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출근길을 나설때 웃음기가 없는 것은 둘째치고, 영혼이 나가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때가 종종 있다. 재미있게 살고 싶다는, 비장하게 살고 싶지 않다는 말과는 달리 늘 조급하고, 빠르게 해결책을 내려고 하는 내 마음이 늘 나를 다그치고,그러니 모든 것에 비장할 수 밖에.
새로운 모험을 시작한 후, 이전에는 잘 알지 못하는 낯선 나를 발견하기도 하고, 내 마음처럼 되지 않는 많은 것들로 인해 달리기도 전에 지쳐버린 느낌이 들어서인지. 이게 아닌가 싶어 멈추고 싶다가도, 쉽게 포기하는 사람이라 생각할까 사표를 냅다 던져버리지도 못하고 매일매일 '과연 이게 내가 원하는 모습이었나?'를 물으며 아침을 시작하니 그 발걸음이 얼마나 무거울까.
그런데 얼마전 답답한 마음에 다시 꺼내 읽은 책에서 만난 구절을 마주하고는 모든 것에는 시간이 걸리고, 나를 알아가는 일에도, 무엇인가에 익숙해지는 것에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에 끄덕끄덕.
무수히 많은 만남과 상황들을 거쳐가며 형성된 복잡하고도 복잡한 나라는 사람을 알아가는 일에도 충분한 시간이 필요한 일인데, 새로운 환경에 나를 던져봄으로써 거의 말 한마디 하지 않고 일만 하는 환경이 내게 무척이나 답답하게느껴질 때, '아, 나는 이런 환경을 힘들어하는구나'하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무엇인가 시도해봄으로써 알게 된 것이 있으니 또 의미있는 일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서른이 넘은 후 종종 만나는 친구들에게서 회사는 자아실현하는 곳이 아니라는 자조섞인 말을 들을때마다, 그런 것 같다고 끄덕이다가도 하루에 절반 이상을 머무는 곳에서 그런 마음 없이 일을 하는게 가능한 일일까? 싶으면서도 그럼 더더욱 이게 맞나? 싶어 또 머리가 복잡한 아침.
이럴때는 그냥 심플하고 단순하고 가볍게, '해보고 아님 말고!'하는 강단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내 인생인데, 나의 선택에 도데체 누구의 허락이 필요한거야. 다그치지 말고, 재촉하지 말자. 나를 데리고 살아야 하는 건 그 누구가 아니라 나야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