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혜 May 31. 2022

결혼과 이혼 사이.

남편에게 이혼을 말하다.

결혼한지 1년 3개월.

나는 이혼을 고민 중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남편에게 부부로서의 연을 마무리하자고 말한 상태이고 남편의 최종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


나는 살면서 많은 도전과 실패를 겪었다.

그 사이에서 내 스스로와 참 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가장 현명한 선택을 하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내가 결혼을 실패하게 될 것이라곤, 그리고 이혼을 남편에게 말할 것이라곤 단 한번도 상상하지 못했다. 물론 누가 결혼할 때 이혼을 생각하면서 하겠냐만은.


이 짧은 결혼 생활에 마침표를 결정한 이유는 시댁이다.

남편이 자라온 가정환경을 1년 3개월동안 경험하면서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한계를 온몸으로 깨달았다.


9년의 직장생활을 하면서 무시와 차별, 성희롱과 가스라이팅, 감정쓰레이통 역할, 16시간의 살인적인 근무 등 겪지 않아도 될 많은 일들을 겪었고 공황 초기 증상까지 오면서도 난 내 인생계획에 맞춰 퇴사시기를 선택 해왔다.

날 괴롭히는 사람 때문에 내 인생계획과 커리어를 변경하고 싶지 않았고, 공황이 오는 그 순간까지도 묵묵히 미련할 정도로 끈질기게 살아왔다.


그런 내가, 나와 남편의 문제가 아닌 제3자, 시댁때문에 이혼을 결정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놀랍고 슬프다. 여전히 신혼 향기가 짙은, 내가 가장 사랑하고 서로가 서로의 베스트프렌드인 남편과 헤어짐을 결정하다니.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여전히 서로를 절실하게 필요로하고 사랑한다.


그래.

사실은 결혼 전에도, 그와 결혼을 해서는 안될 것 같다는 시그널이 많았다. 그 시그널을 무시한 나의 죄 값을 이제서야 치루는 것일까.


자기 연민보단 긍정을, 문제 상황에 굴복하기 보단 해결을 하면서 살아온 내가 이러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와 앞으로의 이야기. 그리고 이 외에 삶을 살아오면서 공유하고 싶은 여러가지 고찰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 공간이 나와 여러분께 위로와 하나의 빛이 되는 공간이 되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