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소윗등심구이 중요한 레시피

요리&인생, 완벽할 필요는 없지. 괜찮아 그럼 그렇고말고

by 담연 이주원

재 작년 봄에 나는 한솔 요리학원 주말 기초 요리반을 3개월 동안 다녔다. 요리학원 다닌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와이프는 임신을 했고 14년 만에 가진 귀한 자식을 품은 와이프는 기황후도 부럽지 않은 편안함을 누렸다. 그때부터 주말에는 내가 요리를 담당하게 되었다.


임신 이후 요리를 시키려고 요리학원을 적극 추천했던 와이프의 큰 그림이 나중에 밝혀져서 무서운 여자와 살고 있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요리학원을 다닌 후 자주 음식을 하면서 삶이 조금은 달라졌다. 가장 큰 변화는 버리던 음식이 줄어든 점이다.

3일 전에 위례 스타필드 시티로 장을 보러 갔는데 호주산 윗등심이 100그램당 1,550원이었다. 바로 2킬로그램을 낚아채서 장바구니에 담아 집으로 왔다.


등심은 윗등심, 아랫 등심(꽃등심), 채끝등심으로 나뉘는데 다 같은 등심이 아닌 듯하다. 그 날 저녁 메뉴로 바로 600그램을 구워서 먹어본 결과 고소함은 적고 꽃등심의 맛있는 찔긴 질감을 넘어서는 뭐 그런 맛. 그래도 고소한 참기름의 힘과 강력한 어금니의 힘을 빌리고 마지막 꿀꺽 삼키면 그럭저럭 먹을만했지만 와이프는 질기다고 투정을 부린다.

밀봉된 호주산 윗등심

일단 밀봉해서 냉장고로 들어갔고 주말이 왔다. 아침을 뭘 할까? 고민하며 냉장고 문을 열었더니 호주산 윗등심이 나를 반긴다.


양념갈비로 질김을 부드러움으로 고소함을 달콤 짭짤함으로 탈바꿈시켜서 와이프 식사 준비를 하기로 했다.

양념갈비 소스 만들기
호주산 윗등심 200그램(밥반찬용)
진간장 2스푼
소주 1스푼 (미림 넣어도 되는데 달다 그래서 소주 사용하는데 설탕은 또 많이 넣는다?)
매실 2/3스푼
참기름 2/3스푼
설탕 1스푼+2/3
후추 2번 툭툭
다진 파 대충 한 줌

위에 레시피가 맛있다고 말하지는 않겠다. 다들 각자 입맛이 다를 테니 자기 입맛에 맞춰해 먹으면 된다. 요리를 배우고 나니 한식 양념은 다 거기서 거기라 대충 하면 대충 평균 이상은 맛있다. 그리고 어쩌다 너무너무 맛있다.


배를 갈아서 넣고 싶었지만 와이프 수면시간이라서 어디 있는지 못 찾아서 넘어간다(냉장고 과일 칸 구석에 있었는데 ㅠㅠ). 위 사진에 마늘이 없는 이유는 깜박해서 나중에 넣었기 때문이다. 아래 사진에 마늘이 보인다. 생강은 꽝꽝 얼어 있어서 대충 패스 했다.

양념갈비는 육즙보다 양념

그리고 고기에 칼집을 내었다. 양념갈비는 육즙 따위는 필요 없다. Only 양념 맛이다. 그러니 칼집을 섬세하게 말고 팍팍 내어라. 양념이 잘 스며들고 고기가 더 연해지도록 말이다. 마늘을 깜박해서 다진 마늘 넣기.

맛있게 숙성되는 호주산 윗등심

30분이라는 찰나의 순간이 지나면 맛있는 고기반찬이 완성된다.

아 스멜 좋네 좋아

센 불에 올리브유 휙 두르고 굽자. 앞 뒷면이 노릇노릇 익으면 중불로 놓고 굽고 알맞게 고기를 자르면 된다. 잘라놓고 볶으면 찹스테이크 양념도 스테이크 소스만 조금 첨가하면 된다. 지금처럼 구워놓고 자르면 양념소 윗등심 구이가 된다. 찹스테이크든 양념소윗등심구이든 양념 베이스 요리는 양념 맛이 음식 맛을 좌우한다. 그리고 누구랑 식사를 하는지가 맛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리라.

완성 양념소윗등심

양념이 너무 잘 배였다.

파슬리 솔솔

양념이 너무 잘 배여서 짜다. 밥이랑 같이 먹자. 뭐 밥반찬이니 이 정도면 괜찮네. 무엇보다 와이프가 부드러워졌다고 잘 먹으니 성공이다.


인생도 요리도 완벽한 레시피로
살아갈 필요는 없다.
인생, 대충 살아도 큰 문제는 없다.
한식 양념처럼 인생도 비슷하다.
특별한 게 뭐 있겠냐?
고기반찬이면 고기는 있어야 되듯이
삶을 살아가면서 중요한 것 몇 가지만 있으면 만족할 수 있지 않을까?


완벽한 삶 완벽한 요리보다
누구와 살지 누구와 먹을지가
더 중요한 문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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