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치유일지

DAY.5

by 조한새

후회큼 우리를 따라다니는 감정이 있을까 싶다.


나를 봐도 주변 사람들을 봐도

일상의 거의 모든 부분에서 후회를 한다.


"저 인간이랑 결혼하는 게 아니었는데..."

격렬한 부부싸움 끝에

"하고 싶었던 일을 선택할걸..."

이미 선택한 진로 앞에서

"내가 조금만 더 잘해줬더라면..."

떠나간 연인 뒤에서

언제 어디서나 후회라는 감정을 느끼는 것이다.


물론 후회는 부정적 감정 중 하나이지만

부정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합리적 정서행동치료(REBT)의 창시자인

앨버트 엘리스(A. Ellis, 미국의 심리학자) 역시

부정적 감을 이로운(건강한) 부정적 감정과

해로운(건강하지 않은) 부정적 감정으로 구분하였다.

진화으로도 우리는 우리의 생존에 위협이 될 행동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후회라는 이로운 부정적 감정을

느끼기 시작했을 것이다.


다만

어차피 되돌릴 수도 없는 거를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는 경험으로 삼는 대신

후회를 자책으로 변질시키는

심리적 어려움이 나를 찾아오게 된다.


이미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붙잡지 말고 흘려보내자.

뒤만 돌아보며 살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니까.


민법의 비진의 의사표시(민법 제107조)라는 개념과 관련된 판례에서

'표의자가 의사표시의 내용을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것을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 의사표시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

(대판 2000. 4. 25, 99다 34475).'라고 했듯이

그때의 나는 그때에 있어 최선의 선택을 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