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의 꿈 재혼 (4회)

아픈 사랑

by 마미

도망치듯 시작된 홀로서기의 힘은 귀염둥이였다. 숨 가쁜 하루살이에 허덕이는 삶에 웃어주고 안겨주었던 아이들, 작은 침대에 셋이서 잠이 들면 좁은 줄도 모르고 부스스 눈을 뜨며 셋이라 행복했던 아이들, 아이들은 내 치맛자락을 붙들며 자랐다.

너무 예쁘고 귀한 아이들에게 난 딸은 귀염이라 불렀고 아들은 둥이.

귀염둥이라 부르며 절박한 홀로서기의 내 사랑을 담았었다.

오부지게 살아내려던 젊은 엄마와 귀염둥이..

귀염둥이는 젊은 날의 전부였었다.


바람이 실어다 준 그와, 넷이 된 우리의 일상은 그가 세 번의 알약을 복용하는 시간처럼 같았으며 생활의 불편함도, 어색했던 일상도, 어느새 루틴처럼 3년이 지나가고 있었다.


그를 만나기 전, 힘들면 마구 퍼부어도 남편처럼 들어주고, 때로는 눈을 깜박이며 웃어주는 친구처럼, 가엾게 울고 있는 아기처럼 ,

나의 둥지 같았던 예쁜 딸, 귀염이는 그런 딸이었다.

그런 귀염이는

결혼을 한다며 남자친구를 소개했다.

귀염은 부유하고 잘 난 사람보다 소박하고 정겨운 사람이 좋다며 우리에게 고백했다.

귀염 남자 친구는 말수도 없고 어쩌다 입을 가리고 웃는 모습은 영락없이 욕심도 허세도 없는 따뜻하고 우직스러움이 느껴지는 순진한 시골 총각 같았다.

게다가 간간이 보이는 치아는 앞니가 벌어져 나에 기분을 씁쓸하게 했다.

나처럼 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는지

귀염이 충분히 더 좋은 사람을 만났으면 하는 생각에... 나는 예쁜 귀염을 울려 철없는 엄마가 되고 말았다.

안절부절 귀염 결혼은 예정된 인연이었는지 귀염은 두레박을 타고 하늘로 오른 선녀처럼 나에게서 점점 멀어져 길고 눈부시게 반짝이는 하얀 면사포를 썼다.

손안에 보석을 놓친 듯 허기진 내 마음이 둥둥 떠다녔다.

지난날 귀염에게 난 아픈 사랑을 주는 엄마였고

귀염은 나에게 아픈 사랑을 남겨주었다.

귀염이 남긴 아픈 사랑은 집안 구석구석에 웅크리고 있었다.

늘 일에 바빠 뜨끈한 공깃밥 한 그릇도 먹이지 못한 우리의 밟힌 흑백시간들이 아픈 사랑으로 고통이 되었다.

나는 석고대죄라도 하고픈 못난 어미의 미안함으로 얼룩졌다.

그렇게 그와 나 그리고 둥이, 다시 셋이 되었다.

작고 귀여운 외모에 속 깊은 귀염은 남편에게 대나무 숲이었다.

귀염은 녹녹지 않는 남편과 나사이를 이어주는 오작교였다

남편은 대나무숲이 허물어져 길을 잃은 사람 같았다.

귀염이 머문 자리에 남편은 젖먹이 아가를 빼앗긴 아빠의 손처럼 나약하게 텅 비어 바닥을 쳤다.


일 년이 지나 손녀가 태어났다.

귀염은 너무 행복해 보였다.

귀염이네 가족은 따뜻한 양지의 볕처럼 병들은 병아리 고개를 들게 했다. 우리를 살아나게 했다.

사위는 든든했고 우직한 공무원으로 성실했다. 귀염에게 사랑을 주는 나무처럼 일렁이는 사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식사를 마치고 가는 귀염 뒷모습은 내 심장 안에서 아픈 사랑으로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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