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밍사산 & 웨야취안
바람에 흐느끼는 모래산의 울음소리를 듣고 싶었다. 바람이 연주하는 모래산의 음악소리를 듣고 싶었다. 그 울음이, 그 노래가 얼마나 애처롭고 애틋했으면 풀 한포기 나무 한 그루 자라지 않는 이 황량한 모래언덕을 밍사산(鸣沙山)이라 불렀을까. 바람에 흐느끼는 모래산의 울음소리가 듣고 싶다. 바람이 연주하는 모래산의 음악소리가 듣고 싶다.
초승달을 닮은 웨야취안(月牙泉) 위로 둥근 달이 솟았다. 수 천 년 동안 단 한 번도 마른 적 없는 신비의 샘. 그 옛날, 타클라마칸 사막을 목전에 둔 구법승들과 이제 막 그 죽음의 땅을 건너온 대상들에게 생명수가 되어 주던 곳. 노을이 드리운 웨야취안이 붉은 핏빛으로 물들어간다.
낙타들은 이제 등짐 대신 관광객을 태우고 사막 위를 걷는다. 관광지가 되어버린 사막에서 낙타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그것밖에 없다. 사막에서 태어나 쳇바퀴 돌 듯 사막을 떠돌다 한 줌 모래 되어 다시 사막으로 돌아가는 것. 그게 낙타의 삶이고 숙명인가 보다.