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가 낯설게 느껴질 때

마음에도 주름살이 있을까요?

by 담연 이주원

얼마 전 장모님이 지나가는 말처럼 툭 던지신 말이 한동안 내 귓가에 맴돈다.


이서방 마음은 청춘인데
몸은 늙어서 내가 내가 아닌 것 같아


장모님 말 한마디에 여러 이야기가 묵직하게 내 마음을 친다.


아직 하고 싶은 것들이 많은데 흘러간 야속한 세월

겉모습은 노인이지만 마음은 스쳐가는 바람에 설레던 어느 젊은 시절에 나

쉬히 했던 일들이 어렵게 느껴질 때 내 마음과 몸에 불일치

나이를 먹으면 자연스럽게 성숙한 인간이 될 거라 느꼈지만 그 시절과 별반 다르지 않은 나


40대 중반에 들어선 나도 내가 낯설다.


거울에 비친 수북이 보이는 하얀 머리카락

학창 시절 아빠 흰머리를 뽑으며 하나에 십원을 받던 내가

그 시절 아빠 나이가 되었다.

그 시절 아빠는 바위처럼 묵직한 모습으로 내 기억에 남아있다. 그 시절 아빠 나이에 나는 아빠 모습이 아닌 듯 나를 느낀다.

아마 겉모습과 풍기는 냄새는 그 시절 아빠와 닮았겠지만......

이제 와 그 시절 아빠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겉과는 다른 아빠 마음을......


나는 아직도 인생에 초보자다. 내 나이를 처음 겪다 보니 내 삶을 처음 살다 보니 아직 두렵고 아직 설렌다. 어릴 적에 기대했던 안정된 모습에 내 꿈을 이룬 늠름한 나는 없다. 어릴 적 새롭게 겪는 경험들에 서툴렀던 내가 40대 중반에도 새롭게 겪는 경험들에 똑같은 모습으로 서툰 삶과 마주하고 있다.


새로운 일, 새로운 여행지, 새로운 사람, 새로운 꿈, 새로운 취미, 처음 겪는 사건


새로운 경험 앞에 '내 마음'은 그대로인데
거울 속에 비친 나는 이전과 다른 모습이다.

늘어난 주름살만큼 그들이 나에게 원하는 기대는 이전과 다르다. 더 크고 더 큰 나이에 맞는 '나'를 원한다.

그렇게 마음에도 적당한 삶에 `경험 주름살` 생겨서 그 나이처럼 살아가길 '나'는 원하지만 내 삶을 마주하는 주인공 '현재의 나'는 젊었을 때 부족한 '이전의 나'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나는 마음을 숨기고 `아닌 척쟁이`가 된다. 불안해하지 않으려 하고 설레지 않으려 하고 처음이 아닌 듯 그렇게, 모르면서도 아는 것처럼 그렇게 가식적인 나를 세상에 내놓는다.


아마 죽을 때까지 우리는 불완전한 어린 시절 그 모습일 것이다. 꼭 나이가 성숙을, 나이가 완전함을, 나이가 지혜를, 나이가 어른처럼 그런 모습을 만드는 것은 아닐테니.


낯선 나를 어린 시절 그 마음으로 다독여 본다.


괜찮아! 예전 젊은 시절 콩닥거리며 맞이했던
그 날처럼 오늘은 너에게 처음 겪는 첫날이잖니 처음처럼
조금 어설퍼도 괜찮아 꿈이 있다면......

아마도 넌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멋지고
젊은 모습을 가진 매력적인 사람일 거야!
어깨를 펴고 처음처럼 내일을 맞이하자.


매미는 유충으로 7년 정도 땅속에서 생활하다 성충으로 2주~4주 바깥세상을 살다 생을 마감한다.

하루살이는 더 안타깝다. 유충으로 1개월~3년 동안 생활하다 성충으로 1~2일 살다 생을 마감한다.


그래도 우리는 오랫동안 지구에 남아서 살아가니 한 번에 삶이지만 하루하루를 하루살이나 매미처럼 열정적으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살아간다면 여러 삶을 살아볼 수 있을 것이다.


조금 어설프고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내일이 있으니......

몸과 마음에 시간이 다르게 흘러도 괜찮아 내일이 있으니......


내일이 있으니......

그리고

꿈이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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