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따지고 보면 평균이 제일 어렵다
몸은 정직하다. 노력한 만큼 결과가 쌓인다.
얼마 전 담당 트레이너가 적정체중과 하루필요열량을 산출하는 링크를 보내줬다. 여자의 경우 ‘표준체중(kg) = 키(m)의 제곱 X 21’, 남자의 경우는 ‘표준체중(kg) = 키(m)의 제곱 X 22’라고 한다. 얼른 내 키를 대입해 봤다. 1.56 X 1.56 X 21 = 51.1kg이다. 내 바디 프로필 목표체중이 50kg이니 얼추 비슷한 수준이다(트레이너는 48kg까지 감량하라고 했지만, 이건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약 한 달간 식단과 운동을 병행한 현재 시점의 몸무게는 54kg. 고작 1kg 빠지는 데 그쳤다. 실망스러운 결과다. 바디 프로필을 6월 중순 촬영하기로 했으니, 이제 남은 기간은 두 달. 현재와 같은 감량 속도라면 표준체중까지 가기에도 빠듯한 시간이다. 나는 과연 목표체중에 도달할 수 있을까? 조금 자신이 없어진다.
사실 나는 제대로 된 다이어트를 해본 적이 없다. 경험해본 적이 없으니 노하우도 없다. 그래도 20~30대에는 활동량도 많고 소화력도 좋아 배 부를 때 숟가락을 내려놓는 것만으로 48kg 전후 몸무게를 유지했다. 게다가 임신 중에도 10kg 정도 몸무게가 늘어났을 뿐 출산 후에는 다시 50kg 전후 몸무게를 유지했다. 제 몸무게로 돌아오기까지 1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지만, 운동이나 식단 조절 같은 노력은 전혀 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축복받았던 시기다.
하지만 40대에 접어들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흔히 말하는 나잇살이 찌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식탐까지 늘었다. 가뜩이나 40대가 되면 대사량이 떨어지고 호르몬의 변화로 근육량이 감소해 체중이 느는 게 일반적이라는데, 운동하곤 담을 쌓은 데다 먹는 양마저 늘었으니 체중이 느는 건 어찌 보면 당연했다. 그렇게 몸무게가 52~53kg까지 증가했다. 특히 복부 비만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바지 위로 툭 튀어나온 뱃살 때문에 거울만 보면 한숨이 나올 정도였다. 바지 사이즈 역시 26에서 28, 29로 계속 늘어났다.
그래도 운동은 하지 않았다. 일이 많아지고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식욕이 저하돼 몸무게가 저절로 줄어드는 체질을 믿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프리랜서로 전환하면서 요가를 시작했다. 10여 년 프리랜서 생활을 하다가 갑자기 일거리가 끊겨 불안한 마음에 들어갔던 회사였는데, 업무도 과중하고 직급에 대한 부담도 너무 커서 버티기 힘들었던 탓이다. 1년 반 만에 완전히 번아웃된 상태에서 그만두고 나니 몸과 마음에 힐링이 필요했다. 다행히 요가는 기대했던 역할을 충분히 해줬다. 규칙적인 운동 습관도 길러줬다.
하지만 다이어트 효과는 별로 없었다. 그냥 현상 유지에 도움을 주는 정도였다. 다만 눈에 보이는 효과는 없어도, 뭔가 운동을 하고 있다는 만족감만큼은 확실히 안겨줬다.
50대를 눈앞에 둔 지금, 40대 초반과 비교하면 거의 2배, 3배 이상의 운동을 하고 있건만 체중 감량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거의 4년간 PT 수업을 받으며 겨우겨우 줄인 몸무게가 3kg인데, 바디 프로필 촬영을 결심하고 한 달 만에 1kg를 감량했으니 긍정적인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게다가 일요일엔 5km 마라톤, 월요일엔 10km가량의 제주 올레길 순례가 예정돼 있다. 5월엔 5km 마라톤에 4번이나 참가할 계획이다. 어쩌면 체중 감량에도 가속도가 붙을지 모른다.
현재까지 경험한 바에 따르면 다이어트에는 지름길이 없다.
오직 절제와 꾸준함만이 있을 뿐. 폭발하는 식욕을 참아내며 꾸준히 운동에 매진하는 것, 지금 필요한 건 이 두 가지임에 분명하다. 그렇게 계속해 나가다 보면 두 달 후에는 목표체중에 도달해 있을 지도 모른다. 몸은 언제나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가감 없이 보여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