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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4.5일 근무제 준비물

미래를 준비하는 퇴직자

by 이쁜이 아빠

나는 오래전부터 직장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왔다.
특히 은행 근무 시절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예전에는 봄이면 등산, 가을이면 단체 여행, 그리고 연말이면 송년회가 당연했다.
지점의 직원 10여 명이 함께 모여 삼겹살집에서 떠들썩하게 웃고, 노래방에서 목이 터져라 노래 부르던 그 시절.
그 하루의 매출만으로도 인근 식당, 기사님, 술집이 한 달의 월세를 비용을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우리 직장이 곧 동네 경제의 심장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미투 운동 이후 상하관계 회식은 불편함과 리스크가 되어 사라졌다.
직장인들은 퇴근 후 각자의 집으로 곧장 향하고, 송년회조차 부서별 소규모 식사로 대체된다.


그 결과, 한때 활기가 넘쳤던 동네 상권은 하나둘씩 폐업을 맞이하고 있다.
거리에 불 꺼진 간판만 늘어가는 것을 볼 때마다 가슴이 시리다.

"언론과 방송에서는 경기침제로 소상공인 무너진다"

라고 방송을 한다.

정말, 우리나라가 경기침제인가?

혹시 어떤 이유로 직장인들과 소비자들의 생활소비 습관이 변경된 것은 아닌가?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최근 정부가 주 4.5일 근무제를 본격 시행하겠다고 나섰다.
겉으로만 보면 멋진 정책처럼 보인다.
‘워라밸’이 실현되고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진다니 얼마나 좋은가.

하지만 나는 걱정이 앞선다.
이미 회식 문화가 사라져 숨이 가쁜 동네 자영업자들이
금요일 오후의 손님마저 잃게 되면 어떻게 될까?


점심 장사가 끊기고, 저녁 술자리가 사라지면
자영업자의 몰락은 눈에 보이는 수순이다.
한국처럼 소상공인 비중이 높은 나라에서 이 변화는 곧 지역 경제의 붕괴를 의미한다.

여기서 한 가지 역설적인 생각이 든다.
이 정책을 가장 강하게 밀어붙이는 세력이 바로 노조라는 사실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싸우고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그들의 미래를 들여다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한국의 직장인 상당수는 퇴직 후 자영업자가 된다.
퇴직 후 카페 사장이 되고, 치킨집 사장이 된다.

지금 거리에서 피켓을 들고 시위하는 그 손으로
10년 뒤에는 떡볶이집 국자를 휘두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지금 그들이 외치는 근로시간 단축과 임금 인상은
미래의 자신을 벼랑 끝으로 몰아붙이는 칼날이 될 수 있다.
임금 인상은 결국 인건비와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근로시간 단축은 손님의 발길을 끊어놓는다.
결국 그들은 미래의 자신을 무너뜨리고 있는 셈이다.

나는 그들이 이 단순한 진실을 깨닫기를 바란다.
우리가 오늘 싸우는 대상은 사실 미래의 나 자신일지도 모른다.
오늘은 직장에서 “사장 욕”을 하지만,
내일은 내가 사장이 되어 경기 침체를 한탄하게 될지도 모른다.

노조가 진정한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고 싶다면
단기적인 이익만이 아니라 경제 생태계의 연결성을 봐야 한다.
지금의 작은 승리가 훗날 자신과 가족을 옥죄는 패배가 되지 않도록 말이다.

퇴직 후 나는 골목길을 걸으며 문을 닫은 가게들을 본다.
그리고 그 간판 속에
한때 나와 함께 일했던 직원들의 얼굴이 스쳐간다.

“노조는 지금 노동자이지만,
언젠가 그들 대부분은 소상공인이 된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단 한 줄이다.
“당신이 오늘 세운 그 깃발이, 내일 당신 가게의 폐업 전단지가 되지 않기를.”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가 퇴직 이후 소상공인이 아닌 진정한 퇴직자가 되기 위해서는 당신의 퇴직금과 퇴직연금을 지혜롭게 잘 관리하여 아름다운 퇴직과 노후를 맞이하시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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