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이 살아 있는 삶 만들기
하브루타는 유대인의 학습 방식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그것은 단지 책상 앞에서만 이루어지는 공부법이 아니다.
진정한 하브루타는 삶과 연결되어야 하고, 일상 안에서 숨 쉬어야 한다.
질문은 교실이나 토론장이 아니라 부엌, 거실, 차 안, 식탁 위에서 피어날 때 비로소 살아 있다.
이제부터는 하브루타를 일상 속에서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지, 구체적인 방법들을 함께 나눠보자.
시간은 흐름을 만든다.
하브루타를 일상에 정착시키기 위해 가장 쉬운 첫 걸음은 하루 한 번, 질문의 시간을 만드는 것이다.
식사 후 10분, “오늘 가장 궁금했던 일 한 가지” 나누기
자기 전, “오늘 나를 멈춰 서게 한 생각은?” 질문하며 대화하기
아침 등굣길, “오늘 하루 기대되는 일은 뭐야?”로 하루 열기
이처럼 하루에 하나씩 ‘생각을 여는 질문’을 던지면, 일상은 대화로 연결되고, 아이들과 배우자와의 관계도 점차 깊어진다.
하브루타의 핵심은 대화와 경청이다.
질문을 해놓고 “아니, 그건 아니지”라고 잘라버리면 대화는 금방 끊기고 만다.
대신 이렇게 해보자: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뭐야?”
“나는 그렇게 안 느꼈는데, 너는 그렇게 느꼈구나.”
“이 부분은 조금 다르게 봤는데, 서로 생각을 비교해볼까?”
중요한 건 ‘맞고 틀림’이 아니라, ‘어떻게 생각하고 느꼈는가’에 집중하는 것이다.
이 태도 하나로, 아이도 어른도 마음을 열고 더 많은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한다.
A. 어린 자녀와
그림책을 읽은 후 질문하기
“이 인물은 왜 이렇게 행동했을까?”
“만약 네가 주인공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이 이야기가 우리 가족에게 말해주는 건 뭘까?”
B. 청소년 자녀와
뉴스, 드라마, 영화 보고 나서 질문 나누기
“이 장면에서 가장 이해되지 않는 건 뭐였어?”
“이 인물의 선택, 너라면 어떻게 했을까?”
“여기서 드러나는 가치관은 뭐라고 생각해?”
C. 부부 사이에
하루의 끝에 질문 주고받기
“오늘 가장 지친 순간은 언제였어?”
“당신이 오늘 느꼈던 감사는 뭐야?”
“지금 서로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D. 가족 전체와
주말 아침 or 저녁 식탁에서 주제 질문 돌리기
“우리가 요즘 잘하고 있는 것 한 가지는?”
“각자 이번 주에 도전하고 싶은 일은?”
“우리 가족이 서로 더 잘 이해하려면?”
작은 질문 하나가 가족 문화를 바꾼다.
하브루타는 특별한 수업이 아니라, 습관이며 태도다.
질문은 순간이지만, 기록은 질문을 반복 가능하게 한다.
하루에 하나, 짧게라도 적어보자:
“오늘 했던 질문”
“아이와 나눈 대화 중 마음에 남은 말”
“내가 다시 던지고 싶은 질문”
이 질문 노트는 시간이 지나면 소중한 자산이 된다.
자녀와의 관계도, 나 자신의 성장도, 질문의 흔적 속에서 선명해진다.
오늘 나를 가장 많이 생각하게 한 장면은 무엇이었는가?
내가 ‘잘하고 있다’고 느낀 순간은 언제였는가?
지금 내가 가장 필요로 하는 질문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