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여유에 대한 고찰

직장에서 마음의 여유를 만드는 작은 실천법

by 담연 이주원

여유의 사전적 의미는 ‘성급하게 굴지 않고 사리 판단을 너그럽게 하는 마음의 상태’라고 한다. 우리 내 일상생활에서 ‘여유’라는 키워드는 동경의 대상이면서 우리가 꿈꾸는 이상향의 필수조건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외친다.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돈의 여유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만 해도 도파민이 생성되고 기분이 좋아진다. 그렇다면 시간의 여유, 돈의 여유가 있다면 정말 삶이 여유로워질까? 이 질문에 답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시간과 돈은 영혼이 없는 껍데기일 뿐이고 온전한 삶의 여유를 가져다 주지는 못한다. 시간과 돈이 여유롭다는 규정은 세상을 바라보는 내 마음이 결정한다. 그래서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삶의 여유를 영위할 수 있다.


마음의 여유는 시간과 돈이 생기면 따라오는 1+1 상품이 아니다. 시간과 돈이 지속적이고 온전한 삶의 여유를 가져다주기 위해서는 시간과 돈의 여유를 찾아다니는 노력보다 마음의 여유를 가지는 습관을 훈련하는 것이 삶의 여유를 누릴 수 있는 현명한 방법이다.


마음의 여유를 갖는 마음가짐과 습관은 안타깝게도 실천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법정스님이 말씀하신 무소유의 여유를 갖자. 느리게 사는 지혜를 가져야 삶의 여유를 가질 수 있다. 감사하는 마음을 갖자. 사소한 일에 걱정하지 말고 잊어버리자. 욕심을 버리고 자신의 그릇에 맞는 목표와 기대를 하자. 느긋하고 편안한 마음을 갖는 습관을 가지자. 일상생활에서 자신을 뒤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자. 이런 좋은 해결책을 우리는 실천해보고자 다짐해도 바쁘게 돌아가는 직장생활에서 포기하기 일쑤다.


회사를 설립하고 꿈꿔왔던 나의 삶 역시 회사를 통해서 여유롭고 행복한 삶의 기반을 만드는 것이었다. 월급도 오르고 시간적 여유도 조금씩 생겼지만 삶의 여유는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어떻게 살아야 여유를 가지는 삶을 살 수 있을까? 마음의 여유를 가지는 습관 변화 없이 조금씩 나아지는 시간과 돈의 여유는 신기루처럼 잠깐의 여유를 가져다주고 사라졌다. 고민스러운 상황에 문득 ‘질문하지 않는 습관이 마음의 여유를 방해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통찰이 스치듯 지나갔다.


우리나라에 '빨리빨리' 문화도 질문하지 않는 습관이 일부 영향을 끼쳤다. 질문을 하는 사람도 질문을 받는 사람도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경우에도 우리는 질문을 불편해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그러다 보니 질문하지 않고 이뤄진 성급한 결정으로 인한 폐단이 생기고 질문하지 않는 의사소통으로 사람 간에 갈등이 심화되고 불평불만이 늘어나고 상명하복식의 질문 없는 패턴이 자리 잡혀 유연성과 창의성을 저해한다. 또한 불필요한 일들을 하게 되고 자신의 가치관에 반하는 행동들을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점검하지 못해서 자신도 모르게 행하게 되어서 원하지 않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이런 일들이 쌓이고 쌓이다 보니 스트레스를 받고 잘못된 방향으로 삶을 이끌게 되어서 삶의 여유와는 동떨어진 삶을 살게 된다. 삶의 주요한 인물들과 상호 간에 마음을 진솔하게 소통하지 못하는 일은 질문하지 않는 습관에서 기인한다.


마음의 여유는 일상생활 주요 지점마다 나에게 당신에게 우리에게 질문하고 또 질문하여 문제를 잘 해결해 나갈 때 만들어진다.


그래서 나는 추상적이고 실천하기 어려운 여유를 찾을 수 있는 기존의 해결책 말고 직장서 구체적이면서 지금이 순간 즉시 실천할 수 있는 질문하는 습관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그 과정에서 회의방법부터 바꿔보자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매월 1일, 매주 첫날 월요일은 우리 회사 회의하는 날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대부분의 회의 안건들은 해야 할 일이 정해져 있는데 회의가 길어지면 물리적인 정규 근무시간이 줄어서 오히려 생산성이 떨어질 수 있으니 최대한 회의를 짧고 굵게 끝내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그러다 보니 회의할 안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해서 실수를 하거나 직원 간에 서로 다른 생각 때문에 갈등이 야기되기도 한다. 여유를 가지고 차근차근 질문을 중심으로 회의를 하는 것과 업무분장이 되어 있는 상황에서 최대한 짧게 회의를 하는 것 중에 어떤 방법이 여유를 가져다주는 성공적인 회의 방법일까? 궁금해졌다.


질문은 그 내용을 이해하고 사고해야 하며 학습하는 과정에서 생기게 된다. 또한 나와 상대방에 대한 관심이 없으면 할 수가 없다. 이러한 회사 안에서의 질문은 창의성을 높이고 설득력을 높이며 업무에 대한 의지력을 향상하는 효과가 있다. 의도적으로 회의에서 질문을 많이 하게 되면 좀 더 나은 선택과 효과적인 해결책들이 나오게 되고 이러한 결과로 여유로움이라는 결과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아마도 성과를 높이는 좋은 질문들 이외에 ‘나(회사)에게 이 일이 얼마나 가치로운가?’, ‘내(회사)가 바라는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가?’, ‘이 일이 꼭 필요한가?’, ‘내(회사)가 할 수 있는 일인가?’ 등등 삶의 여유를 수반하기 위한 주요 핵심 질문들이 있다. 올해 4월부터 계획한 대로 회의방법을 바꾸었다.


첫째, 정기적인 회의에서는 직원들이 돌아가면서 진행자를 맡는다.

둘째, 회의 주제 중에 만다라트 질문 기법으로 진행할 내용을 선정해서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결과를 도출한다.

셋째, 회의 중 궁금한 것은 언제라도 질문하는 시간을 가진다.

넷째, 현재 나를 이해하고 마음의 여유를 위해 필요한 핵심 질문을 스스로 해보고 회의에서 소감을 말한다.


가끔 바쁜 일정 탓으로 회의가 빨리 끝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계속 실천하면서 변화가 일어났다. 먼저, 실수가 줄어들었고 상호 간 업무에 대한 이해가 높아져서 공감적 대화가 늘어서 협업능력이 눈에 띄게 향상되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업무 외 시간 근무가 거의 사라졌으며 여름휴가 때 업무공백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업무 시스템이 탄탄해졌다. 이러한 변화로 삶의 여유를 찾을 수 있었고 좋은 질문과 방법들을 지금도 실천 경험 안에서 구체적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성급하게 굴지 않고 사리 판단을 너그럽게 하는 마음의 상태’인 여유를 질문이라는 도구를 활용하여 회사에서부터 마음의 여유를 가져다주는 질문 습관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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