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도 않는 소리 EP.2 미원 브랜드 필름 <감칠맛 내는 조연>
유튜브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BeTQzqvPjjw
시작하기 전에-
7월 말에 온에어한 미원 브랜드 캠페인이 기대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미원을 쓴 적 없지만 앞으로는 온갖 음식에 넣겠다는 충성 맹세부터,
몰래 썼는데 이제는 당당히 쓰겠노라는 고해성사까지.
이 글은
미원 캠페인이 완성되기 위해 땀흘린 수많은 사람들의 노고를 기억하는 비망록 겸
그 시작에 되도 않는 소리 한 마디가 작게나마 기여했단 사실을 알리는 자랑글이다(?)
#1, 카피 노동자 자택 거실
남자친구가 울고 있다.
남은 업무를 처리한다며 놀고 있으라던 인간이 울고 있다니,
스트레스에 기어코 돌아버린 것인지 아니면 눈을 지나치게 격하게 비비고 있었던 건지.
"확실한 건, 울고 있으니 더 못생겨 보이더라구요"
그녀는 조심스럽게 그에게 우는 이유를 물었다.
"미원이... 너무 불쌍해!!!!!!!!"
그렇다, 이 캠페인을 시작하자마자 내게 찾아온 되도 않는 소리는
"미원은 정말 짠내나게 불쌍한 존재다." 였다.
할아버지의 당뇨병 때문에 할머니는 미원의 마술사였다.
30년 맛집 단골집 아주머니의 비밀 병기 또한 감칠맛 미원이었다.
맛이 애매하다고 느껴질 때, 요리 실력을 자랑할 수 있게 해 준 존재 또한 미원이었다.
그렇게, 65년이나 우리 곁에서 미원은 제 실력을 뽐내고 있었지만,
미원은 요리의 이름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볕드는 곳에 꺼내놓지도 않으며
대충 밀봉해 찬장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을 따름이었다.
(이거, 미원이 사람이었다면 엄청난 학대이자 가스라이팅이다 !!!!!!)
과몰입이 이 정도로 되면, 눈물을 흘리지 않는 쪽이 오히려 사이코패스에 가깝다.
그런 이유로 나는 어두운 거실에서 못생기게 울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지고지순하게 우리만 바라보면서, 희생하고도 사라지는 존재가 또 있었던가.
아 있었던 것도 같다. 드라마 속 우리를 서브병으로 안내하는 서브남주.
온갖 희생과 애정 공세를 펼치고도 결국 메인 커플의 연애 전선에 조미료로 머무르는 존재 아니던가.
그렇다면 미원을 맛의 조연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이번 캠페인의 컨셉인 '미원=맛의 조연' 이 정리되었다.
미원이 불쌍하단 되도 않는 소리가 어쩌다 보니 컨셉으로까지 넘어오게 된 것이다.
컨셉만 나오면 끝난 것 같지만 그 때부터 시작이다.
멜로 클리셰 비틀기 옴니버스인 최종 내러티브와 달리, 내 초기안은 '인형의 꿈을 배경으로,조연 1인칭 시점인 미원의 나레이션과 여주인공에게 외면받는 장면'을 조합한 1개 안에 가까웠다.
인형의 꿈 BGM 활용을 제외하면, 현재의 내러티브로 탈바꿈하기까지
기획,제작,연출 등 프로젝트 멤버들의 엄청난 내공이 들어간, 초안과는 완전히 달라진 결과물인 셈이다.
거기에 이러한 제안에 대해 누구보다 격한 동의와 의견을 전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한 광고주분들까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미원을 '감칠맛 내는 조연'으로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진심으로 미원을 안쓰러워하고 사랑하지 않았다면 존재할 수 없는 결과물이었던 셈이다.
모두 덕분에 초반 감칠맛은 아주 잘 우러난 캠페인이니, 끝까지 절절 끓는 감칠맛으로 마무리 되길 바란다!
되도 않는 소리의 리빙 포인트)
브랜드에 지독하게 과몰입하면 이성이 아니라 감성으로 브랜드를 바라보는 관점이 생길 때도 있다.
캠페인 아이데이션이 시작되면, 브랜드의 사생팬이 된 심정으로 과몰입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