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말에 내 마음은
우울함을 극복하는 제일 좋은 건? 너의 말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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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 17.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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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과 동시에 호르몬의 노예가 된 나는
조금만 슬퍼도 눈물이 또르르.
조금만 웃겨도 웃음이 빵빵.
그러다 다시 슬퍼지면 우울함이 우중충.
감정을 다스리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내 마음도 나인데 쉽게 제어하는 것이 어려워졌고 마음이 싱숭생숭해지는 게
내가
도대체 왜 이러나 싶었다.
그 전에는 산책이라도 나가 바깥공기를 맡고 나무도 하늘도 구경했지만 위드 코로나로 확진자의 증가되고 있는 위험한 상황에서 모든 가족들이 나를 집안에서만 있게 하였다.
그걸 바라기도 했다. 아무래도 나뿐만이 아니고 양가 집에서 첫 번째 아가라 더 소중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내 감정을 내가 점점 감당하기 힘든 순간이 다가와버렸다. 극복을 위해 예쁘고 반짝이는 걸 만들기도 했고 풀을 뭉쳐 만드는 액자 만들기도 했지만 그때뿐이었다.
예쁜거 만들어서 반짝이는 기분 만들기 대작전을 치룬 결과물
겉으로는 최대한 아무렇지 않고 기분 좋게 보내오려 했지만
나의 일기장은 눈물을 펑펑 흘리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 갑자기 내가 과연 얼마나 필요한 사람인가 라는 생각이 들어버리는 순간이 왔다.
임신 전에는 사회의 한 명으로써 살아 있음을 느꼈다면 물론 임신한 지금은 뱃속에서 꿈틀거리는 아가 덕분에 잠시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고 있었다.
아무리 느끼고 있다고 한들 하루 종일 앉거나 집안만 왔다 갔다 하면서 있는 것에 나 자신을 잃어버린 듯했다.
혼자 있는 집에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기도 했다.
그러다 임신 우울증 혹은 산후우울증이 있었다는 연예인의 일화를 텔레비전에서 듣고 남편에게 이렇게 말했다.
"여보, 나도 왜 인지 모르겠지만 산후 우울증 걸릴 거 같아."
남편은 오지도 않은 순간을 왜 걱정하냐고 질책하듯 말하길래 이 남자 왜 이리 무심한가 싶어서 순간 너 죽고 나 죽자 본능이 나와버려 우다다다다 따져버렸다.
"내가 요즘 얼마나 우울한 줄 아냐!!! 내가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거 같고 아무 존재도 아닌 거 같다고!!! 이렇게 모르다니!!!!"
사자후를 날려주긴 했지만 다시 생각해도 열 받는 순간이었다. 이 말을 들은 남편이 잠시 골똘히 생각하는 눈치였다.
"여보, 뱃속에 우리 아가 잘 키워 내고 있는데 무슨 아무 존재가 아니야~ 아주 잘하고 있는데 뭐~"
저 말을 듣는데 이상하게 눈물이 날 뻔했지만 마음이 사르르 녹아버렸다. 병 주고 약주나 싶었지만 다정한 말 한마디에 녹다니 나 이렇게 쉬운 여자였던가 싶었다.
텔레비전에서 결혼하는 장면을 보고 내가 했던 그 순간이 겹치면서 눈물을 또르르 흘리고 있는 나 자신이 왜 이리 주책였는지 모르겠다.
그런 걸 아는지 뱃속에 우리 아가가 태동을 하며 나를 위로해준다. '꼭 엄마 곁에 내가 있어요~ '해주는 거 같아서 내 눈물도 쏙! 내 마음도 행복으로 훅!
그래도 이 자리를 계기로 한마디만 하자면
우리 아가도 자기 자리에서 이렇게 잘하는데
남편~ 더 잘해라~ 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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