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밑미 리추얼을 시작으로 하루 2km 달리기를 시작했다. 생각해보니 뛰고 걷는 데 걸린 시간은 한 20분, 25분 정도 된 것 같았다. 그래서 몸에 무슨 운동의 효과가 있는 건가 싶었다. 분명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웬걸. 열심히 뛰고 집에 와 씻고 나니 피곤이 몰려오는 거 아닌가. 아침 10시에 이런 피곤함이라고? 나의 체력에 정말 실망(?)스러웠지만 사실 당연한 일이었다. 평소에 이렇게 달려본 적이 없는데 몸도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겠지 뭐!
정신을 차리기 위해 친구가 보내준 좋아하는 TRVR 드립백으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커피를 한잔 마시고 1일 차 러닝 후기의 글을 쓰려고 하는데 커피로도 막을 수 없는 하품이 쩌-억 쩌-억, 눈물이 그렁그렁 고였다. '아 왜 이렇게 피곤하지?'를 반복 또 반복. 하지만 오전 10시부터 낮잠도 아니고 아침잠을 다시 잘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그래서 어제 봐 두었던 관심 있는 기업에 제출할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위해 집 앞 카페로 갔다. 낮잠? 아침잠의 유혹이 나를 자꾸 침대에 다시 눕고 싶게 했지만 규칙적인 생활에 운동을 꼭 넣으려고 시작한 건데 운동 후 낮잠 루틴이 세트로 습관이 될 것 같았다. 그래서 부디 하루만 잘 넘기자는 마음으로 몰려오는 잠을 꾹 참고 밖으로 나갔다.
그렇게 나가서 노션 페이지에 이력서 및 포트폴리오 작업을 한창 하고 2-3시간이 흘렀나, 오래 쓰던 휴대폰을 잠시 바꾸러 들렸다 집으로 돌아오는 시각은 오후 6시. 아직까지 대낮이라 에너지가 남아있어야 할 시간인데 늦은 밤 11시의 컨디션처럼 몸이 천근만근이었다. 특히 나의 체중을 견디느라 고생한 발목과 허리, 오랜만에 활기차게 흔든 팔의 움직임을 감당한(?)목 옆과 뒤쪽의 근육이 당기고 뻐근함이 느껴졌다. 이것은 분명 운동이 되었기 때문에 느껴지는 통증이라 생각했다. 뛰기 전에는 고작 2km를 달리는 행위가 온 온몸을 구석구석 고통스럽게 만들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다. 그러니까, 짧은 거리를 달리는 것이라고 무시할 일이 아닌 것이다. 짧은 거리더라도 막상 해보면 나의 하루를 이렇게나 쥐락펴락할 만큼의 효과를 지니고 있으니 말이다. 2Km가 뭐가 운동이 될까라고 가벼이 여겼던 지난날의 나를 반성할 뿐이다.
그렇게 하루 종일 '피곤해, 아이고 몸이야'를 외치다 잠이 들고일어난 오늘 아침의 나는 일어나자마자 오늘의 달리기를 위해 다시 몸을 풀어야 했다. 그래서 어제 부랴부랴 시켜 새벽 배송으로 도착한 90cm 폼롤러에 몸을 싣고(?) 온몸을 뱅뱅 굴리고 글렸다. 허리와 다리와 목 뒤쪽을 대고 굴려주며 스트레칭을 하는데 '으아악, 으아악!!!!! 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뭉친 근육이 풀어지며 너무나 고통스러워 식은땀이 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엄청나게 개운하기도 했다.
오늘은 오전에 끝내야 할 일이 있어 오후에 뛰러 나갈 예정이다. 이번 주만 잘 적응하면 이 고통에서 조금씩 벗어날 수 있겠지만 키로수가 늘어날수록 그 고통은 또 더해지겠지만? 그만큼 내 몸은 더 건강해질 테니까, 괜찮다. 그냥 나는 오늘만 생각하고 뛸 뿐이다. 내일은 내일에게 맡기기로.
달리기에 관한 모든 것을 써보겠다고 이렇게 후유증까지 쓴다. 첫날 뛰고 참 요란스럽다. 오늘도 어제와 같이 뒤뚱뒤뚱 달리기가 될 테지만, 그래도 뛰기만 하면 돼! 오늘도 나와의 약속을 지키고 어떤 경험을 하게 될지 궁금하다. 어제 쓰다만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마무리하고 달리러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