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적 자기 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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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같다'는 건 일종의 판타지입니다. 사람은 한결같을 수가 없어요. 이렇게 감정이 조금도 쉬지 않고 널을 뛰는데, 어떻게 매양 한결같을 수가 있겠습니까. 그저 감정의 기복을 조금이라도 줄여보려 노력할 뿐이지요.
마찬가지로 사람의 얼굴도 한결같을 수가 없습니다. 가끔은 '나 정도면 괜찮지 않나? 오늘은 특히 더 괜찮네'라고 중얼거리며 뻐기다가도, 가끔은 '와, 얼굴 부은 거 봐. 왜 이렇게 못 생겼지?'라고 자문하며 땅굴을 파기도 합니다. 얼굴 상태도 감정 상태에 따라 널을 뛰는 거죠. 이렇게 자기 인식은 매일 수시로 변합니다. 때로는 좋은 쪽으로, 또 때로는 나쁜 쪽으로.
그런데 오늘 아침, 일어나 거울을 보니 유독 제 얼굴이 못 생겨 보이네요. 왜 그럴까, 유심히 들여다봤습니다. 일단 얼굴이 팅팅 부었고, 눈 밑도 까맣습니다. 다크 서클이 거의 판다 수준이에요. 그래서일까요? 눈가와 뺨 근처의 기미와 잡티도 더 크고 진하게 보이네요. 그동안은 귀찮아서 내버려 뒀는데, 아무래도 피부과에 가서 레이저 시술을 받아야 할 모양입니다. 남들이 동안이라고 부러워하는 걸 100% 믿어선 안 되는 거였는데... 뭐, 어쩌겠습니까. 이제라도 심각성을 인지하고 얼굴에 돈을 처발라주는(?) 수밖에요. 다리만 나으면 바로 피부과 예약을 하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그리고 감정 연습도 좀 해볼 생각입니다. 자기 인식이 긍정적인 방향(나, 오늘 좀 예쁜데?)으로 흘러가려면, 감정도 긍정적이어야 할 테니까요.
아, 그리고 이건 앞에서 얘기한 것과는 전혀 상관없는 좀 생뚱맞은 얘긴데요, 요즘 돈에 대한 인식이 좀 달라졌습니다. 그동안은 '일할 때 돈에 너무 연연하지 말자'가 기조였는데, 지금은 '돈 준 만큼 일하자'로 바뀌었달까요? 얼마 전 시작한 일이 생각보다 돈이 적어서 실망하다가 마음을 이렇게 고쳐 먹었거든요.
받은 돈만큼 일하는 게 진정한 프로다!
앞으론 명실상부 진정한 프로로 거듭날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