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리 홀츠 지음/강도은 옮김
책을 읽고 나서 한참 지나면 대부분 내용을 잊어먹기 때문에 언제부턴가 책을 읽고 간단한 나만의 감상을 적어 놓곤 한다. 이 글은 공식적인 서평이 아니라 책을 읽고 나서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옮겨 놓은 것이니 혹 이 책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독자분들이 우연히 이 글을 읽으신다면 감히 네까짓게-하며 노여워하시지 말고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 정도로 이해해 주셨음 한다. 과거 모 출판사에다 노르웨이 숲 읽고 너무 실망해서 시큰둥한 한 줄 감상 올려놨다가 하루키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무식하다고 엄청 두드려 맞아 겁나서 미리 미리 말씀드린다. 베스트셀러라는 자본주의 광고전략? 아님 광고전략에 춤춘 입소문? 으로 유독 한국 독자들만 몰아서 하루키 밥 먹여주는 것도 그렇고 하루키 책 재미도 없지만 이젠 사지도 읽지도 않는다. 글써서 먹고사는 게 누군가에는 혹은 누구에게나? 잘 모르겠다. 제일 이상적이고 좋은 거지만 어쩌다보니 하루키는 그냥 자본주의 책 장사꾼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리고 솔직히 일본 문학 별로 안 좋아하고 아무리 베스트셀러라 하더라도 내 취향이 아니면 책값도 독서로 공들인 시간도 아까워 엉엉 우는 똥고집 소유자다.
어쨌든 책 표지에 나온 정보에 의하면 저자 게리 홀츠는 1950년생으로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했고 졸업 후에는 우주항공에 관한 일을 하며 많은 기술적 사업적 성과를 이뤄 냈다고 한다. 원제 그대로의 번역은 원주민 치유의 비밀 정도가 될 것 같은데 한국어 번역 제목이 너무 멋을 부렸다는 생각이 든다. 호주 원주민 상담 치료를 받고 책의 끝에 가서 저자가 자기 삶을 가로막은 게 자기 자신이었다고 말하는 데 그 문장을 그대로 가져다 제목으로 부친 것 같다. 아마존에 있는 영문 제목은 별로 끌리지 않았는데 한국어 제목이 너무 근사해서 결국 한국어 번역본을 사서 읽었다. 논리와 수학적 사고에 익숙하고 과학으로 증명된 사실만을 믿으며 살던 잘 나가던 저자가 어느 날 근육 경화증이라는 불치병에 걸려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시한부 진단을 받는다. 지푸라기라도 잡아보자는 심정으로 호주 원주민 치료사를 찾아가면서 자기 내면과 만나게 되고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받았던 상처를 치유하면서 경화증이 호전된다는 이야기다. 이젠 한국도 마찬가지 일 것 같은데 왜 미국에는 유독 저 잘대라고 한 부모님의 잔소리조차 정신적 학대였다고 징징대는 사람이 많은지 모르겠다. 아무튼 결국 호주 원주민의 신 ‘빅 가이’인 하나님을 받아들이고 인생의 유일한 의미는 사랑과 용서라는(사실 조금 식상했음. ☹) 믿음과 함께 미국에 돌아와서 면역학 박사학위를 따고 원주민 치료사가 된다.
출판사 서평만 보고 저자가 기적적으로 불치병인 다발성경화증을 완치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과는 거리가 좀 있는 것 같다. 의사가 선고한 2년보다는 오래 살았지만 저자는 결국 경화증이 악화되 2007년 5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기독교적 하나님이든 한국의 무속적 동자신이든 또 혹은 부처님의 자비든 절대적 신의 힘으로 기적적으로 죽을병을 고쳤다는 이야기엔 조금 두드러기 나는 스타일인지라 좀 삐딱하게 읽었을 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호주 원주민 치료사가 물리적 요법은 전혀 없이 오로지 썰(?)로만 치료를 하는 과정이 내 입장에서는 사실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좀 지루한 설교 같기도 했다. 하지만 내면의 상처를 솔직하게 드러내고 이야기하면서 마음의 평화를 얻고 새로운 삶의 전환점을 얻게 되는 과정은 심리학적 측면에서 그렇게 비 과학적이라고 말할 수만은 없을 것 같았다. 실제로 우리가 살다 보면 이 세상 모든 고통과 근원적인 비극은 내 마음이 만들어 내는 것이고 그걸 어떻게 잘 관리하냐 여부에 따라 인생의 행불행이 결정된다고 믿는 내 개똥철학과 일맥 상통하는 면에서는 공감이 갔다. 한국의 전통적 불교나 무속신앙에서도 호주의 빅 가이와 같은 선순환적인 우주의 절대적 에너지 혹은 영의 개념이 있다고 한다. 올바른 명상을 통해 느낄 수 있다고 하는데 나도 언젠가는 명상을 통해 그런 경지에 도달해보고 싶다. 지금은 유럽이나 미국 같은 서구 사회에서도 명상의 필요성을 잘 이해하고 있지만 그때만 해도 명상은 서구에서 다소 생소한 개념이었기에 때문에 아마존 선전이 사실이라면 그런 이유 때문에 이 책이 히트를 친 것 같다. 아마존이나 마소 혹은 테슬라 애플 등등.. 거대 서구 자본주의 회사의 번지르르한 사탕발림에 시큰둥한 청개구리 형이기도 하다. 어쨌거나 그렇게 특별할 것 없는 동양적 아니 한국 사상적 마음 명상 치유 안내서라는 느낌이 들었다. 좀 엉뚱한 생각 같지만 저자는 호주 원주민처럼 식사로 날 굼벵이를 먹는 걸 특별한 치료과정으로 인식하는데 70년대 어린 시절 논에 가서 메뚜기 잡아 뽁아먹고 번데기 사 먹으며 자란 나에게는 날것만 아니라면 굼벵이 식사도 그리 특이할 게 없다는 생각을 했다. 너무했나?
어쨌든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고 스트레스의 근본적인 원인은 사건 자체보다도 나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인간관계와 그 사건에 대한 내 개인적인 감정이 만들어 내는 것이니까 내가 어쩔 수 없는 외부사항에 너무 스트레스받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명상을 통해서든 운동을 통해서든 겜을 통해서든 아님 같은 돈이면 호주 원주민치료사 말고 차라리 우리 고유 무속 무당님 찾아가 부적하나 써달라고 떼쓰던지. 각자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통해서 너무 아프기 전에 미리미리 마음을 챙기고 보듬어 브런치 작가님들 모두모두 건강하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