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ro park Jun 27. 2017

명함 속의 나 말고,
진짜 나는 누구일까??

어디에도 속해있지 않은 인간 '나'에 대해...

직업을 가지고 있다면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자신을 소개할 때 보통 명함을 건넨다.

명함 안에는 이름과 소속, 직책 등이 적혀있다.

명함은 자신을 쉽고 간단하게 소개할 수 있는 간편한 도구이다.


문제는 이 간편함에 익숙해지는데서 생긴다. 내가 경험하고 보아 온 한국 사회에서는 명함 없이(어디에 소속되지 않은 상태로) 자신을 잘 소개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 같다.

수많은 인문계 고등학생들의 적성이 이과/문과 두 영역으로 나뉘어야 하고, 좋은 성적을 받은 후 적성과는 무관해도 이름 있는 대학에 들어가는 게 더 좋다고 평가되는 사회의 프레임 속에서 진짜 자신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해 본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자기소개서를 쓰는데 애를 먹는 것은 어쩌면 우리나라의 교육환경에서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

(위의 문장은 다소 과격하게 표현된 부분이 있지만 문제의 심각성을 표현하고자 함이니 이해를 부탁한다.)

우리는 스스로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나는 군대를 제대하고 약 2년간 일종의 갭이어를 가졌다.

(내가 보낸 시간은 사전에서 이야기하는 갭이어와 의미만 통할뿐 당시에는 갭이어라는 개념도 몰랐다. 막연히 취업준비를 하기보다는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싶은 마음이 컸다. 가이드라인 따위는 없었고, 무작정 책들을 뒤져보고 주변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며 진짜 나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어딘가에 속해있지 않은 채로 2년의 시간을 보내는 게 쉽지 않았다.)

 

2년간의 갭이어는 진짜 나를 알아가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알 게 된 후 그 가치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회사를 만나 3년 동안 만족스럽게 일했다.


치열한 고민 끝에 선택한 길은 항상 꽃길만 있을 줄 알았는데 여러 이유들로 인해 회사를 나와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나에 대해 열심히 고민했던 과거의 경험이 있었고, 회사를 다니는 중에도 끊임없이 나에 대해 고민해 왔기에 마주한 상황이 크게 두렵지 않았다.


하지만 회사를 다니면서 했던 나에 대한 생각은 진짜 내가 아닌 명함 속의 나였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회사 안에서 나의 역할에 대해 생각했었고, 회사 안에 일들 중 어떤 일을 좋아하는지를 많이 생각했었다.)

회사와 나를 분리하여 진짜 나에 대해 다시 고민하게 되었다.

어제의 나와 지금의 내가 다르고, 수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더 많이 다르기 때문에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고민을 해야 했다.


스스로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고 착각을 하며 살았다.

명함 속의 나 말고, 진짜 내가 누구인지 생각한다.

작가의 이전글 축구에 숨어있는 팀워크의 비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