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의 끝이 코앞까지 다가왔다. 아마 이 글이 2025년의 마지막 글이 되지 않을까. 올해는 나를 돌보는 글쓰기보다 글을 생산해 내는 데에 몰두했다. 열심히 출판사에게 투고한 덕분인지 기획출판으로 책을 출간해 냈고, 결혼식 전날까지 생산한 내 글이 서점 매대에 올라가 있는 모습을 보면 성취감을 잔뜩 느꼈다. 더 나아가 내 전공을 살린 교육교재를 출간하고 싶다는 목표를 이뤄 열심히 두 번째 책의 원고 작업이기도 하다.
유난히 나는 혼자 있는 것을 두려워했다. 학창 시절부터 쉬는 시간 혼자 앉아 있으면 괜스레 외톨이가 된 것 같아 늘 친구들 곁으로 다가갔고, 성인이 되어서도 식당에서 혼밥 하는 데까지 꽤나 긴 시간이 걸렸던 것 같다.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생길 때면 텅 빈 공간이 싫어 근처 카페에 가 밤늦게나 되어서야 집에 들어갔고, 명절이 되면 곧장 고향으로 내려갔고, 연휴 마지막날 마지막 기차를 타고 올라왔으니 나는 누군가와 함께 있는 것에 안정감을 느꼈나 보다.
지금은 혼자가 아닌 둘이 되었다. 원룸에 혼자 살 때는 방문을 여는 게 소원이라고 할 정도로 넓은 집을 원했는데, 그때에 비하면 훨씬 넓어진 집에 혼자가 아닌 둘이서 살고 있으니 그보다 더 편안한 것이 있을까. (지금을 최대한 즐기겠다..ㅎㅎ) 주변 친구들로부터 '훨씬 편안해 보인다'는 말을 여러 차례 듣기도 했다. 몸과 마음이 편안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욕심'이라는 것에 해방되지는 못한 것 같다. 여전히 많은 일을 수행해 냈고, 수행하고 있지만 더 많은 경험을 해보고 싶달까.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이 여전히 늘 어색하고 무얼 해야만 할 것 같다는 생각에 가끔은 사로잡히기도 하고.
최근 몇 달간 주말에 풀 수업을 했었다. 바꿔 말하면 주말이 없는 삶을 살았었다. 누군가는 '벌 수 있을 때 많이 벌어라'라고 하고, 또 누군가는 '신혼을 즐겨야 하지 않겠냐'라고 말한다. 나 역시 선자를 택했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주말이 없는 삶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것들을 희생해야만 했다. 시간, 체력, 어쩌면 한 주를 일주일과 맞바꾼 것과 다름없을 정도의 스트레스 등등. 내 그릇에 맞지 않게 너무 많은 것을 채우려고 욕심을 부리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그렇게 다짐했다. 선택을 할 때는 눈앞에 보이는 것이 아닌 내 마음이 가는 곳으로 향하자고. 이제는 혼자 보내는 시간보다 함께 보내는 시간이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소중해졌다. 혼자가 아닌 둘이 되는 것은 혼자만의 욕심들을 점점 비워내고 둘의 추억을 그 공간에 열심히 담아야겠다고. 그렇다면 셋이 된다는 것은 어떤 감정일지 궁금하기도 하고.
2026년에는 욕심을 비워내는 것이 더 많이 채울 수 있는 것이라는 걸 경험하는 한 해가 되자고 다짐해 본다. 지금보다 훨씬 여유로워져도 괜찮다고, 그 시간이 나와 내 가족을 더 잘 돌볼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말해주면서 2025년의 마지막 글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