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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망고 Oct 02. 2019

없어진 하루는 어떻게 보상받아야 하는가

19 DAYS

독일 뮌헨에서


모든 순간에는 장단점이 있지만 오늘만큼은 주최 측의 잘못된 대처로 인해 하루의 시간을 다 버렸던 우리들의 이야기를 하려 한다. 대략적인 상황 설명을 하자면 이러하다. 오전 8시 숙소에서 출발하여 독일 뮌헨을 갔을 때의 일이다. 원래는 오후 1시에 도착 예정이었는데 10시 30분에 버스 엔진이 터져서 갓길에서 1시간 정도 대기를 하다 11시 30분에 다른 버스로 갈아탔다. 갓길에서 기다릴 수 없으니 휴게소로 이동하여 대기할 목적으로 급하게 섭외된 버스가 왔는데 좌석수도 3자리가 부족하여 한 명은 버스 보조석에 앉고 다른 두 명은 버스 바닥에 앉아서 이동을 하였다. 30분 정도 이동을 하니 휴게소에 도착하였고 그때부터 우리의 기다림은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휴게소 내부도 아닌 바깥에서 돗자리를 깔고 기다리고 있었다.



2시가 넘게 기다려도 버스가 오지 않아 매니저님에게 관련 상황을 물어보러 갔다. 언제 버스가 도착하는지 알 수 있을까요?라고 물으니 유럽여행에서 이런 지연은 당연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때부터 나를 포함한 같이 여행하는 사람들 모두 화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현재 진행상황을 쓰고 관련 사진을 찍으며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는데 불만이 커진 것을 알았던지 여행사에서 미안함의 표시로 점심식사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그 상황이 우리가 대기한 지 2시간이 넘어서야 처음으로 한 조치였다. 보상목적이 아니라고 확답을 받고 우리는 그제야 점심식사를 하였다. 그렇게 휴게소 내부로 들어와 밥을 먹고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오후 3시 정도 돼서야 5시~6시에 버스가 온다는 인폼을 받았다. 실제로 버스가 도착한 시간은 오후 6시가 지나서였다. 그렇게 흥분한 마음을 달래고 버스에 탔는데 이동을 하다 7시 45분에 독일 법으로 인해 45분 기사님이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공지를 받았다. 법으로 인해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것을 알겠으나 이런 상황을 인지하지 못한 여행사 측에 화가 났다. 너무 화가 나서 휴게소에 앉아 생각을 정리하고 시간 맞춰 다시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그렇게 우리가 숙소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1시였다. (다시 한번 언급하지만 원래 도착 예정 시간은 오후 1시였다.) 대학생들이 아니라 중년 어른들이었다면 이렇게 대처했을까? 하나투어나 모두투어와 같은 전문 여행사였다면 이런 상황을 어떻게 처리했을까? 하는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이 사건을 겪은 후에 우리 기수의 단톡 방이 만들어지고 오늘 상황에 대한 불만사항을 취합하여 기수 회장이 여행사 측에 전달했다. 보상목적이 아니라는 점심식사가 보상에 포함이었다는 말과 추가로 저녁식사와 근교 투어를 제공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의제기를 하니 다시 점심식사로 제공한 햄버거가 보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정정하였다. 보상받기까지의 과정도 힘들었지만 남은 일정도 타이트한데 추가 일정을 변경하겠다는 말에 다시 한번 불만이 커졌다. 우리 기수가 가장 원했던 보상은 금전적인 보상이었다. 숙소에 돌아와 내용 정리를 하고 기수 회장과 각 조의 조장들이 모여 건의사항을 말했는데 돌아오는 대답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근교 투어를 하는데 빠른 결정을 해달라는 말이었다. 투표를 통해 근교 투어를 하지 않겠다는 사람이 많아 해당 내용을 전달하니 저녁식사를 2번 제공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근교 투어를 원하지 않았던 이유는 한 국가마다 1~2일 정도의 시간만 주어졌는데 근교 투어를 하게 되면 기존 일정이 짧아지니 반대했던 사람들이 많다.)


그렇게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사건은 일단락됐지만 이번 사건을 겪으며 깨달은 것이 많다. 해당 여행사의 대처와 대응방식 그리고 보상을 해주는 과정에 있어 큰 실망을 했다. 처음에는 대학생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유럽여행을 다녀올 수 있다는 것으로 홍보를 하지만 그 안에는 여러 가지 이면이 존재했다. 첫 번째로 모르는 이들과 한 조를 구성하여 한 달 동안 여행을 한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여러 가지 마찰이 존재한다. 조식도 제공한다고 되어있으나 실제 런던 기숙사에서 지내는 2주 동안은 조식제공이 되지 않았다. 이 점에 대해 의문을 품고 다시 사이트를 확인해보니 보험약관처럼 작은 글씨로 기재가 되어 있었다. 호텔만 조식 제공이 된다고 말이다. 실제로 수업도 런던 대학교가 아닌 기숙사에서 진행이 되니 해당 여행사를 통해 가는 사람들은 다시 한번 자세하게 글을 읽고 신중한 선택을 하기를 바란다. 해당 여행사를 통해 다녀온 필자의 주관적인 의견으로는 조금 더 고생을 하더라도 자유여행을 선택하길 바란다. 이곳도 기업이기 때문이다. 다니다 보면 대학생들 상대로 한 여행이라서 조금 더 많은 이점이 존재한다는 느낌보다는 대학생들 상대로 이익을 누리는 기업이라는 인상이 굳게 자리 잡을 것이다. 사람마다 경험하고 느끼는 점은 다르기에 좋은 마음으로 다녀온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한 가지 확실한 건 비용 면에서도 더욱 저렴하게 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친한 사람들과 가는 여행이 아니기에 편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리고 특히 조장과 기수 회장은 준비하는 것이 많으니 차라리 자유여행을 하며 고생하는 것을 선택하겠다. 부디 이 글을 대학생들이 많이 읽고 유럽여행 가는데 도움을 받았으면 한다.


2019/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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