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ane Anne
Mar 11. 2023
봄,
봄 사냥을 떠납니다.
겨우내 눈이 오고, 얼어있던 땅속에서 뿜뿜 물들이 샘솟습니다.
한 아이가 놀이터에서 플라스틱 양동이를 들고 나옵니다. 모래를 가득 채워서요.
그러고선 숲으로 가는 길에 모래 씨앗을 뿌립니다.
진흙 위에 조금, 지난 낙엽 위에 조금.
도랑물 속을 들여다보다 또 조금,
친구들 손에도 한 움큼 내어줍니다.
그 위로 비가 내립니다.
아직은 차가운 비지만, 곧 따뜻해지겠지요.
그때에는 아마도 모래 씨앗에서 꽃들이 피어날 것만 같습니다.
도랑으로 첨벙첨벙 뛰어들어 갑니다.
고여있던 물을 훠이훠이 저어, 겨울잠들을 깨웁니다.
숲으로 겁 없이 성큼성큼 내딛는 그들의 발자국이, 바로 봄입니다.
그러다 그만,
천둥소리에 아이들은 줄행랑을 쳐버리고,
심심해진 도랑과 숲에는 봄들이 꿈틀꿈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