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치유일지

DAY.3

by 조한새

"타인은 지옥이다."

실존주의 철학자

장폴 사르트르(Jean-Paul Sartre)의 말이

가슴 시리게 와닿는다.


내가 원했던 만큼 애정을 주지 않으셨던 부모님,

그토록 믿었는데 나를 배신한 친구,

나에게 상실의 아픔을 안겨 준 전연인,

직장에서 자꾸 내 자존감을 깎아먹는 상사 등

내 모든 상처

그리고 지금 내가 이렇게 힘든 이유가

모두 타인에게서 비롯된 것만 같다.


하지만 다른 사람만 아니었으면

나에게 상처도, 지금의 고통도 없었을까?

타인은 지옥이니까

타인이라는 존재 없이 나 홀로 살아야 하는 걸까?


사실 사르트르는 타인이 고통을 주는 존재이므로

타인과 관계하지 말라는 뜻으로

"타인은 지옥이다."라는 말을 남긴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인간은 혼자서는 존재할 수 없다고도 하였다.


실존주의 철학에 따르면

인간은 궁극적으로 혼자이지만,

동시에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혼자서만 살 수는 없다.


나의 모든 욕구를 나 혼자 충족시킬 수는 없으며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타인이라는 존재만이 제공할 수 있는 사회적 지지가

정서 조절 등 심리적 안녕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


다만 타인이 나에게 지옥이 아니라

사회적 지지 자원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오스트리아 철학자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의

"지옥은 나의 내부에 있다."라는 말 또한

명심해야 할 것이다.


기대가 클수록 실망도 큰 법이다.

나와 같이 불완전한 인간일 뿐인 타인에 대한

의존에 달할 정도의 엄청난 기대는

나에게 크나큰 실망만 남길 수 있다.

이러한 실망감은 자책이 되고

결국 우울이 된다.


타인 또한 신이 아니다.

타인은 결코 나의 구원자가 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