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4
태어난 것도 내 선택이 아니었는데
하루하루 반복되는 삶이 고통스럽기만 하다.
요즘 주변을 둘러보면
많은 사람이 현실의 고통에 지쳐
삶의 의미를 찾으려고 애쓰는 것 같다.
청소년기에 자신의 정체감을 형성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했던 '내가 왜 사는 거지?'라는 질문을
힘든 현실을 억지로 버티고 있는 자신을
납득시킬 만한 이유를 찾기 위해
다시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살아야 하는 이유를 가진 사람은
어떤 방식의 고통도 견뎌낼 수 있다."라는
니체의 말이 모든 사람에게 옳은 말일까?
살아야 하는 이유,
달리 말하면 삶의 의미라는 게 존재하기는 할까?
(*'살아야 하는 이유'와 '삶의 의미'는
비슷해 보이지만 철학적으로 다른 개념이다.
하지만 현실의 고통에 지쳐 많은 사람이 찾으려고 애쓰는 삶의 의미는 사실 살아야 하는 이유에
가까워 보이기에 이 글에서는 구분하지 않고 쓴다.)
문득 내다본 창 밖에 날아다니는 새가
과연 자신의 삶에 의미를 느껴서
열심히 날아다니는 걸까?
포식자에게 잡아먹힐 운명으로 태어난 피식자가
과연 자신의 삶에 의미를 느껴서
하루하루 살아남으려고 애쓰는 걸까?
어쩌면 높은 지능을 가진 인간으로 태어난 잘못이 아닐까 싶다.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해 우울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나 자신을 보면 말이다.
다 같이 허무주의에 빠지자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냥 태어났으니까 산다는
친구의 무심한 말이 옳을 수도 있다.
철학과 종교
그리고 진정한 사색의 가치를 배제하고
오직 '나의 치유'만을 고려한다면
생각이 많을수록 인생은 불행해진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본래 인생에 절대적인 의미라는 것은 없다.
나의 존재를 타당화해 줄 가치를,
아니 사실은
고통인 삶을 억지로 버텨야만 하는 것을
합리화해 줄 설명을 찾으려고 무던히 애쓰는 것이
나의 의지의 개입 없이 우연히 이 세상에 태어난 존재로서의 숙명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나의 치유를 위해서 먼저 찾아야 할 것은
내가 살아야만 하는 당위적 이유가 되어 줄
삶의 의미라는 거창한 무언가가 아니라
내가 하루하루 버틸 수 있게 해 줄
소소한 행복이 될 무언가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