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그니 (Pogni), 유라시아 여행의 시작 - 시작은 카자흐스탄에서부터
2014년 8월 어느 날, 내 인생의 전환점이 다가왔다.
약 3년 간 준비했던 공인회계사(CPA) 시험에 실패 후,
나는 낙담한 마음으로 취준생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그렇지만, 시험에 반드시 붙을 것이란 믿음 때문인지
흔한 TOEIC 점수조차 없었다. 무엇부터 해야 할까?
단순히 대외활동은 많이 했으니 '14년 1학기 복학을
하면 최소한 영어성적부터 만들자는 생각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예상치도 못했던 기회가 다가왔다.
학교 국제교육원 프로그램 공지를 우연히 확인하던 중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한 지역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이
바로 그것이었다. 기본 프로그램 구성은 아래와 같다.
그리고 내가 선택할 수 있었던 국가는 3개국이 있었다.
프로그램 구성 : 교환학생 1학기 + 공기업 인턴십 1학기
선택 가능 국가 : 카자흐스탄 / 태국 / 베트남
이런 선택지가 있다면 태국이나 베트남을 고르지 않을까?
그렇지만, 나는 미지의 중앙아시아 국가 카자흐스탄을
선택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이런 기회가 아니며 중앙아시아
국가를 내 돈 주고 갈 일이 있을까? 또한, 이상하리만치
카자흐스탄이란 나라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었다.
중앙아시아 초원 위에서 말을 타고 달리는 나를 상상하며...
카자흐스탄은 어떤 나라일까? 세계 9위의 국토를
가지고 있지만 2천 만이 안 되는 인구를 보유한 나라.
이곳에 발을 내딛기 전, 내가 알 수 있던 유일한 정보.
5년 전, 2014년 당시 나는 26살이었다. 그리고 당시
26년 동안 가본 해외라고는 고등학교 수학여행으로
갔던 중국이 다였다. 카자흐스탄 비자를 발급받으려
수학여행 갔을 때 발급받은 여권을 확인해보니 이미
만료기간이 지나버렸다. 사실상 처음으로 가는 해외
여행에 여기서부터 멘탈 붕괴가 슬슬 오기 시작했다.
비행기 티켓은 어느 사이트에서부터 예약을 해야 하며,
1년 가까이 되는 해외 생활을 해야 하는데 어떤 카드로
생활해야 할지 등등 모든 것이 막막했다. 그렇게 걱정을
하던 중 이어폰에서 2PAC이란 가수의 "Life Goes On"
이란 노래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렇다. 내가 언제부터
그렇게 모든 경우를 다 생각하면서 여행을 준비했던가.
일단 부딪혀보자. 삶은 어떻게든 흘러가니까. 어찌 보면
무모한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런 단단한 마음을 가지고
버티다 보니 나는 성장했고, 소중한 경험을 많이 했다.
그렇게 나의 유라시아 여행기는 시작됐다.
현재까지 총 25개국 40개 도시를 다녀왔다.
리스트를 시간의 순서대로 나열해 보자면,
『중국,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러시아,
영국, 벨기에, 룩셈부르크, 프랑스, 네덜란드,
터키, 헝가리,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홍콩,
베트남, 대만, 인도, 필리핀, 아랍에미레이츠,
일본, 인도네시아, 스웨덴, 에스토니아, 핀란드』
요즘 나오는 여행서적을 보면 퇴사하고 1년 동안
세계 일주하기 등 그 스케일이 나보다는 훨씬 크다.
그렇지만, 내가 겪었던 에피소드를 하나씩 묶으면
그 어떤 세계여행 후기보다 흥미롭다고 생각한다.
카자흐스탄에 발을 내딛고 5년 동안 내 삶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첫 번째는 취직을 해서
27년 살았던 서울에서 부산으로 삶의 터를 옮겼다.
취직 후에는 인도(India) 사업장 담당이 되어서
1년에 최소 3회 이상 인도 지역을 다녀오고 있다.
두 번째는 결혼을 해서 와이프 포그미와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다. 2년 전부터 내가 가는 곳엔
항상 출장을 제외하면 포그미와 함께했고, 앞으로도
세계 여행을 함께할 예정이다. 현재 네이버 블로그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는데, 상위 검색 노출에 신경
쓰느라 진정성 있는 글을 쓰기가 상당히 어려웠다.
그러던 중에 포그미가 지금 글을 쓰고 있는 브런치를
소개해줬고, 낯설지만 설레는 기분으로 프롤로그를
작성하고 있다. 브런치는 내 삶의 어떤 변곡점이 될까?
이제 단순한 블로거를 넘어서 브런치 북 작가란
책임감을 가지고 내 이야기를 서술하고자 한다.
그 시작은 중앙아시아의 미지의 땅, 카자흐스탄
알마티란 도시부터. 좀 더 진정성 있고, 재밌게
포그니의 유라시아 여행기를 이제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