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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NP Mar 08. 2018

연분홍 벚꽃 그늘 짙게 드리운 창원의 봄

진해군항제

4월의 창원을 대표하는 단어는 단연 ‘벚꽃’이다. 여좌천이나 경화역 같은 벚꽃명소를 들먹이지 않아도 눈길 머무는 곳, 발길 닿는 곳 어디든 벚꽃 천지다. 창원, 그 중에서도 벚꽃 피는 4월이면 여행자의 마음을 달뜨게 만드는 군항의 도시 진해로 간다. 


흐드러진 벚꽃 향에 취해 즐기는 창원


유리처럼 투명한 저수지. 그 위로 점점이 흩어지는 벚꽃 잎. 진해 내수면환경생태공원은 창원의 벚꽃 명소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곳이다. 2008년에 조성된 내수면환경생태공원은 2009년 진해 군항제를 앞두고 산책로와 체험학습장을 갖추며 명실상부한 체험 생태공원으로 거듭났다. 



이 봄, 내수면환경생태공원의 주인공은 단연 벚나무다, 아니 벚나무가 틔운 벚꽃이다. 저수지를 따라 흐드러지게 핀 연분홍 벚꽃은 말 그대로 한 폭의 그림이다. 사진작가들이 꼽은 국내 아름다운 사진 명소다운 모습이다. 내수면환경생태공원에는 벚나무 외에도 꽃창포, 비비추 등 습지식물과 4000여 종의 수목이 식재돼 가을이면 벚꽃만큼 화려한 단풍을 만날 수 있다. 내수면환경생태공원을 돌아본 뒤에는 참붕어와 철갑상어 등 민물고기를 전시한 내수면양식연구센터 내 민물고기생태학습관도 놓치지 말자.  


MBC 드라마 <로망스>의 촬영지로 이름을 알린 여좌천은 경화역과 함께 창원을 대표하는 벚꽃 명소이다. 여좌천의 ‘로망스 다리’는 드라마 속 두 주인공이 처음 만난 곳으로, 관광객들에게 여전히 인기가 많은 장소다. 여좌천은 진해 내수면환경생태공원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어, 진해 내수면환경생태공원을 둘러본 참이라면 정문과 맞닿은 여좌천 11교를 시작점 삼아 움직이는 게 좋다. 



여좌천의 아름다움은 4월초 만개하는 벚꽃과 함께 시작된다. 여좌천 양옆 6000여 그루의 왕벚나무들이 벚꽃을 틔우면 1.5km에 이르는 벚꽃터널이 완성된다. 2015년 미국 CNN 방송은 ‘한국의 꼭 가봐야 할 50곳’ 가운데 하나로 여좌천을 꼽기도 했다. 매혹적인 경관 조명이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야경도 여좌천의 아름다움에서 빼놓을 수 없다. 



창원 벚꽃 명소 가운데 여좌천과 쌍벽을 이루는 곳이 경화역이다. 2006년 여객업무를 중단한 경화역은 성주사역과 진해역 사이에 위치했다. 경화역에서 폐선된 진해선을 따라 세화여고에 이르는 800m 구간을 경화역 벚꽃길이라 부른다. 경화역 벚꽃터널의 아름다움은 드라마 [봄의 왈츠]와 영화 [소년, 천국에 가다]의 한 장면으로 남았다. 



경화역 벚꽃길을 호젓하게 즐기고 싶다면 조금 이른 시간에 찾는 게 좋다. 사람 없는 철길을 천천히 걷는 기분도 좋지만, 무엇보다 아침 햇살에 노랗게 물든 벚꽃터널이 무척 아름답다. 경화역 벚꽃길 중간 지점인 중앙고등학교 앞에서 진해대로를 건너면 창원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시장, 경화시장을 만날 수 있다. 장이 서는 매월 3·8일에는 중앙고삼거리에서 충장로까지 600m 남짓 장터가 이어진다. 


벚꽃 향 가득한 군항마을 역사길과 해군사관학교


군항마을 역사길은 창원시 진해구에 남아있는 근대문화유적을 돌아보는 길이다. 그 중심은 중원로터리. 고깔모양 지붕이 인상적인 수양회관, 러시아식 건축물인 진해우체국 그리고 6·25 전쟁 당시 중공군 포로출신 장철현 씨가 중화 음식점으로 운영했던 원해루 등이 모두 이곳에 모여있다. 



