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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o May 23. 2022

하루 2km 러닝, 나도 할 수 있겠는데?

이 지난한 하루하루 속에
삶의 변곡점이 되어 줄
놀라운 순간들이 숨어 있다는 생각을 하면
조금 달리 보이기도 한다.
-
아무튼 달리기, 김상민

오전 9시 아침 풍경


자아성장 큐레이션 플랫폼 '밑미' 눈여겨보고 있다가 이번  처음  번째 리추얼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나의 하루  매일 실천하고 싶은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운동' 필수로 있었으면 했다. 그래서 지금 나의 일상을 지탱해주는 '브런치 글쓰기, 사진 찍기' 다음으로 달리기를 하나 추가한 것이다. '달리기는 그냥 혼자 하면 되지? 굳이 리추얼 프로그램까지 신청해?'라고 물으신다면, '저는 그래야만 했어요'라고 말할  있겠다. 누군가에게는 언제 어디서나 운동화만 신고 나가서 달리면 되는 쉬운 운동일지도 모르겠지만 의지박약인 나에게는 아니다. 혼자 달리는 , 헬스장에서 혼자 운동하는 것이 나에게는 지속하기 가장 힘든 운동의 형태(?)이기에 함께하는 힘을 빌려야 했다.


오랜 시간 수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달리기의 장점을 익히 들어왔다. 예를 들면, '달리기를 하고 건강해졌어요, 달리기를 하고 살을 뺐어요, 달리기를 하면서 하루의 스트레스를 풀었어요, 달릴 때의 몰입감에 희열을 느껴요' 등등 수많은 타인들의 달리기 후기를 종종 접해왔다. 그런데 사실 내가 직접 실천하기 전까지는 공감할 수 없는 부분이었고, 짐작만 해볼 뿐이었다. 그래서 나도 내 두 발로 직접 달리며 그 기분을 함께 느껴보고 싶었다. 러닝을 잘하는 친구와 함께 한강을 뛰어보고 싶기도 하고, 크루에 들어가 쉬지 않아도 달리기도 해보고 싶고, 꿈꿔 본 적도 없는 마라톤도 나가보고 싶으니까. 그래서 '도대체 달리기가 왜 이렇게 재미가 없는데, 왜 사람들은 좋아할까?' '달리기를 꾸준히 해보고 싶은데 어떻게 시작하면 될까?' 등등 여러 가지 생각을 하다가 일단 모르겠고, 달리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틈으로 일단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에 '하루 2km 달리기'에 신청을 했다.


5월 23일부터 앞으로 5주간 매일 2km를 달리면 된다. 일주일에 12km. 자기의 페이스에 맞게 뛰면 되는 것이다. 숫자로 보면 얼마 안 되는 거리일 테지만 2년 전 PT를 한 이후로 제대로(?)된 운동을 하는 건 오랜만인 데다가, 지금이 아마 인생 최고의 몸무게를 찍고 있고 있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라 나에게 쉽지 않은 도전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런데 당연한 거 아닌가. 움직이지 않고 먹었으니 건강이 나빠지는 건 당연한 결과였다. 그래서 빠르게 인정했다. 나의 게으름과 그간의 나태함을. 그리고 다짐했다. 2년 전  8kg 뺐던 나의 의지와 열정을 다시 되살려보자고, 그렇게 땀 흘려 움직여 나의 몸을 다시 건강하게 만들어보겠다고.


리추얼에 신청을 하면 먼저 리추얼 메이커인 마케터 장인성 님, 그리고 그 옆에서 멤버들의 활동을 돕는 리추얼 치어리더 님들과의 줌 모임을 하게 된다. 함께 모여서 자기소개와 함께 '어떤 마음으로 이것을 시작하게 되었고, 목적은 무엇인지'공유하며 첫인사를 하게 된다. 그리고 밴드를 통해 서로 달리기를 인증하고 댓글과 이모티콘으로 열렬한(?) 응원을 보내면 하루의 리추얼 활동이 완성된다.


그리고 오늘 아침, 대망의(?)  러닝이었다.  앞에 나가면 언덕과 같은 푸른 산이 보이는 트랙이 이라서 거기로 택했다. 9시쯤 올라가니 어르신 3 정도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그야말로 편히 누릴  있는 공간이었다. 몸을 스트레칭하고, 물을  모금 마시고, 나이키 러닝 앱을 켜고 달리기 시작했다. 처음  바퀴를 돌면서 ',  바퀴도 힘들다고?'싶었다.  바퀴를 뛰면 300미터 정도 달리는 것이니 2km .. 최소.. 6-7바퀴인 건가..? 하면서 순간 흠칫했지만 일단 해보자는 마음으로 달렸다.  번도 쉬지 않고 달리기에는 무리였다. 첫술에 배부를  없기에 1km 정도까지는 조금 빠른 속도로 뛰다가 나머지 1km 뛰다가 느린 걸음으로 걷다가 빠르게 걷다가 다시 뛰다가를 반복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2km 완주하고 싶었고, 끝내 '2km 목적을 달성했습니다'하는 알림 소리를 들을  있었다.


생각보다 미친 듯이 숨이 차는 정도는 아니었다. 에너지를 적당히 아꼈다. 처음이니까,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달리지 않았고 '오늘은 워밍업이야!' 하는 마음으로 가볍게 뛰었다. 그런데 첫날 인증사진을 올리고 함께하는 러너들의 응원을 보니 ' 내일도 뛰어야겠는데?'싶은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누군가의 응원과 격려를 떠나, 아침에 일어나 러닝을 했다는 ,  몸을 움직였다는 것에 대한 성취감과 뿌듯함이 따라왔다. 그리고  기분을 계속해서 느끼고 싶어졌다.


이번에 나의 목표는 많이 뛰고 멀리 뛰는 것보다 하루 중 나와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먼저다. 그래서 함께 목표를 정하자는 것에 '일단 운동화를 신고 집 밖을 나간다!'가 나의 목표이기도 하다. 침대에 누워, 책상에 앉아 시간을 보내기 이전에 아침을 깨우는 러닝으로 산뜻하게 시작하니 괜스레 기분이 좋은데, 이 기분을 계속해서 느끼고 싶다. 비가 와도 눈이 와도 일단 나간다! 를 목적으로 한 달을 함께 잘 달리고 싶다. 그래서 2km 정도는 쉬지 않고 달릴 수 있을 만큼 체력이 늘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5주간의 변화를 지켜볼 일이다. 첫날에 기록을 해놔야 고비가 올 때, 내 마음이 나를 자꾸만 '누워있어', '앉아있어', '그냥 쉬어'라고 말할 때 또 좋은 동력이 되겠지! '너 할 수 있어! 지지마!'라고 일으키면서 말이다.


아침에 운동을 하고, 밥과 좋아하는 커피를 마시고 글을 쓰니 12시가 되었다. 이제 나의 하루가 시작된다.  


5월 23일(월) 첫번째 러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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