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며 일하는 삶. 디지털노마드의 시작을 스페인에서 시작하다.
내가 여행을 하는 이유
1년 휴학을 하고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하며 남은 4학년의 등록금을 벌고 있었던 그 때. 친구가 유럽여행을 다녀 왔다. 그리고 내 앞에서 유럽여행에서 겪은 일 에피소드를 조잘조잘 말해주었을 때, 가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정말 문득 들었다. 그 전에 여행이라곤, 나들이 수준으로밖에 다니지 않았던 내가, 말도 통하지 않는 다른 나라를 가고 싶었다.
그래서 결심했다.
가고 싶은 그 곳으로 가보기로
그래서 여권을 만들고 여행사에 연락을 해보고... 결국 4학년 등록금은 그대로 여행경비가 되고 만다.
난생 처음 비행기를 타봤다. 난생 처음 남의 나라 땅을 밟아봤다.
머리 검은 한국 사람들이 아니라, 다양한 머리색을 자랑하는 외국인들 천지였다.
영어도 못하는 나는 친구가 빌려준 캐리어 하나 달랑들고 로마에 도착했다.
그렇게 2주간의 유럽여행. 꿈만 같은 시간이었다. 이름 모를 거리를 걸어보고, 난생 처음 보는 음식을 먹어보며, 길을 잃어버려 헤매다가 친절한 사람들의 도움도 받아보고...... 그 순간들 내내 나는 낯선 이방인 이긴 했지만 학업에 치이지도, 미래에 불안한 한국의 대학교 4학년을 앞둔 취준생이 아니었다.
꿈만 같던 여행에서 돌아온 후 나는 다시 현실을 마주했다. 교수님의 은덕으로 대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에 취업은 했다만, 사회 초년생에게 그렇게 사회생활이 만만했을까...
서러워서 밤새 울었던 적도 많고, 사람이 미워서 분노했던 적도 많고, 사람에 치이고 일에 치이고...
그 때마다 빈에서 본 뮤지컬이, 아무도 없는 눈길을 처음 밟았던 할슈타트에서의 순간들이 생각났다.
그래서 다시 떠나기로 마음 먹었다. 이번에는 좀 오랫동안....
그래서 선택한 독일 워킹홀리데이. 그 1년의 시간이 지나고 다시 현실과 마주 했다.
전공과는 전혀 다른 일을 계속 하면서 아씨씨의 따뜻한 햇살이 생각났다.
그리고 갑자기 다양한 미술작품을 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또 떠나기로 마음 먹었다. 이번엔 좀 짧지만...
그렇게 파리에서의 꿈만 같은 시간이 흐르고 다시 현실 복귀. 이 전쟁같은 현실속에서 살아남으면서 느낀 점은 그 꿈같은 시간들이 버틸 수 있는 힘을 준다는 것이다. 물론 여행 내내 즐거운 순간들만 있었던 건 아니지만...
그래서 또 떠나기로 마음 먹었다. 이번엔 꿈같은 시간에 전쟁같은 현실과 함께 하기로.
왜 하필 유럽인가.
어릴 때 부터 특별히 유럽을 동경해왔다거나 그런 건 없다. 유럽은 나에게 그냥 머~~~~언 나라들 이었을 뿐. 친구의 유럽여행 이야기가 유럽에 대한 호기심과 설레임을 갖게 해주었고, 또한 그 곳에서 1년 가까이 생활도 했었고, 하필이면 첫 해외여행지가 유럽이라서, 그 때의 경험이 너무 좋아서 유독 유럽을 고집하는 것일수도... 마치 유럽은 첫사랑 같은 느낌이랄까.
1년에 한 달 '다른 나라에서'
이제 조금만 지나면 또 다른 10년을 맞이하게 된다. 이 10년을 어떻게 즐겁게 보낼 수 있을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내가 하고 싶은 여행도 하면서 늘 고민이었던 것 같다.
어쩌면 욕심일 수도 있다. 하고 싶은 일과 여행을 동시에 다 하는 것은... 하지만 나름 열심히 살아왔는데, 주저 앉고 싶은 순간에서 꿋꿋하게 버텨왔는데 이 정도 욕심은 부려도 되지 않을까?
이런 나를 위한 것이 존재했었다. 바로 '디지털 노마드'
이제 1년의 1달은 내가 하고 싶은 여행도 하면서 일도 하는 디지털 노마드 생활을 해보려고 한다.
물론 쉽지 않겠지만... 버는 돈 보다 깨지는 돈이 더 많겠지만....^^
1년의 한달. 낯선 곳에서 익숙한 나를 바라보는 시간.
그 처음 시작은 정열의 나라 스페인이다.
스페인은 독일 워킹홀리데이를 마치고 2주 동안 여행했던 곳이다. 우중충한 독일 날씨 아래에 있다가 따뜻하고 햇살이 반기는 스페인을 다니는 동안 너무나 행복한 시간들의 연속이었다. 그 따뜻한 햇살, 맛있는 음식, 멋있는 사람들. 그래서 다시 그곳으로 향한다.
이번 여행에서는 매번 관광지를 돌아다니거나 쉴 수 만은 없다. 일도 함께 해야한다. 내가 꿈꾸었던 디지털 노마드 생활의 첫 시작을 스페인에서 하려고 한다.
물론 해변에서 노트북 들고 일하는 꿈같은 시간은 힘들 것이다. 어느 정도 시간이 고정되어 있는 일이기에... 하지만 그 일을 마치고 새로운 거리를 걸어볼 수 있고, 그 거리가 익숙해질 때 쯤에 나는 더 익숙한 나의 나라로 돌아올 것이다. 그리고 남은 1년을 그 추억을 밑바탕 삼아 새로운 에너지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사실 기대보다는 두려움이 앞서지만....
이미 저지른 일이니까!
내 인생의 새로운 대형(?) 프로젝트 '일년에 한 달, 다른 나라에서'
커밍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