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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원 Nov 29. 2018

공부와 일이 재미있나요?

3-2

 

 ‘재미’라는 단어에 무엇이 떠오르는가?

친구들과 수다, 여행, 놀이, 게임, 연애, 스포츠, 취미활동 등 등


  공부와 일을 '재미'라는 단어와 관련짓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학생들은 공부가 재미없고 게임, TV, 영화, 음악, 친구들과 수다 등을 일반적으로 재미있다고 말한다. 어른들도 일이 재미없고 여가활동, 취미활동 같은 자극적이거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활동을 재미있다고 말한다. ‘정말 일이나 공부는 재미가 없는 걸까?’ 분명 재미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재미없는 것은 절대 아닐 것이다. 일과 공부는 새로운 것을 배우고 문제를 해결하며 새로운 것을 만들거나 자아실현의 주요 통로가 되는 과정이다. 그래서 일과 공부도 재미를 느끼지 못하게 하는 몇 가지 걸림돌만 잘 해결한다면 흥미롭고 재미있는 경험일 될 수 있다.      


  공부나 일을 하는 과정 중에 재미보다는 부정적인 정서를 자주 느끼게 된다면 우리는 보통 공부와 일을 회피하거나 억지로 그것을 하게 된다. 그리고 억세게 운이 따르지 않는다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결과를 받아 든다. 그 마음은 좌절감으로 이어진다. 일상생활에서 공부시간과 일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많은 우리에게는 가혹한 현실이다.       


  재미있는 공부와 일을 경험하기 위해서 우선, 재미가 무엇인지 살펴보자. 재미는 우리가 경험하는 것들에 대한 표현으로 사용되는 단어이다. 예를 들어 열심히 일하든 그렇지 않든 월급을 받는 날에 우리는 즐겁거나 뿌듯한 감정을 느낀다. 그러나 월급을 받았다고 재미있다는 말을 하지는 않는다. 재미를 느끼기 위해서는 그 월급으로 의미 있는 경험을 하고 표현할 때 재미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쾌락과 재미도 구별해볼 수 있는데 무엇인가 정신적 심리적 에너지를 사용한 경우에는 재미있다고 느끼지만 이러한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에는 그냥 즐거운 도파민 분비 수준의 긍정적 정서를 느끼게 되고 이를 쾌락이라고 말한다.      


  재미는 노력과 수고를 들이는 경험의 과정 안에서 자신이 인지적으로 그 경험을 해석하고 정서적으로 느끼는 그런 긍정적인 정서이다. 재미있는 활동은 자신이 살아있다는 확인이며 행복한 마음이 들게 한다. 만약 공부나 일에 재미를 느끼는 사람을 만난다면 우리는 그에게서 행복한 사람,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 활기차고 멋진 사람의 향기를 느끼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대부분 사람들은 '왜 공부나 일이 재미가 없을까?' 그 이유는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수동적인 태도로 그것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재미를 느끼기 위해서는 자기결정감으로 말할 수 있는 자신의 적극적 추구동기가 수반되어야 한다.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라면 공부나 일에 재미를 느끼기 어렵다. 인터넷에 떠도는 세계 유명 IT기업(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MS, 애플, 오라클)을 풍자한 조직도에서는 페이스북 직원이 자기결정감을 가장 많이 느낀다고 추론할 수 있다. 그다음은 애플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페이스북 직원은 정말 일을 하면서 재미를 자주 느끼고 행복감이 높을까? 2015년 4월, <비즈니스 인사이더>와 기업 정보 웹사이트인 <페이스 케일>이 급여, 행복지수 등을 바탕으로 공동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 가운데 1위는 페이스북 직원들이었다.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직원을 선발하고 실제 수평적이고 창의성과 역동성이 넘치는 기업인 페이스북 조직풍토에서 재미는 주요 키워드이다. 그리고 직원들의 자기결정감도 다른 기업에 비해서 높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매일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일을 반복하게 되면 재미를 느끼기 어렵다. 변화의 속성이 재미와 관련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결과를 평가받고 그 결과를 이루기 위해 다양한 압력을 받으면 재미를 느끼기 어렵다. 재미는 경험의 과정 안에서 순간순간 느낄 수 있는 감정이기 때문에 결과만을 평가받는 조직체계에서 재미를 느끼기는 어렵다. 참고 또 참아서 한 달 뒤에 두 달 뒤에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정서적 원리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불성설이라는 점을 이해할 것이다.      


