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중심 창업교육

5번 창업이 가져다 준 창업의 방향성

by 담연 이주원

나는 대학생 창업캠프나 창업특강을 할 때마다 뭔가 모를 불편함을 느낀다. 아마 그 불편함은 27살부터 시작된 5번의 창업 동안 내 행동과 창업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이 일치되지 못해서 나타나는 그런 부조화로 인한 감정일 것이다. 이런 감정은 현재 창업교육을 새롭게 조망하는 계기가 되었다.


창업교육에서 활용되는 수많은 유명 창업가와 스타트업 기업들을 통해서 우리는 창업 성공이라는 꿈을 꾸게 된다. 그리고 사업계획서 작성이라는 성과품을 위해서 아이디어를 비즈니스화 시키는 단계를 논리적으로 기술하게 된다. 이어지는 창업교육은 예비창업자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구체화시켜주고 자금을 확보해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선배 창업가들을 만나기보다 재무와 창업지원 자금 신청사업계획서 작성을 위한 교육에 매진하게 된다. 많은 창업자들이 아이디어를 구체화, 타당화하고 그 아이디어 안에서 자신을 되돌아보고 준비하는 단계를 충실히 실행하기보단 일단 자본을 모으기 위해 노력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현재 창업교육이 실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 아니다. 3차 산업혁명 이후 급변하는 창업환경에서 고민해보아야 할 창업교육의 정의와 방향성에 대한 의문을 정리해보려 한다.


창업지원의 목표와 방향성은 신규고용 창출과 새로운 기술과 지식형 산업의 육성, 경제 활성화를 위한 견인차 역할이다. 창업자의 목표 또한 다르지 않다. 이익을 얻기 위하여 자본을 이용하여 사업 아이디어에서 설정한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기 위한 조직 또는 시스템을 만들고 실천하는 것을 창업이라고 하고 창업자는 이익을 얻기 위해서 자본을 끌어모으고 돈이 되는 아이디어를 비즈니스 화하기 위해 매진한다. 이 지점에 문제점이 있다. 창업자 자신이 없다. 창업도 사람이 사람에게 유형이나 무형의 상품을 제공하는 사람이 주체가 되는 행위이지만 창업과정에 사람이 없다. 이러한 고민이 부족한 결과로 우리 사회는 자본가와 노동자 그리고 소비자의 끊임없는 갈등과 부정적인 이차적 결과를 양산해낸다. 1년여 전 일어난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4명의 사망도 의사결정의 중심에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일어난 참사이다. 창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그리고 창업을 통해 경제활동을 할 때 사람이 주체가 되지 못하고 돈이 주체가 되어서 경영이 이루어져 나타나는 부정적인 사례는 수 없이 많다.

해방 이후 우리나라가 극적으로 성장한 주요 배경은 사람보다 돈을 목표로 하는 성장주도형 경제개발이라는 점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그 결과 이 만큼 안전하고 먹고사는 문제를 걱정하지는 않는 국가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 3차 산업혁명을 지나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는 대량생산 대량소비를 바탕으로 하는 창업의 목표와 방향성으로는 창업정책이 성공할 수 없다. 창업자는 자본을 이용해 이익을 많이 얻는 것을 목표로 하는 방향성을 변화시켜야 한다. 현재의 창업교육과정에서 자신의 생애 탐색 안에서 창업을 결정하도록 돕는 교육 콘텐츠가 강화되어야 한다. 그리고 창업자의 자아실현과 기업의 미션에서 창업자 자신의 사회에 대한 미션을 명확히 세워서 창업하도록 '기업가정신' 교육과정도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 50대 이후의 생존형 창업의 경우를 제외하고 기회형, 기반형, 전문형 창업의 경우에는 창업정책과 창업교육에서 물질적 이익만이 목표가 아니라 자아실현과 창업자로서의 사명감을 실현하는 목표를 담고 있어야만 한다. 앞으로의 우리는 창업자가 물질적 이익은 작지만 창업자 자신이 사회를 향한 미션을 수행하고 있다면 성공했다고 말하고 존중하고 지원해주는 사회분위기로 변화해야 한다. ‘왜 돈이 안 되는 일을 하죠.’와 같은 편향된 창업자 평가가 달라져서 사람과 사람의 공감을 바탕으로 창업자 자아실현을 목표로 하는 창업자가 많아지도록 창업교육과 평가가 변화하길 기대해본다.


이러한 변화를 위해서는 창업교육에 자신의 생애를 탐색하고 창업을 통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철학적 고민이 필요하다. 이어서 소비자와 사회에 대한 인간 중심적 공감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기업의 평균 수명은 10~12년이고 미국 기업은 15년 정도이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100년이 넘는 기업이 약 2만 2천 개 정도이다. 오랜 기간 기업을 유지하는 핵심에는 소비자와 시장 대한 공감이 자리 잡고 있다. 창업교육은 기업의 기반은 인적자원이며 어떤 상품도 사람이 만들어서 사람에게 제공된다는 점을 인식시켜서 이익을 위해 사람을 볼트나 나사처럼 생각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 글을 쓰면서 27살부터 창업을 한 나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았다. 5번의 창업 그리고 현재도 새로운 창업을 꿈꾸고 있는 나의 삶 속에서 자본을 통한 이익만이 우선이었다면 5번의 창업은 하지 못했을 것이다. 내가 속한 사회 경제적 상황을 창업을 통해서 통제하고 싶고 변화시키고 싶은 욕구를 사회에 표현하려고 했던 자아실현의 궁극적인 목표가 4번의 좌절 안에서 5번의 창업을 만들어 냈다. 사실 그 과정에서 나는 좌절이라고 생각했던 적은 없었다. 그저 나의 삶 속에 성공과 행복을 위해 거쳐야 하는 과정으로 여겼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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