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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스카 Nov 26. 2018

대단치도 않은 것들을 사랑하려 하는 당신께

파랗게 멍든 시간들.11

오늘은 격할 수 있는 표현들로 글을 시작하려 한다. 가끔씩 인간관계에서 역한것들이 찾아올 때가 있다. 나에게서든, 공인에게서든, 누구에게서든 종종 헛구역질을 할만한 행동들을 볼 때가 있다. 제일 싫어하는 것. 필요성에 의한 관계. 굳이 내가 만들려 하지도 않았고 자연스럽게 이어진 관계가 알고보니 목적성을 두고 있을 때. 그럴 때 물어보고싶다. ‘내가 절실하냐?’

그들을 친구라고 생각 했던 내가 부끄럽지 않다. 난 당당히 친구로써 대했었고 그만한 사랑을 주었으니. 이런 내가 자랑스럽다. 아마 이해 못하겠지. 이해해주길 바라지도 않는다. 어차피 그들은 얕고 넓은 관계속에서 외로움을 피할 수 없을 테니까. 편한 시간에 같이 맥주 한잔 하며 자기 얘기 할 수 있는 그런 친구들을 가지기가 정말 힘들다는걸 아니까. 물론 속단하는거 맞다. 하지만 그들에 관한 주변 얘기들이 나와 별 다르지 않다는 걸 들었을 때 내가 속단 하는게 틀린 답은 아닌거 같다.

외로워 하는 걸 보고싶긴 하지만 보고싶지 않다. 왜인지 알려나. 그들 속에서 ‘내 친구’ ‘내 정성’같은 것들이 보이긴 하니까. 어쨌든 쓸데없는 정인거 알지만, 어쩔 수 없는거 맞잖아. 난 그런 놈인데. 뭐 빌려달라하거나 알려달라 했을 때 순순히 빌려줄 수 있고 알려줄 수 있다. 나한테 일말의 친구라는 정이 남아 있으니까. 그러니까 이런 얘기도 하는거겠지.

사용되는걸 알면서도 난 사용하려 하지 않는다. 분명 기회가 오고 충분히 할 수 있지만 그런 기회가 와도 하지 않았다. 나 스스로한테 당당해야 하거든. 난 내가 우선이거든. 이타심도 이기심이거든. 어쨌든 안하다 보니까 그냥 못하는거 같다. 그냥 그렇게 인정해야지. 그래야 내가 편해.

삶을 살면서도 같은걸 보는데 다른걸 느끼고 다른 결말이 찾아온다. 같은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목표가 같은 경우가 있기도 하고. 그래서 그런지 같이 시작했던 그들도 조금 안보면 변해있는걸 경험하길 한두번이 아니니 더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그건 나도 마찬가지고. 영상하겠다던 놈이 어느덧 글을 쓰고 있으니까 달리 할말은 없다.

그런데 보았을 때 나는 내 삶에 대한 소신속에 살고 있고, 나만의 개똥철학도 분명 존재한다. 분명 나도 실수하고 잃어보고 또 배우길 반복한다. 그럼에도 매번 발전 없는 이들을 보면 잘 모르겠다. 이건 내가 별나고 그들이 평범한건가. 도무지 알 수 없는 되풀이다.

나는 그들에게 항상 필요하다 말한다. 그들 또한 필요하다 말한다. 그런데 왜 매번 필요하다는 말에서 끝나는거야. 그러니 남겨지는 사람은 상처만 가득히 차오를 뿐. 반복하다 보니 마음이 서서히 마비되어가는 내가 있다. 그저 아픈 후에 아물어가며 드는 생각은 나에게 진심 하나라도 있었다면 그렇게 사람에게 칼을 들이미는 말들을 하진 않았을거라는 쓴웃음 섞인 말들만 허공속에 부서져간다. 뒤에서 비춰지는 웃음이 새어들려오기 전까지, 그 웃음의 의미가 내게 너무 가벼워 붕 떠버리기 전까지 나는 무거웠다. 아직도 마찬가지니까 나는 이런 감정들을 쏟아 붓고 있는걸꺼야 아마.

가끔 보고싶다. 많이 보고싶다. 그럼에도 만남 속에는 내가 사랑했던 당신이 없어서 혼자 있기를 선택한다. 많이 억누르고 살고 있지만 누군가 건드려 준다면 터져버릴 것 같다. 그 선을 건드려 주길 바라면서 나도 해소하고 싶지만 그걸 바라는 내가 또 이상한 놈이라고 자조하는 시간을 보내는건 지친다.

이 생을 다 같이 경험하고 있기도 하고, 언젠가 끝이 찾아오겠지. 그런데 내 삶이 마지막이라도 그들을 보고싶진 않아. 내게 진심을 주지 못해 상처 줄바엔 차라리 찾아오지마. 하지만 찾아오면 일단은 환영 해줄 생각이다. 만나서 반가워.

-이 글은 지정되지 않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작성된 글입니다. 그간의 인간 관계에 대해 힘들어 하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일종의 편지입니다. 저 또한 힘들어 했던 시절들이 있었기에, 그 날들이 생각나는 밤이기에 부족한 문장들을 끄적여 보았습니다. 이 말을 하고싶었던 사람들에게 ‘대신 소리질러줬다.’라고 이해해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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