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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쟁이 Jan 03. 2023

구별

우리는 때로 삶을 이해하기 쉽고 편하게 하기 위해 구별을 사용합니다. 성별, 직책, 출신 등이 그렇습니다. 그런데 세상은 자꾸만 구별을 잣대로 두고 그 이상의 행위를 시도합니다. 그리고 구별과 그 이상의 행위, 그 간극에서 낙인과 차별이 태어납니다.



얼마 전 9시 뉴스를 통해 청소부 직원들이 법으로부터 보호받는 규정된 공간이 아닌, 화장실과 차가운 바닥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을 두 눈으로 보았습니다.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 현실 앞에 스스로 무력함을 느꼈습니다. 기업은 이러한 상황을 알지 못했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분들이 맡은 일은 청소일 뿐입니다. 여기까진 구별입니다. 그런데 청소부라는 직책이기 때문에 하대 받고 마땅히 제공받아야 할 휴식과 공간을 침해받습니다. 여기서부턴 낙인과 차별입니다. 그렇기에 명찰은 구별의 용도여야 할 뿐 차별과 낙인의 도구가 되어선 안됩니다.



구별의 의미를 다시 살펴보고, 나는 구별할 뿐이라는 그릇된 믿음 아래 스스로 차별과 낙인을 정당화하고 있진 않은지 생각하며 성별, 직책, 출신 등으로 나의 존재가 거부당하지 않고 존중이 당연한 세상이 오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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