  우리는 감정을 순간순간 느끼고 항상성의 원리에 따라서 금방 평상시 정서 상태로 돌아온다. 재미를 추구하는 우리는 지루함이나 스트레스 상황을 벗어나려고 자극적 재미를 찾아서 잠깐 동안 재미를 느낀다. 반대로 너무 자극적인 상황에서는 평온한 상황을 만들고 여유와 함께 재미를 느낀다. 이러한 주기가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하루에도 여러 번 찾아온다. 그런데 대부분의 시간을 공부나 일에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이 자신이 겪는 공부와 일이 재미와는 동떨어져 있다면 이는 너무나 불행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공부나 일이 재미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자기 자신의 능력에 대한 확신을 가져야 한다. 대부분의 공부나 일은 복잡한 사고 과정을 필요로 한다. 즉,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때 공부나 일의 과정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이때 자신의 능력에 대한 확신(유능감, 자신감)은 능력 자체보다 더욱 훌륭한 역할을 발휘한다. 그리고 스스로 결정하는 습관을 통해 자신에게 적절한 난이도에 도전적인 목표를 스스로 세워야 한다. 이를 통해 도전감과 숙련도가 균형을 이루게 되는 지점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혼자서 문제를 해결하지 말고 함께 소통하면서 공부나 일을 하게 되면 재미가 확장된다. 마지막으로 재미있는 전략과 방략을 활용하여 접근한다면 경험의 과정 안에서 재미라는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게 될 것이다.      


  학생은 자기 자신의 능력에 대한 확신이 학습유능감이다. 학습유능감은 성적에 직접관련이 없는 듯 하지만 실제 간접요인으로 큰 영향을 끼친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공부는 모르는 부분을 끈기를 가지고 알아야 하는 과정이다. 이때 학습유능감이 높은 학생들과 낮은 학생들의 행동의 차이가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 성적의 차이이다. 학습유능감이 높다면 어렵고 모르는 내용을 끝까지 풀려고 할 것이고 학습유능감이 낮은 학생은 회피하게 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학습유능감이 높은 학생은 재미를 느끼게 되고 공부행동에 대한 선 순환이 일어나게 된다. 혹시 우리 자녀의 성적 실마리가 학습유능감은 아닌지 살펴보자. 그리고 어떻게 학습유능감을 높일 수 있을지 우리의 문제로 가져와서 자녀와 함께 해결해보도록 하자.

  

  공부나 일은 머슬로우의 욕구이론에 나타나는 자아실현의 욕구를 해결하는데 필수 불가결한 과정이다. 욕구를 해결하면 긍정적 정서와 행복감을 수반하게 된다. 성취를 통한 행복의 관점이 아니라 성장을 통한 행복의 관점에서 공부나 일을 바라보고 위에서 살펴본 전략을 실천한다면 분명 공부나 일도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이다. 4차산업혁명으로 인공지능이 우리의 일을 대체하는 시기에는 전통적인 공부나 일에 사용되는 시간이 줄어들고 무엇인가 새로운 활동이 그 시간을 채우게 될 것이다. 단순하고 고정적인 직무는 인공지능과 로봇이 대체하는 세상에서는 공부와 일이 재미와 연결되는 직업이 늘어나게 될 것이고 이러한 직업활동이 돈이 되는 새로운 세상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살아가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차지하는 공부와 일에 재미를 느껴서 재미와 친숙한 미래형 인간으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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