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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스카 Nov 20. 2018

나의 25살

파랗게 멍든 시간들.4

시간은 멈추질 않는다. 나이를 한살, 한살 먹을수록 더욱 가속화 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1주일이 하루같아지는 나날이 반복되는 중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의 20대의 절반은 이렇게 끝나는구나. 많이 아프고 힘들었지. 많이 울었지. 많이 웃었지. 나의 25살은, 나의 20대의 상반기는 뜨겁게 사랑도 해보고, 친구들과 바보같은 짓 하며 많이 웃기도 하고, 차갑게 식은 날들도 보내왔구나.

내 청춘이라는 것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지나고 보니 이 모든 것들이 청춘이었구나 싶어지더라. 많이 부딛히고 많이 넘어지고, 매일매일이 좌절의 연속이었다. 웃는 날도 있었지만 괜찮을까 싶었던 날들이 더욱 많은 것 같다. 후배 한명이 글을 보내줬다. ‘좋은때다.’ 라는 것은 우리가 지나온 것들, 지나온 고민들. 그땐 이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다 줄지 몰랐으니까 수 없이 반복하게 되는 걱정이었다는 것. 지나고 나서 같은 고민을 하는 친구를 보았을 때, 그 날의 찬란하던 어린 날을 생각하며 ‘좋은때다.’라고 생각하게 된다는 것.

그렇게 생각하면 지금의 나도 ‘좋은 때’라는 것을 살고 있는 것일텐데, 왜 이리 확신이 서지 않는걸까. 외로운 나날들. 포기하게 되는 것이 하나, 둘 늘어가지만 어찌 되었든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애쓰고 있는걸. 넘어지면 일어서면 되는 것인데, 넘어져 있는 내가 너무 아프다. 내가 뒤쳐지고 있다는 생각에, 나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나의 목표는 저 끝에 있는데 지금 나는 너무 초라해 보인다는 고민들이 앞선다.

누군가 나에게 말해주었으면 좋겠다. 너는 잘 하고 있다고. 조금 늦을 수 있는 거라고. 그래서인지 내가 지나온 ‘좋은 때’를 살아가는 동생들에게 이런 이야길 더욱 하는 것 같다. 사실은 내가 필요한 말인데. 매일 매일이 선물 같던 10대 시절, 지금 생각하면 그때도 비슷했던 것 같다. 20살에는 25살 동기형이 나이가 많고 어른스러워 보였지만 25살에 도달한 나는 또 다시 30살이 된 형이 어른스러워 보이고, 정작 나는 어른이 되지 못한 기분이 들곤 한다.

나이가 깊어갈수록 외로움도 늘고, 생각이 깊어갈수록 걱정이 깊어지는게 어른이 되기싫었다. 다들 겪는거라고, 그렇게 크는거라는 말에 위로가 느껴졌나. 글쎄. 나는 힘든게 당연하다 말하면 ‘그래서 지금은 어떻게 해야하지.’, ‘그냥 울어야 하는건가.’ 하는 생각뿐이었다. 팽이는 제자리에서 돌다가 쓰러질 뿐인데. 나 또한 휘청거리는데. 아프기 싫어 방어하다보면 누군가가 떠날거고, 그렇게 어른이 되면 누가 내 곁에 있을까.

이런 감정의 굴곡이 깊어졌을 즘, 길거리위에 사람도, 추억도 많지만 정작 내껀 없는 기분이 들었다. 이해한다는 말, 처음엔 다 그렇다는 말. 그러면 나는 지금 그냥 웃어야 해? 도저히 모르겠다. 아픈건 너무 싫다. 조금 편할수도 있지 않을까. 그건 안되는걸까. 버릇처럼 슬퍼지는 나날이다. 그냥 울고싶은 나인걸.

그럼에도 버틴다. 언젠가는 잘될거야, 하며 버티다보면 그 향기가 나를 둘러싸겠지. 충분히 나는 잘 할 수 있겠지. 이 생각 하나로 나는 어른이 되고자 한다. 정작 어른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되어보고자 한다. 친구, 가족 생각하며 나는 혼자가 아니라며 위로한다. 그날의 내가 찬란했다 느낀다면 지금의 나도 찬란하다 느낄 날이 오겠지. 그건 내가 찬란하기 때문이겠지. 또 하루하루 견디며 내일을 보고, 나도 잘 모르는 내 자신에게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도록 믿음을 가지는 것. 지금 당장 내가 해야 하는 일은 이 믿음을 가지는 것인듯 해. 그렇게 또 다시 내가 지나온 길을 전하고 전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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