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디자인과 CSR, CSV

2020년 술자리에서의 논쟁

by 열반기업가

2020년 홍익대학교 공공디자인 전공 1기 졸업논문 최종 심사가 있던 날 당일이다.

처음 겪어보는 석사과정 최종 논문 심사를 위해 많은 학우들이 모였고 심사는 무사히 치러졌다.


한 학기 후 나에게 다가올 논문 심사이기에 모든 선배들의 논문 발표를 경청하였고

그중 공공디자인을 활용한 CSR 사업에 대한 연구 분석 논문이 눈길을 이끌었다.

논문의 주제는 공공디자인 관점의 문화중심 지역 활성화 CSR, CSV 분석 연구였다.


논문에서 말하는 CSR과 CSV는 다음과 같다.

CSR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은 기부나 자선 등의 관례적인 소극적 한계를 넘어 다양하고 새로운 대상과 범주로 확장되면서 보다 능동적이고 지속 가능한 가치를 위한 전략적인 사회적 책임 활동으로 진화해 왔다.



CSV

Porter and Kramer(2006)는 사회와 기업은 공유된 사회적 가치를 따라야 하고, 이러한 선택은 모든 이에게 이익을 주며, 기업의 지속가능성은 전략과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주장하였다. 이는 기존의 CSR 개념에서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의 원천이 각각 다르지 않다는 것이며, 두 가치는 연관성을 가지고 상호의존적 성격을 띤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그들은 이러한 연구를 보완하여, 기존의 CSR의 이념을 넘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기업의 성장을 함께 이룰 수 있는, 공유가치 창출 (CSV, Creating Shared Value)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였다(박흥수 외, 2014).


CSR의 발전된 형태가 CSV인 것이 맞을까?

CSR과 CSV는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보다는 두 개념의 기본적인 성격이 서로 다르고 CSR은 기업이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책임(responsibility)이며, CSV는 기업이 핵심역량에 기반하여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사업전략(business strategy)으로서 ‘책임’ 원칙과 그와 다른 ‘가치 창출‘이라는 유형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CSR과 CSV은 다른 개념이기는 하나 상호 배타적이기보다는 상호보완적인 의미가 크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가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진정성 있는 CSR 이행 시스템을 바탕으로 기업의 핵심역량과 자원을 이용하는 CSV 전략을 세워 나가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판단된다.

[오유경. "공공디자인 관점의 문화중심 지역 활성화 CSR, CSV 분석 연구." 국내 석사학위논문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2020. 서울]


논문에서는 CSR과 CSV 간의 차이점에 대해 정리되었지만 한 가지 논쟁점이 생겨버렸다.


그렇다면 현대자동차의 청춘 발산마을 프로젝트, 현대카드의 가파도 프로젝트, 송정역시장이나 나오시마섬 등

지역 재생과 연계한 이러한 사업들은 CSR인가 CSV 인가라는 논쟁


어찌 되었든 공유할 수 있는 가치를 창출하였으니 CSV다 라는 관점과

기존의 CSR 사업도 충분히 가치지향적이니 CSV로 구분 짓는 것이 무의미하다 라는 관점 등등...

많은 의견들이 술자리에서 오갔고 교수님 또한 그 논쟁에 참여해 분위기가 아주 떠들썩 해졌다.

그리고 한동안 술자리에서 CSR, CSV 얘기는 꺼내지 말라고도 했었으니.. 그때 열기는 다들 인상 깊었나 보다


CSR이든 CSV이든 뭐가 그리 중요하냐 이제 ESG경영으로 통합되는데!라고 누군가 말할 수 있겠지만

당시에는 ESG라는 개념이 크게 화두로 올라오지 않았었기도 하고

공공디자인에 진심인 사람들이 모여서 술 마시면 이런 것들이 아주 좋은 안줏거리가 되곤 한다.


2년이 지난 오늘 기업의 사회공헌사업, CSR, CSV, ESG 등등 비슷하지만 조금씩 다른 개념들을 정리하다가 문득 그때 했던 논쟁들이 생각나 잠시 추억에 젖어들었다.


지금의 나였으면 그 술자리에서 어떻게 말했을까 고민해보니

기업의 성장과 사회공헌을 같이 가져갔는가 라는 구분점은 그 경계가 너무 모호하기에

CSV라는 개념은 기업이 가진 특장점을 내세워 할 수 있는 사회공헌 활동을 지칭하는 것이 가장 구분점이 명확하지 않나라고 사람들을 설득하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현대자동차에서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이 청춘 발산 프로젝트였나? 그건 아닐 것이다.

현대자동차는 자동차를 제일 잘 만들고 잘 알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업은 자동차와 관련된 사회공헌사업이 아니기에 CSR 사업으로 보는 게 맞으며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와 방향성이 맞는 사회공헌사업을 한다면 CSV 사업이다.라는 것이 내 결론.


이제는 CSR과 CSV이 아닌 기업의 ESG 경영이 너무나도 큰 이슈로 자리매김하였지만

그 안에는 아직도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과 가치를 추구하는 행동들이 살아있기에

나도 언젠가 그 안에서 내가 가진 것들로 가치지향적인 무언갈 해보리라 다짐해보면서 오늘 추억팔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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