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처음 만난 순간 (1)

이렇게 갑자기 찾아올 거라고는 진짜 몰랐어

by 스크류바

내가 30대로 입문하던 순간.

먼저 입문한 많은 선배님들의 조언이 가득했다.

특히, ‘앞자리가 2에서 3으로 바뀌는 순간 나의 영혼이 30%가 빠져나가면서 온몸이 아파 올 것이다.’

‘새로운 아픔의 청춘을 맛보게 될 것이다.’라는 띵언이었다.

아니, 그 당시에는 띵언이라고 생각하지도 못했다. 나는 절대 그러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자만했다.


대표와 직원 1명이었던 회사에서 많은 업무량에 항상 쫓기듯 일을 했던 나는 다른 30대들과는 다르게

우울감도 덜했고 몸이 아픈지도 모르게 움직였다.

이겨내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어느 날 그 회사에서 그만두는 순간이 다가왔다.

홀가분할 줄만 알았던 퇴사와 동시에 이상하게 온몸이 부서져가기 시작했다.

온 병원을 찾아다니며 나의 아픔을 고치기 위해 많은 돈과 시간을 썼다.

흔히 말하는 큰 병원까지 가서 내 병의 원인을 찾아내기 위해 온전히 집중했다.

그렇게 아파오던 시간이 벌써 한 달이나 지났다.

더 큰 세상에서 나를 찾기 위해 결심했던 순간이 정지된 절망의 순간으로 돌아오자 끝없는 우울감까지 찾아왔다.


그렇게 우울감과 속상함이 맞물려 몸이 더 아팠던 어느 날.

잠시 잊고 있었던 나의 소중한 생리. 해야만 하는 걸 하지 않고 있었다.

이상한 기운을 떨치지 못하고 집에 있던 임신테스트기에 손을 뻗었다.

단순하게 확인을 하고 싶었다. 편안한 마음을 위해서




아주 선명한 두줄이 보였다.


대조선 만큼이나 선명한 두줄

믿을 수 없어 두 눈을 계속 비비며 두줄이 맞는지 확인하고 또다시 집에 있는 모든 임신테스트기를 털어 그 자리에서 확인했다. 그래도 아주 아주 아주 선명한 두줄.

시간이 지날수록 더 선명해지는 두줄.

나는 너무 놀라 거실에서 출근 준비를 하고 있던 남편을 불러 확인하라고 보여줬다.

후다닥 달려온 남편도 고개를 갸우뚱했다.

피임하지 않은지 1년 반이 지났지만 제대로 된 적이 없었기 때문에 남편 또한 몸이 아파 잘못된 호르몬에 이게 반응한 거 아니냐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내왔다.


하필 이날은 나의 갑상선 검사 결과가 나오는 날이기도 했기 때문에 남편과 나는 오히려 아닐 거라는 확신 아닌 확신을 했고 갑상선 결과를 듣고 산부인과를 다녀오기로 했다.


그리고 갑상선 결과를 점심시간이 지난 1시에 전화로 듣게 되었다.

무증상 갑상선 저하증으로 몸의 컨디션에 따라 정상일 수도 그러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정리하자면 정상 범주에 있지만 그렇다고 갑상선 저하증을 가볍게 넘길 수 없으니 3개월 뒤에 추적검사를 진행해 보자는 판정을 듣자마자 지체 없이 산부인과로 향했다.


산부인과로 들어서자마자 심장이 쿵쾅쿵쾅.

내 귀까지 내 심장소리가 들리는 경험을 또 하게 될 줄이야.

면접, 첫 입사, 결혼식 등 많은 일을 겪어 봤다고 자부해왔지만 그 자부심이 한순간 겸손해지는 기분.


두근거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산부인과를 둘러보니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임신을 하는구나 하며 감탄하였다. 그렇게 들어간 지 10분 정도 지나자 내 이름이 불렸다.


의사 선생님께 임신 여부가 궁금해서 왔다고 했다.

“테스트기는 해보셨어요?”

“네, 오늘 아침에 두줄 확인하고 혹시나 해서 왔어요.”

“마지막 생리 시작일이 언제죠?”

“3월 18일입니다.”

“그럼 계산상 7주가 되었는데, 초음파 한번 보죠.”


이때 알았다. 전달 생리 시작일과 비교했을 때 벌써 40일 이상이나 지나 있었다는 것을!

하지만, 워낙 불규칙했던 생리 때문에 크게 의심하지도 않았다. 항상 같은 마음으로 언젠간 하겠지 했다.

배에 차가운 초음파 젤을 찌익 뿌리고 기계를 올렸다.

초음파를 확인 한 의사 선생님은 나에게 딱 한마디 했다.


“크기상 7주는 아닌 거 같고 보기에는 4주 정도 된 거 같아요. 2주 뒤에 봅시다. 잘 키워서 오세요~”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