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2
아마 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자신의 행복을 바랄 것이다.
그런데
나는 행복하고 싶었던 걸까,
내가 행복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던 걸까?
두 생각 중 어느 것이 옳은지 판단하는 데
책 <쇼펜하우어 아포리즘>의 부제이기도 한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이
중요한 통찰을 제공해 준다.
인간을 포함한 지구상 모든 생물의 삶은
생존을 위한 투쟁이다.
다시 말해, 삶은 원래 고통이다.
꼭 쇼펜하우어의 비관주의 철학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나는 행복해야만 한다.'라는 생각을
정당화하는 근거보다는
그 당위적인 생각에 반박할 수 있는 근거가
더 많지 않을까?
합리적 정서행동치료(REBT)를 창시한,
미국의 심리학자 앨버트 엘리스(A. Ellis) 또한
우리가 당위(must, should)와
바람(wish, want)을 구분하지 못할 때
자기 파괴적인 감정들이 유발된다고 하였다.
행복해지고 싶었던 나는
어쩌면 이미 행복했는지도 모른다,
원래 고통인 삶을 하루하루 살아내게 해 준
출근하며 보는 웹툰,
퇴근 후 시원한 맥주 한 잔,
주말에 운동하며 흘리는 땀 등
소소한 행복들을 느끼며.
내가 행복해야만 한다고 생각하고 나서
오히려 더 불행해졌다.
나는 행복해야만 하는데
왜 행복하지가 않냐고 초조함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내가 이미 가진 것을 소중히 여기는 대신
남이 가진 것을 부러워하고
내가 이미 나의 행복에 대해 찾은 답 대신
남이 그들의 행복에 대해 내린 답을 맹목적으로 좇고
그러다가
누구도 늘 행복하기만 한 삶을 사는 것은 아닌데도
다들 행복한데 나만 불행하다며
스스로 불행해졌던 것이다.
나 자신에게 물어본다,
행복해야만 했던 나는
얼마나 행복해졌냐고,
이것이 진정 내가 바라던 행복이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