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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NP May 03. 2021

힘들었던 당신, 꽃길만 걷게 해줄게요. 태백 금대봉

금대봉 천상의 화원

태백의 금대봉(해발 1418m) 대덕산(해발 1307m) 일대는 천상의 화원으로 불린다. 봄부터 가을까지 피고 지는 아름다운 우리 들꽃을 만날  있기 때문이다. 눈처럼 하얀 홀아비바람꽃은 나무 그늘 아래 다소곳이 자리했고,  능선에는 노란 피나물이 군락을 이뤘다. 바람에 하늘거리는 보랏빛 얼레지의 고운 자태도 매력적이다. 걷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 꽃길만 걷는다는  아마 이런 기분이 아닐까.



‘천상의 화원’이라 불리는 금대봉 탐방로는 태백과 정선이 경계를 이루는 두문동재탐방지원센터와 검룡소 앞 세심탐방지원센터를 꼭짓점으로 한다. 두 곳 모두에서 탐방을 시작할 수 있지만, 두문동재탐방지원센터에서 출발하는 코스가 내리막이라 조금 더 수월하다. 대부분의 탐방객이 두문동재탐방지원센터를 출발점 삼아 탐방에 나서는 이유다. 두문동재탐방지원센터에서 분주령과 세심탐방지원센터를 거쳐 검룡소주차장에 이르는 탐방로는 6.7km, 대덕산 코스를 추가하면 2.6km 정도 늘어난다. 전체 탐방구간을 모두 걸어도 4시간 남짓이면 충분하다. 두문동재탐방지원센터~세심탐방지원센터를 잇는 금대봉 탐방로는 매년 4월 셋째주 금요일부터 9월30일까지 개방하며, 인터넷 예약을 통해 하루 300명까지만 입장을 허용한다. 탐방기간 중 출입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대형버스는 주차공간이 여유로운 세심탐방지원센터 쪽 검룡소 주차장을 이용하는 게 좋다.


얼레지에 내려앉은 예쁜 나비
눈송이 처럼 작고 하얀  홀아비바람꽃


두문동재탐방지원센터에서 완만하게 오르는 임도를 지나 숲길로 들어서면 길섶 여기저기서 앙증맞은 들꽃이 하나둘 고개를 내민다. 보랏빛 고운 얼레지와 길쭉한 꽃대 위에 노란 꽃이 주렁주렁 달린 산괴불주머니처럼 상대적으로 덩치가 큰 들꽃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햇살을 등진 얼레지는 보라색 베일을 뒤집어 쓴 여인처럼 신비롭다. 키 큰 들꽃만을 듬성듬성 좇던 시선이 숲개별꽃이나 홀아비바람꽃처럼 작은 들꽃으로 옮아가는 데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자꾸 멀리 그리고 넓게 보려는 두 눈을 가까운 곳으로 끌어와 좁은 공간에 가둬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눈의 초점을 발아래, 가까운 곳으로 옮기면 어둠에 익숙해지듯 풀 속에서, 나무 아래에서 어른 새끼손톱 보다 작은 들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아직 꽃이 채 피지 않아 꽃인지 풀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괭이눈과 할미꽃처럼 허리가 구부정한 홀아비꽃대도 그제야 눈에 들어온다. 이들 들꽃과 눈 맞춤하려면 무릎을 꿇는 것도 모자라 허리까지 잔뜩 구부려야 하지만, 그 정도 수고는 새로운 들꽃을 찾아내는 재미에 비할 바가 아니다. 구슬붕이에 날아든 작은 벌이나 얼레지에 내려앉은 호랑나비 같은 귀한 친구를 만나는 재미도 쏠쏠하다.


구슬붕이 / 숲개벌꽃
산딸기꽃 / 산괴불주머니
솜나물
고사리


숨바꼭질 하듯 길섶에 숨은 들꽃을 하나하나 찾아가며 걸음을 옮기다 보면 어느새 탁 트인 전망과 마주하게 되는데, 나무계단이 설치된 이곳부터가 금대봉 탐방로의 하이라이트다. 나무계단을 한 단 한 단 내려서는 동안 지금까지 각개 전투하듯 한두 송이씩 얼굴을 비추던 얼레지, 홀아비바람꽃, 갈퀴현호색 같은 들꽃들이 가족인양 옹기종기 무리지어 탐방객을 맞는다. 초록 풀밭 위에 노랑, 파랑, 하양, 보라 등 각양각색으로 한껏 멋을 부린 들꽃들이 한데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한다. 공룡이 살던 백악기에나 있었을 법은 거대한 고사리마저 예뻐 보이는 건 자연이라는 공간이 빚어낸 조화의 힘 때문이 아닐까 싶다.



피나물 군락은 나무계단이 끝나고 가볍게 걷는 평지 구간에서 만난다. 다채로운 들꽃이 연출한 화려한 색 잔치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마주한 피나물 군락은 탐방객의 두 눈을 다시 한번 사로잡는다.


피나물


피나물 군락을 지나 낮은 언덕을 넘으면 대덕산과 세심탐방지원센터로 길이 갈리는 분주령이다. 이곳에서 왼쪽 언덕은 대덕산, 오른쪽 내리막은 세심탐방지원센터를 지나 검룡소 주차장으로 가는 길이다. 분주령에서 검룡소 주차장까지는 완만한 내리막길의 연속이다.



금대봉 탐방로는 편도 탐방로다. 때문에 자가 운전자는 분주령에서 길을 되짚거나, 검룡소 주차장에서 콜택시를 이용해 두문동재탐방지원센터로 돌아가야 한다. 태백시에서는 택시 이용자의 편의를 위해 정선군을 경유하는 일부 구간에 대한 할증료 외에는 미터기 요금을 적용해 운행하도록 하고 있다. 검룡소 주차장에서 두문동재탐방지원센터까지 택시요금은 3만7000원 정도. 콜택시 연락처를 확인하지 못했다면 두문동재·세심탐방지원센터에 문의하면 된다.




여행정보

<당일 여행 코스>

금대봉 탐방로→검룡소→용연동굴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금대봉 탐방로→검룡소→용연동굴

둘째 날 / 황지연못→구와마을→매봉삼바람의언덕


관련 웹 사이트 주소

국립공원공단 예약통합시스템

https://reservation.knps.or.kr/information/trailInfo.action?trailCd=9 


문의전화   

태백산국립공원사무소 033-550-0000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태백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21회(06:00~22:30) 운행, 약 3시간 30분 소요.

태백시외버스터미널에서 택시로 두문동재탐방지원센터까지 이동.

* 문의 :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태백시외버스터미널 033-1588-0585


자가운전 정보

중앙고속도로 제천IC→북부로 단양·영월 방면으로 7.2km→북부로 지하차도 진입 후 59.7km 이동→강원남로 사북·태백 방면으로 직진 후 19.9km 이동→금대봉길 함백산 방면으로 우측도로 3km 이동→두문동재탐방지원센터


숙박 정보

태백산 한옥펜션 : 태백시 소롯골길 / 033-552-2364

알프스모텔 : 태백시 서황지로 / 033-552-2620  

페스텔모텔 : 태백시 서황지로 / 033-553-1881


식당 정보

태백닭갈비 : 닭갈비, 태백시 중앙남1길, 033-553-8119

태백한우골 : 한우, 태백시 대학길, 033-554-4599

시장실비식당 : 한우, 태백시 시장북길, 033-552-4893


주변 볼거리

태백고원자연휴양림, 철암탄광역사촌, 365세이프타운, 태백석탄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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