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 파이팅
언젠가부터 딸은 뒤집기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목을 한껏 뒤로 제치고 다리를 꼬고
영락없는 뒤집기 자세였다.
딸이 그렇게 한동안 여기저기 보는 모습에
슬쩍 도와줬더니 뒤집어서 터미타임 자세가 되었다.
처음 도와줬을 때 어리벙벙하더니
이내 요리조리 둘러봤다. 하지만 이내 목이 내려가자 얼른 다시 돌려서 눕혀줬다.
이후로는 점점 더 적극적으로 돌려고 했다.
82일쯤부터는 뒤집기를 시도하려는데 안되니 화를 어마어마하게 내기 시작했다.
그게 안쓰러워 슬쩍 도와줬더니
뒤집고는 빙그레 웃으면서 종알대는 게 너무 귀엽고 신기했다.
그렇게 요즘은 눕혀만 놓으면 뒤집겠다고 소리소리를 지르는데 지켜봤다가
슬쩍 손으로 밀어준다.
첫째도 얼른 동생이 좋아하는 책을 앞에 놔주고
뒤집기 한 동생이 귀여운지 자신의 인형들을 놓아준다.
점점 뒤집고 보는 시간도 늘고, 제법 목도 가눈다.
엎드려서 보는 세상이 뭐 그리 신기한지 종알종알
그렇게 5,6번을 하고 나면 헉헉 대더니 재워달라고 잠투정이 시작한다. 안겨서 잠이 든다.
아직 90일도 안 됐는데 하려고 계속하는 게 너무 대견하고, 자라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뭉클하다.
오늘도 4번을 나의 도움으로 뒤집어서 책을 보다가 내 품에서 잠이 들었다.
스스로 뒤집기 하는 그날까지
우리 딸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