뾰족지붕집이라고도 불리는 수양회관과 영화 [장군의 아들] 촬영지였던 원해루는 여전히 한식당과 중화 음식점으로 성업 중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세운 이순신 장군 동상과 김구 선생의 친필 시비는 북원로터리와 남원로터리에서 각각 만날 수 있다. 구)일본해군병원장관사로 지은 선학곰탕과 커피 한잔하며 클래식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문화공간 흑백, 6채의 일본식 가옥이 나란히 자리한 장옥도 함께 찾아보면 좋다. 근대문화유적에 대한 내용을 살펴볼 수 있는 군항마을 역사관은 문화공간 흑백 옆에 자리했다.



중원로터리 잔디광장에서 북쪽에 위치한 진해역을 바라고 서면, 우측으로 보이는 야트막한 산이 부엉산이라고도 불리는 제황산(90m)이다. 산정에 당당히 선 거대한 탑은 진해탑이다. 1967년, 러일전쟁 승전기념탑이 있던 자리에 군함의 마스트를 본떠 세운 7층탑이다. 진해탑 1~2층은 진해에서 발굴한 각종 유물을 전시한 창원시립진해박물관으로 운영 중이다.



진해탑이 있는 제황산 정상까지는 도보나 모노레일을 이용해 오를 수 있다. 오전 9시부터 2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모노레일은 4분 만에 상부역사에 닿는다. 도보 이용자는 모노레일 매표소 옆 365계단이나 중앙시장 주차장 뒤편 계단을 통해 오르면 된다.



군항의 도시 창원에는 해군에 관련한 시설이 많다. 그 가운데 벚꽃 예쁘기로 이름 난 곳이 해군사관학교다. 해군사관학교 정문을 지나면 이내 널찍한 진입로 양옆으로 도열하듯 늘어선 벚나무가 반긴다. 일반인 출입이 제한되는 공간이다 보니 도심에서 보던 벚꽃과는 달리 신선한 느낌을 준다. 해군사관학교는 군항제 기간을 제외한 평상시에는 하루에 세 번(10:00 13:00 15:00), 일반인 견학을 허락한다. 



해군사관학교에서 벚꽃이 가장 예쁜 곳은 해사반도다. 해사반도는 박물관 옆 해안을 따라 바다 쪽으로 삐죽 튀어나온 방파제를 가리는 것으로 소나무와 벚나무가 어우러진 예쁜 산책로가 있다. 이곳에서는 바다와 어우러진 벚꽃, 벚꽃과 어우러진 해군사관학교 본관을 모두 감상할 수 있다. 해사반도 끝에 우뚝 선 대한민국 최초의 전투함 백두산함의 마스트도 멋스럽다. 



해군사관학교에서 고절산(188m)을 돌아나오면 진해루가 있는 진해해변공원에 닿는다. 진해루는 전면 5칸에 멋스러운 팔작지붕을 얹은 높이 15m의 거대한 누각이다. 진해루 옆에는 거북선 모양을 한 어린이 놀이터와 카페 등 편의시설도 잘 갖추고 있다. 


진해루는 진해만 일대를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다. 짧은 계단을 올라 누각에 서는 것만으로도 진해거제카페리 여객터미널에서 소죽도 공원까지 진해만 일대가 한눈에 담긴다. 누각의 기둥과 기둥 사이로 보이는 진해만의 풍경이 마치 벽면에 걸린 액자 속 그림처럼 아름답다. 진해루가 위치한 진해해변공원에서는 다양한 수상레포츠도 즐길 수 있다. 진해루 우측에 요트 전용 선착장이 있고, 펀보트와 수상자전거, 카약 등 일반인을 위한 체험공간도 마련됐다. 어린이를 위한 전용 풀을 갖춰 온가족이 함께하기에 좋다.


<여행정보> 
진해군항제 2018 
기간 : 2018.04.01.~2018.04.10. 
위치 : 경상남도 창원시 진해구 중원로터리 일원 
문의 : 군항제축제위원회 055-225-4086 / http://gunhang.changwon.go.kr


1. 주변 맛집 
원해루 : 중화요리, 창원시 진해구 중원서로 52, 055)546-9797 
선학곰탕 : 곰탐, 창원시 진해구 중원로32번길 22, 055)543-6969 
이코이샤브샤브 : 한우샤브샤브, 창원시 진해구 충장로657번길 40, 055)542-7010 
진상 : 해초비빔밥, 창원시 진해구 충장로468번길 8, 055)547-1678
2. 숙박
호텔38.5도씨 : 창원시 진해구 충장로82번길 15, 055)552-0385  
비즈관광호텔 : 창원시 진해구 진해대로 2116, 055)547-0016 
젠비즈니스호텔 : 창원시 진해구 용원서로 32-1, 055)552-60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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