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숙제도 없고, 보낼 학원도 없다. 단지 일주일 단위로 캠프만 있다. 학기 중 했던 대부분의 방과 후 활동이 캠프과정으로 바뀐다. 보통 오전에는 해당활동들을 하고, 오후에는 부모 퇴근시간까지 돌봐준다.
7월 한 달은 종일 유튜브를 봐도 게임을 해도 뭐라고 하지 않았다. 그리고 8월에는 공부할 거리를 조금 줬을 뿐, 나머지 시간은 상관하지 않았다. 자기가 하고 싶을 걸 마음대로 해 보는 시간도 필요할 것 같았다.
해가 좋다.
초여름에는 조금 습하더니, 지금은 건조한 날씨로 돌아왔다. 30도가 넘어도 그늘에 있으면 괜찮다.
아이들 운동화를 깨끗하게 빨아, 강한 햇볕 아래 놓아두니 뽀얗게 말라간다. 딸아이 머리는 긴 단발로 단정하게 잘라주고, 아들의 곱슬머리는 이발기로 정리해 주려고 충전시켜 놓았다. 그러나 아들은 건들지도 못하게 한다. 결국 지고 만다.
오늘은 꽃을 사러 마트에 가야 한다. 새 학기 전날, 마트에는 많은 꽃들을 판다. 몇 년 전에는 한 송이였는데, 요즘은 제법 다발이 커졌다. 학생들은나름 예쁘고 멋지게 차려입고, 꽃을 들고 학교에 간다. 그리고 선생님께 꽃을 드린다.
몇 종류의 노트와 파란색 펜도 사놓았고, 미술용품과 운동용품들은 몇 가지만 갖추면 될 것 같다. 책커버는 많이 있으니 안 사도 될 것 같다.
노트마다 번호가 있다. 줄이 있는 노트, 없는 노트, 줄 간격이 넓은 노트, 크기가 작거나 큰 노트 등, 필요한 경우에는, 선생님이 노트 번호를 알려준다. 이곳에서는 연필을 거의 쓰지 않는다. 대부분 펜으로 쓰고, 펜 뒤에 달린 지우개 같은 거로 지우고 다시 덧쓴다. 일본 PILOT 펜을 많이 쓴다. 그리고 검은색이 아닌 파란색이 기본색이다.
교과서는 보통 6,7번 정도 물려 쓴다. 그러다 보니 교과서에는 필기하면 안 된다. 뒷면에 이름과 해당하는 연도를 쓰고, 책의 재사용률을 표시해 둔다. 책커버를 씌워서 사용하고, 손상되거나 분실하면 학기말에 변상한다.
담임선생님은 1학년부터 4학년 때까지 그리고 5학년부터 9학년까지 두 번 바뀐다. 1학년부터 9학년까지 반 친구들도 거의 바뀌지 않는다. 고등학교도 학교에 따라, 4년 내지 5년 동안 담임선생님과 반 친구들은 동일하다. 물론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다. 하지만, 사회에 나오면 대부분 같은 사람들과 오래 생활을 해야 하니, 학교 때부터 맞지 않는 친구들과도 상생하는 법을 배우는 측면에서는 괜찮은 것 같다.
초등 4학년 때까지는 등, 하교 픽업을 해야 했지만, 이제 아침에만 바래다주면 오후에는 알아서 온다. 피아노나 운동 등, 방과 후 다른 활동들은 여전히데려다주고, 기다렸다 데리고 와야 한다.
개학을 한다니, 아이들은 싫어한다. 나는 이제 해방되었다고 해야 하나? 그냥 이 시간도 저 시간도 계속 흘러가니, 내 시간을 살면 될 것 같다. 아이들은 자유시간이 많아서인지, 자신의 방에서 깊숙이 땅을 파고 들어갔다. 때가 되면 더 높은 곳에서 툭툭 털고 나오기를, 기다리게된다.
올해는 아이들모두 한 단계 올라간다. 좋은 선생님을 만나고, 깊은 우정을 맺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공부를 잘해주면, 정말, 훨씬 더예쁠 것 같다.미리 옷을 다림질해 놓고, 아이들에게 일찍 자라고 해야겠다."얘들아, 이제 학교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