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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o Dec 03. 2022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믿음

2022년 월드컵, 16강전 대한민국 vs 포르투 

16강 전, 손흥민&황희찬 역전골 만들어내는 장면


오늘 새벽에 펼쳐진 16강전. 이길 확률 10%도 되지 않았던 그 가능성을 뚫고 만들어낸 16강 진출. 어제의 경기는 2022년 12월 3일, 서른둘을 보내는 지금의 나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겨주었다.

전반 5분에 골을 실점하고 난 이후, '아... 역시 이번이 마지막이구나'라고 생각했다. 강국이기도 했고, 승리 확률이 너무 낮아서 '어쩌면 마지막 경기이겠다'하는 마음이 더 컸다. 어느 영상에서 포르투갈을 2점 차로 이길 확률이 9%라는 걸 보고서는, 그 가능성을 뚫을 수 있을까 의심을 먼저 했던 것도 사실이고. '아주 작은 희망과 가능성',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마음'을 외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번 게임을 이기는 게 정말 쉽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제의 경기는 보란 듯이 승리했고 12년 만의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루어냈다. 새벽이라 소리를 마음껏 지르지 못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엄청 큰 함성을 외치고 있었다. 그리고 찰나의 순간, 그들이 잘 해낼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응원하기보다 '이번 게임이 마지막이겠다'라고 결론을 내어버린 것이 정말 미안했다. 믿음과 의심 사이를 수십 번, 아니 수백 번을 왔다 갔다 했던 어제의 경기. 선수들의 마음은 어땠을까 감히 상생해본다. 그들도 과연 스스로를 의심했을까? 의심했다면 이렇게 포기하지 않는 집념으로 끝까지 좋은 결과를 이루어내지 못했겠지. 의심했더라도, 그 마음의 크기보다 자기 자신을 믿는 믿음과 함께 하는 팀원들과 4년 넘게 쌓아온 그 시간에 기대었기 때문에 '9%'의 확률을 뚫고 '100%'의 가능성을 이루어낼 수 있었겠지. 


늘 기적을 만들어 내는 대한민국 축구. 어제의 경기는 '적당히'타협하고, '대충'살아가려고 하는 나의 늘어진 마음을 다잡을 수 있게 해 주었고, '목표와 꿈', '포기하지 않는 마음'과 '피와 땀, 눈물'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었다. 노력하지 않고 얻어지는 것은 없고, 쌓아온 실력 없이 거저 주어 어지는 것은 없으며, 준비되었다고 해도 운이 따라주지 않을 때도 있을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게 마지막이 아니며 그다음의 기회는 또 찾아온다는 것. 수 많은 변수들 속 단 하나 지킬 수 있고, 지켜야만 하는 것은 '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한 믿음과 포기하지 않는 집념'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마도 이 경기는 내가 무엇인가를 '포기'하려고 할 때마다 내 마음을 붙들게 해 줄 것 같다. 


삶을 참 흐리멍텅하게 살았던 것 같은 한 해를 정리하고 새로운 한 해를 기다리며. 지나간 시간에 대한 후회보다는 다가올 날들을 다시 긍정으로 만들어가면서 내 삶에 애정을 가지고 살아야겠다고 다짐한다.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가고 싶고, 그렇게 살거다. 내가 나의 자랑이 되고, 누군가의 자랑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살아야지. 아. 대한민국 국뽕 차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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