 


 우리는 어딘가에서 리더가 되기도 하고, 리더를 만나기도 한다. 그 자리가 얼마나 영향력을 끼치는 자리인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감할 거라 생각한다. 팀이 성과를 이뤄낼 때 스포트라이트가 리더에게 먼저 돌아가는 이유는 그 때문이지 않을까?

 리더의 자리에 있다면 보다 책임감을 가지고, 팀원의 자리에 있다면 우리 팀의 리더가 더 힘을 낼 수 있도록 힘을 다해 지원하는 게 어떨까?


2. 좋은 팀은 각자 포지션에서 해야 하는 역할을 잘 알고 있다.


다양한 축구 포지션

 

 축구에는 크게 포워드, 미드필더, 디펜더, 골키퍼의 포지션이 있다. 이 포지션들은 전술이 변화하면서 더 세부적으로 나뉘게 되는데 대략적인 종류만 해도 다음과 같이 많다.

 # 포워드- 윙포워드, 쉐도우 스트라이커, 센터포워드, 스트라이커

 # 미드필더- 측면 미드필더, 중앙 미드필더, 공격형 미드필더, 수비형 미드필더

 # 디펜더- 윙백, 사이드백, 센터백, 스위퍼

 # 골키퍼

 수비수에게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역할은 상대의 공격을 막는 역할인데 만약 '나는 골을 넣고 싶으니 상대편 골대 근처에만 가있어야지~'라고 하거나 미드필더가 '나는 골키퍼 옆에서 공 막는 걸 도와줘야지~'라고 한다면 그 팀의 경기는 어떻게 될까? 물론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하여 예로 들기는 했지만 본인의 역할에 충실해야 하는 것은 팀을 위해서 필수적이다.

 코너킥 상황에 헤딩을 잘하는 수비수가 공격 위치까지 이동하거나 공격수가 수비 위치까지 이동해서 수비를 도울 때도 있지만 모든 선수들은 이런 상황이 사전에 약속한 작전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회사 내에도 직책이라는 이름으로 여러 역할이 있고, 작은 동호회에 가도 회장, 총무 등의 역할이 있다. 모두가 팀을 잘 이끌어가기 위해 꼭 필요한 자리이다. 나에게 부여된 역할이 무엇인지 알고 1인분을 잘 해낸다면 그것만으로 훌륭한 팀이 되는데 충분히 일조하는 것이다.


3. 동료의 플레이 스타일을 알고 있을 때 최고의 플레이가 나온다.

 

피를로, 포그바는 둘 다 중앙 미드필더 위치에 주로 서지만 스타일이 확연히 다르다.

 위 사진에 있는 피를로와 포그바는 주로 중앙 미드필더 위치에서 경기를 뛴다. 해외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두 선수의 플레이 스타일이 어떻게 다른지 알 것이다. 피를로는 패스 능력이 뛰어나고 경험이 많은 선수로 경기 속도를 조율하면서 번뜩이는 패스로 공격을 전개하는 스타일의 선수이고, 포그바는 190cm대의 큰 키와 뛰어난 유연함으로 경기장을 종횡무진 뛰어다니며 공격을 전개하는 스타일의 선수이다.

 만약 동료 선수들이 피를로와 포그바의 스타일을 모른 채 너는 중앙 미드필더니까 이렇게, 저렇게만 해야 되라고 생각한다면 좋은 위치에서 패스를 받고 효과적인 공격을 전개하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울 것이다. 동료가 어떤 스타일의 선수인지 잘 알고 있다면 굳이 말하지 않아도 눈빛으로 통하는 패스를 전달해줄 수 있다.


 일례로 디자이너라는 포지션에도 각자의 성격에 따라 꼼꼼한 디자이너, 일을 미리 하는 디자이너, 회의를 좋아하는 디자이너, 작업에만 몰두하는 디자이너 등 셀 수 없이 많은 유형이 있을 것이다. 동료가 어떤 방식으로 일하고 있는지 알고, 내가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 지도 표현하자. 팀 안에서 그런 연습이 자주 이루어지면 팀워크는 더욱 단단해지고 효율이 증대되니 일은 더 재미있어질 것이다.


4. 최고의 선수도 색깔이 안 맞는 팀에 가면 죽을 쑨다.

리버풀 시절에 잘 나가던 토레스(좌)와 세계 최고 먹튀라 불리던 첼시 시절에 토레스(우)

 화려하진 않지만 빠른 스피드와 선이 굵은 축구로 프리미어리그를 호령했던 스페인 출신의 공격수 페르난도 토레스. 리버풀 시절에 토레스는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빨토(리버풀의 빨간색 유니폼을 입은 토레스)라 불리며 멋있는 골장면들을 많이 연출했는데, 이런 활약에 힘입어 당시 최고 이적액인 한화로 약 900억대에 잉글랜드 명문팀 첼시로 이적했다.

