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Do You Know, 조지아 마사지?

알쓸신잡, 조지아

by 포그니pogni


트레킹을 위한 관문
오프로드(Offroad)


여러 가지 다른 매력도 많지만, 역시 조지아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트레킹(Trekking)입니다.


쿠타이시란 조지아 제2의 도시 같은 숙소에서 우연히 만난 한 중년부부의 이야기에 따르면, 요즘 국내 등산 동호회에서는 조지아 산 트레킹을 가는 것이 하나의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실제로 트빌리시로 입국하는 에어아스타나 비행기에서 누가 봐도 동호회 사람인 것을 알아볼 수 있는 브로치를 달고 있는 단체 한국인 관광객들을 봤기에 바로 수긍이 갔습니다.


게다가 트레킹 성지인 스테판츠민다란 도시를 돌아다니면 하나투어, 롯데관광 등 한국인 패키지 관광객을 태운 대형 버스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고요.




그동안 전 세계 26개국 여행을 하면서 마지막으로 트레킹을 했던 것이 거의 10년 전 카자흐스탄에서 입니다. 그것도 알마티란 도시에 1년 동안 살았기에 겨우 어쩌다 한 번 갔던 트레킹이었습니다.


사실상 해외여행을 하면서 처음으로 경험했던 트레킹. 그동안 세계테마기행과 같은 여행 프로그램을 통해 보기만 했는데, 직접 신들이 놀고 있을 것 같은 자연 속을 걷고 있으니 내가 여행 프로그램의 가이드가 된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조지아에서 트레킹을 즐기기 위해서는 꼭 거쳐야 하는 관문이 있는데요. 그것은 바로 오프로드(Offroad). 왠지 모르게 유럽 국가 같아서 인프라가 꽤 잘 되어 있을 것 같지만, 날 것 그대로가 많은 나라가 또 조지아입니다.


특히 주요 트레킹 코스 시작점까지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오프로드를 거쳐야 합니다.



조지아 여행을 하게 되면 꼭 경험해야 할 트레킹 코스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주타(Juta)와 트루소밸리(Truso Valley) 트레킹. 전자는 해발 5,700m 카즈베기 만년설 가까이 다가가는 여정이고, 후자는 끝없는 만년설로 둘러싸인 평원을 걷는 코스죠.


주타까지는 스테판츠민다에서 하루 숙박을 하고 택시를 불러 개별로 이동했고, 트루소밸리는 트빌리시에서 출발하는 프라이빗 투어 상품을 활용하여 전용 차량을 탑승하고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트루소밸리 이전까지 '조지아 사람들 운전은 엄청 거칠다'라고 정도 인지를 하고 마치 차량을 롤러코스터라 생각하고 탑승했는데, 오프로드에 들어서자 또 다른 세상이 펼쳐졌습니다.




새삼 포장도로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거친 오프로드. 도저히 오프로드 전용 차량이 아니면 들어올 수 없는 길에서의 거친 여정이 시작됐습니다.


여기에 그렇지 않아도 거칠었던 투어 차량 현지인 기사의 현란한 스킬까지 곁들여지니 내가 차에 탑승한 건지 배에 탑승한 건지 알 수 없을 정도까지 이르렀는데요.


조지아 오프로드 투어, 차량 내부


도로를 지나갈 때마다 바닥의 돌과 흙이 그대로 느껴지고 조금 높낮이가 있는 돌을 넘어갈 때면 머리를 툭하고 차량 천장에 부딪히는 건 기본이었죠.


그런데, 이렇게 꿀렁이는 트루소밸리 트레킹 시작점까지 향하는 차 안에서 가이드 Koba가 외쳤습니다.


This is Georgia Massage!


맞습니다, 정확했죠. 거친 오프로드와 거친 조지아 운전기사가 만나 컬래버레이션을 이뤄 극한의 마사지 기구를 탑승하는 것 같은 이것은 오직 조지아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조지아 마사지'였습니다.


처음에는 꼬리뼈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여기저기 쑤셨지만, Georgia Massage를 하고 있다고 인지하니 진짜 '퉁퉁 퉁퉁' 차량에 의한 자연 마사지를 받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지만, 만약 멀미가 있는 당신이라면 결코 견딜 수 없을 만큼 거친 운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의외로 이런 측면에서 난이도가 있는 여행지입니다.



여기에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제가 경험했던 나라 중에서 가장 운전을 거칠게 하는 곳이라는 점이죠. 인도, 중국, 카자흐스탄, 러시아 등 거칠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나라 웬만한 곳을 다 가봤지만, 조지아가 가장 거칠었습니다.


야생동물이 자주 출현하는 도로 상황과 급커브나 급경사가 많고 깜빡이를 잘 켜지 않는 운전 문화 때문에 그렇다고 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는 여행의 요소이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그들의 운전 문화가 싫은 게 아닌 당연한 걸로 받아들인 다음에는 별로 아무렇지 않게 차 안에서의 경험을 즐겼던 것 같습니다. 한국에 들어오니 제가 살고 있는 부산 사람들의 운전도 부드럽게 받아들여졌습니다.


오늘 알쓸신잡 조지아 여행 두 번째 시간에서는 조지아 운전 문화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제가 자동차 업계에 근무하다 보니 아무래도 차와 관련된 것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됐습니다. 앞으로 여러 가지 자동차와 관련된 조지아 문화를 알아볼 것을 약속하며, 오늘의 이야기 마치겠습니다:)

keyword
수,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