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 앞에서 버벅거리며 발표 연습을 수십번 하고 스크립트를 타입캐스트에 집어넣어 예상시간을 체크하는등 살면서 한번도 안해본 아주 진지한 발표연습을 발표당일까지 계속 했습니다.
발표당일이 되어 처가집에서 멀지않은 전남창조경제혁신센터로 걸어서 터벅터벅 가며 마인드컨트롤을 열심히 해봤지만 긴장되는건 어쩔수가 없더라구요.
앞순서 발표자도 긴장되는지 계속 물을마시며 서계시다가 호출을 받고 발표평가장으로 들어가는데 괜히 제가 더 떨렸네요.
발표구성은 간단하게 내용은 충실히
앞 사람의 발표와 질의가 다 끝나고 제차례가 되어 바들거리며 들어가 설명을 듣고 발표를 진행하였습니다.
와이프가 지적했던 말이 너무 빠르다는걸 인식하고 최대한 아나운서처럼 발표해보자! 라고 생각하고 발표를 진행했지만 심사위원장으로 보이시는분이 바로 한마디 하시더라구요.
발표가 빨라서 이해하는데 조금 힘들었다고...오마이갓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긴장해서 말이 빨라졌나봅니다..하하.."
추진배경을 간략하게 설명하고 어떻게 제품을 만들것인지, 시장은 어떻게 형성되어있는지, 시장의 초도진입방안은 어떻게 구상했는지 등 사업의 추진을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곁들여 설명을 해야한다고 판단하여 내용을 조금 타이트하게 넣었습니다. 덕분에 약 17분정도의 발표가 진행된것으로 예상하고있습니다.
발표 이후 질문들은 날카롭기도 하였지만 당연히 생각해야하는 부분들을 질문해주셨습니다.
기존의 재료를 대체하여 A라는 재료를 사용하는데 가격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A라는 재료를 사용하기때문에 제품의 퀄리티를 높이기위해 다른 B, C 라는 재료를 혼입하면 ,
그것이 친환경적이라고 볼 수 있는지, 소성가공을 한 A라는 재료는 물성변화가 있지 않은지 등
다행히도(?) 예상범위 내에서 나올 수 있는 질문들이 나왔다고는 생각하고 있지만..
당시의 저는 정신이 나가있었기 때문에 쉽게 대답할수 있는것들도 조금 버벅거리며 답하기도 하고 불안요소들이 있었던거 같습니다.
나 이렇게 이 사업에 진심이야
마지막에 질문이 다 끝나고 이대로 나가면 떨어지는게 아닐까 싶었어요.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더 보충설명 하고 가겠다고 양해를 구한 후 정신줄을 부여잡고 심사위원이 우려하는 부분을 한번더 짚어서 해결가능하다는 설명을 하고 나왔습니다.
심사위원분들은 저를 이제 20분 정도 보신분들이니까
내 사업에 대한 확신, 추진력, 열정을 알지 못할거라고 생각하고 질렀던것같습니다.
발표를 마치고 나와서는 '그때 이렇게 대답했어야했는데..' 라고 계속 중얼중얼거리며 넋이 나가있었습니다.
그때 답변을 제대로 못해서 떨어지는게 아닐까.. 혹은 심사위원의 질문에 수용 후 답변을 하려고했는데 내가 무작정 설득하려고 하지 않았나? 정신없이 지나갔던 그 시간을 계속 곱씹었었습니다.
약 일주일정도가 지났을 시점에 와이프와 아기랑 순천만정원에서 놀던 중 선정여부를 메일로 보냈다는 문자를 받고 떨리는 손을 부여잡으며 메일을 확인한 결과 선정예정 통보를 받은것을 확인했습니다!
귀하는 ㅇㅇ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진행한 선정평가에 통과하여 예비창업패키지 사업 선정예정임을 안내드립니다.
약 10일 정도가 지나 최종선정확인서를 받을수있었고 5천만원의 지원금을 지원받게 되었습니다.
원하는 금액을 모두 받지는 못했지만 2천만원부터 8천만원까지의 범위가 있을것으로 예상하여 각 지원금에 맞는 사업계획을 구상해놓았기에 5천만원이라는 지원금은 꽤나 충분한것같습니다.
협약식과 40시간의 교육이수 등 자잘하게 해야할일들이 많아지고있지만 부지런히 12월까지 사업을 추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