 하지만 최고의 공격수로 평가받던 토레스는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이지 못하며 벤치를 전전했고, 결국은 먹튀라는 오명을 쓴 채 이탈리아의 AC밀란으로 이적했다.(토레스는 역대급 먹튀 순위에 항상 상위 랭크된다. 물론 시간이 많이 지난 지금은 친정팀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돌아가 준수한 활약을 하고 있다.)


 뛰어난 사람은 어떤 팀에서도 최고의 활약을 발휘할 수 있다는 생각에 찬물을 끼얹고 싶었다. 팀워크를 이야기할 때는 단순히 이론적인 부분만을 이야기할 수 없다. 팀마다의 색깔은 팀의 목적에 따라서도 정해지지만 결국은 그곳에 모인 각자의 조합으로서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뛰어난 사람이 팀에 들어오면 물론 큰 힘이 된다. 하지만 팀워크는 각자의 능력을 얼마나 잘 조합하여 시너지를 내는가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뛰어난 사람들만을 불러 모을 상황이 못 된다면(인적자원에 대한 한계는 언제나 존재한다) 우리 팀원들의 색깔을 어떻게 잘 조합할지를 고민하자.


5. 모두가 한 발자국 씩 더 뛰어 경기장의 빈 공간을 채워준다.

선수들의 열분포를 표시해 놓은 히트맵. 빈 공간을 찾기가 힘들다.

 110x75(m) 국제 축구장 규격이다. 이 넓은 공간에 서 있는 사람은 심판과 각 팀 11명씩을 더해서 총 23명.

 동네 축구가 아닌 프로의 세계에서는 선수들이 끊임없이 움직이기 때문에 이 공간이 좁게 느껴질 정도이다. 오죽하면 한 골 집어넣기가 그렇게 힘이 들까?

 체력이 많이 떨어지는 아마추어들 그중에서도 50대 이상으로 구성된 조기축구회 경기에서는 공간이 텅텅 비어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내가 한 발자국 더 뛰지 않아서 생기는 빈 공간은 상대팀이 파고들 수 있는 틈이 된다. 축구장 크기의 넓은 공간은 나 혼자 뛴다고 메울 수 있는 크기가 아니다. 상대팀이 비집고 들어오지 못하도록 모두가 한 걸음씩 더 뛰어 공간을 채워주어야 한다.

 강한 팀의 경기는 모두의 한 걸음이 합쳐져서 빈틈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게 프로들의 경기이다.


팀으로 일을 진행할 때 누군가의 소홀함이 누군가에게는 큰 부담이 될 때가 있다. 팀원들 서로가 '내 동료는 나를 위해서, 우리 팀을 위해서 기꺼이 희생을 감수할 사람이야.'라는 신뢰가 있으면 나도 그 희생을 기꺼이 감수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그런 배려와 희생이 모여 팀워크가 더 견고해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강요된 희생은 철저히 지양한다...)


6. 끊임없이 콜을 외치며 사각지대를 보완한다.

천하의 이니에스타도 눈이 두 개뿐이라 뒤는 못 본다.


 축구경기 직관을 가 본 경험이 있다면 선수들이 끊임없이 소리치고 있는 걸 보았을 것이다. 발로 공을 차면 되는데 왜 계속 소리를 지르고 있는 걸까?

 경기장 위에서는 제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모든 상황을 확인하고 머릿속에 담아둘 수가 없다. 끊임없이 경기는 진행되고, 상대 수비수는 내 공을 뺏으러 오니 말이다. 그래서 선수들은 동료가 보지 못하는 뒷공간의 상황이나 자신의 위치를 끊임없이 전달한다. "뒤에 수비수 붙었다!", "여기 있다. 패스해줘!" 패스를 해달라는 외침은 꼭 여기로 패스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여기에 내가 있으니 네가 줄 수 있는 상황이라면 내게 줘도 된다는 의미이다.

 이렇듯 긴박한 상황에서 나의 존재를 각인시켜 주는 것은 동료에게 또 하나의 좋은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사람의 눈은 두 개뿐이라 시야가 닫지 않는 사각지대를 끊임없는 콜플레이로 채우는 것이다.


 본인 말고 다른 팀원의 존재를 명확하게 인지할 때 팀은 보다 강해질 수 있다. 나의 선택이 동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할 것인가? 내 생각이 미치지 못한 부분은 어디일까? 이때 다른 팀원들의 역할은 제 목소리를 끊임없이 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소통은 일방적일 때 그 의미를 상실한다. 끊임없이 서로에게 외치는 팀은 들을 기회를 갖게 되고(말하는 것만큼 듣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 기회들이 쌓여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며 다시금 목표를 향해 달려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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